세상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기술,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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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 뉴스에 관심이 뜨겁다. 이전에 관심 없었던 2~30대까지도 매일 뉴스를 찾아볼 정도이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들이 착한 사람이며 행복한 사람” 이라는 옛어르신들의 말씀이 십분 이해가 가지만 사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과거 조선시대에도 거래나 소송에는 문서를 작성했고, 문서의 양식이 상당히 복잡했다. 나라에서는 소송 당사자가 관사 주변에서 대리 소송하는 일까지 허용했다고 하니 이미 변호사가 그 때부터 일하지 않았나 싶다. 최근 이슈가 되는 단어, ‘염치(廉恥)’. 염치를 아는 사람이 되고 자신의 허물에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세상이다. 그래서 사회에서 청렴과 도덕성, 윤리의식이 빛나야 하는 자리에서 일하는 전문직의 이야기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손무식 세무사는 지역방송 한 라디오 인터뷰를 이후 미디어노출을 미루고 조용하게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라디오방송에서는 세법의 내용에 대한 Q&A형식의 인터뷰였다.

세무법인 에이앤티(A&T)는 지난 2011년에 7명으로 시작했다. 양정을 본점으로 하고 부산과 김해, 양산까지 사무실을 두고 있는 회사이다. 당시를 회상하며 손무식 세무사는 “세무회계가 앞으로 대부분 법인화로 변화하는 추세를 읽고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전에 근무했던 사무실에서 개인사업자가 법인으로 전환되었을 뿐 크게 바뀐 내용은 없어요”라고 이야기한다. 세무법인 에이앤티 손무식 세무사가 관리하는 업체는 70~80여 업체로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다. 양보다는 질. 오롯이 자신의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업무에 무게감을 둔다.
‘돈을 무서워 하라!’ 평생 공무원 봉직하신 아버지의 지침이며 이것은 세무공무원 생활을 오래한 사람의 제1 지침이기도 하다. 고객사가 적다 보니 회사 내 직원 수나 개개인의 신상까지 훤하게 아는 경우가 허다하다.
“직접 가서 만나고 해야 제대로 관리가 되겠지만, 매일 한 업체씩 돈다고 해도 2~3달에 한 번 정도 가는 꼴입니다. 쉽지가 않은 일이죠. 물론 지역적으로 수도권은 대부분 많은 고객사를 관리하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여기 지방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와서 묻지는 않아요. 학연, 지연, 혈연 인맥의 고리 안에서 움직이죠.”
손무식 세무사는 세무사 일이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이가 적고 많고의 차이도 있지만 구멍가게 사장님부터 중견기업 회장님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도 상대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편하게 상대할 수 있는 언변과 경험이 필요하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전문직일지라도 세무사가 자주 회사에 들러 상담해
주기를 원한다.
“최근 세무고시를 치르고 23살의 어린 나이에도 세무사가 되기도 합니다. 나이 50줄이 넘어서면 60~70대와 편하게 말할 수 있지만 20대 청년시절에는 50대라도 말을 섞기가 쉽지 않아요. 전문적인 지식전달만 한다면 알파고 같은 로봇세무사의 일과 다를게 없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도사는 바로 손 안에 쥐고 있는 핸드폰이니깐요. 그래서 전문직들은 현장에서 경험이 중요한 것입니다.”

 

평생 이어온 일, 자연스레 세무사무소로 개소
손무식 세무사가 세무공무원을 마치고 사무실을 연 것은 지난 2000년 4월 1일이다. 세무서에서 자연스럽게 나와 개소를 이루다 보니 고객이 이어졌다. 안정화까지는 약 3년의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자신만의 노력을 경주했다. 돈이 많건 적건 상관없이 하나의 ‘업무’로 보고 전문적으로 챙겼으며 하나 소홀함이 없었다. 그래서, 손 세무사 사무실에는 ‘수수료에 상관 없이 하나하나 챙기는 세무사’로 입소문을 탔고 지인들의 소개로 한 명씩 찾았다.
손무식 세무사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인물이다. 역사와 고서에 관심이 높으며 특히 다산 정약용 선생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 두고 알고 챙겨보고 있다. 그의 집무실 한편 책꽂이에는 빽빽하게 정약용 선생의 전집이 꽂혀 있다. 손 세무사는 매달 적어도 2~3권의 책은 짬을 내어 읽으며, 대부분 역사서가 많다.
“예전 연좌제1(連坐制)처럼 오늘날 세법도 억울한 면이 생길 수 있어요. 하지만 개별적 상황을 그렇게 억울하다고 용납하면 법이 바로 설 수가 없죠. 그래서 세무사로서 인간적인 고민을 할 때도 있습니다. 법리적 괴리감이기도 하죠.”
 

아버지도 인정한 남다른 머리

손무식 세무사는 밀양의 한 철도공무원 집안에서 3남 2녀 중 3째로 태어났다. 남다르게 강직했던 아버지는 항상 공무원의 제1신조가 ‘돈을 조심해라’이며 청렴과 염치를 아셨던 분이셨다. 1967년 부산으로 이사와 양정에서 터전을 잡았다. 뻔한 공무원 박봉에 5남매가 살기에 풍족한 생활은 아니었다. 하지만 초, 중, 고 모두 부산에서 보내며 자신만의 꿈을 찾아 공무원 준비를 해 나갔다. 하루는 아버지가 어린 손 세무사를 앉혀 놓고 물었다. 지금 되돌아보니 수열에 대한 질문이었다. 조금 고민하다가 정답을 말하니 아버지가 ‘뿌듯한 눈빛’으로 손 세무사를 바라봤다. 그때부터 손 세무사는 자신이 수학머리는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가졌다.
남다르게 명석한 머리를 가졌던 손무식 세무사는 세무공무원을 준비하고 1978년 합격했다. 승진도 빨라 18년차인 1992년에 6급까지 승진했다. 마산과 창원을 거쳐 부산으로 왔으며, 중간에도 관련 공부는 게을리 하지 않았다.
“창원에 있을 때에도 부산까지 오가며 양정의 학원에 다녔습니다. 가장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을 때는 민원실장으로 있으며 공부했을 때였어요. 세법에 대한 공부는 조금씩 바뀐다고 해도 뼈대는 그대로이니 큰 변화가 아닌 이상 대부분 비슷해요.”
2000년이 다가오자 명퇴라는 인생의 결정을 재촉했다. 결국 2000년 3월 3일부로 북부산 세무서에서 1계장으로 명예퇴직을 했는데 당시 삼형제 모두 퇴직했던 해라 더욱 기억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손무식 세무사에게 ‘세무사가 가장 필요로 하는 덕목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했다.
“세무사 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면서 많이 필요한 부분이 ‘협상(negotiation)의 기술’이라 봅니다. 분쟁이 발생했을 때 무력이 아닌 대화로 해결하는 방법이며 넓게 생각하면 외교의 큰 기술이지만, 저희 일과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우리나라처럼 협상전문가가 필요한 나라가 있을까 싶어요. 그만큼 협상에 대한 부분은 역사에도 그 중요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시안사건이나 제갈량의 ‘등지파견’ 이야기가 이런 대표적인 예입니다.”
평생 세무공무원을 거쳐 세무관련업에서 맡은바 소임을 다하는 손무식 세무사는 ‘자신이 도울 수 있을 때돕자.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라는생각으로 자신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선하게 인생을 살고자 하는 몇 안 되는 사람이다. 평생 이어온 세무 공무원의 윤리의식과 어려운 시절 보내며 얻은 값진 경험이 만들어낸 결정체로 세무법인 에이앤티의 오늘을 빛내고 있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찾기 힘든 ‘염치(廉恥)를 찾고자는 한 사람이다.

손무식 세무사가 전하는 삶의 자세
손무식 세무사는 삶에서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갖는 일이라 했다.취미야 말로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에너지이며, 나와 생활방식이 다른 타인과 같이 어울리며 생활하는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돕고 업무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손 세무사는 한동안 테니스에 매진하다가 건강상 문제로 그만두고, 바둑과 당구 그리고 통기타를 취미생활로 다루면서 여가생활을 즐긴다. 어느듯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지도 10여년 세월이 흘렀고 옛노래를 기타 반주하며 부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즐거워진다. 스스로 정화되는 느낌을 즐기며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Profile | 세무법인 에이앤티 손무식 세무사
1955 경남 밀양 生
1974 세무공무원 합격
1975 부산 영남상업고등학교 졸
1998 세무사자격시험 합격
2000 세무공무원 명예퇴직,
세무사사무실 개업(해동 세무회계 사무소)
2011 세무법인 에이앤티로 전환
前 부산지방세무사회 업무정학조사위원
부산세무사 고시회 부회장
부산 사상구 구세 과세전적부심사위원회 심사위원

부산지방세무사회 이사
現 부산 남구 마을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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