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는 그 시대의 삶이 녹아있는 문화유산"

‘시대’를 수집하는 박용권 동국화폐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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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수집은 역사가 2000년에 이를 만큼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취미 중 하나다.
중세시대 유럽에서는 희귀한 화폐를 얼마나 많이 소장하고 있는지가 그 사람의 교양과 부(富)의 척도로 여겨질 만큼 ‘귀족의 취미’로 통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화폐는 그 시대의 삶이 녹아있는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동국화폐연구소 박용권 소장은 40년동안 60개국에서 수집한 고대화폐, 북한화폐 비롯한 세계화폐 등을 전시, 체험하게 하는 등 화폐 전도사의 역할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시대를 수집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영권 소장, 열정으로 ‘시대’를 수집하다
그가 화폐를 모으게 된 계기는 다른 이와 달리 조금 특별하다.
어린시절 이불 넘어로 본 토요명화에서 동전앨범을 아들에게 물려주는 아버지를 보고,
‘나도 화폐수집을 해서 아들에게 물려주어야겠다.’
결심한 후 작은 종이에 그 시대가 담는 화폐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화폐를 모으기 시작해 40여년을 이어왔다.

그의 화폐에 대한 열정은 실로 대단하다.
중고등 학교 시절 생필품을 사서 오지를 돌아다니며 옛 화폐와 교환하기도 하였으며,
출처를 알기 위해 옛 역사책을 뒤적이면서 연대를 확인하고, 그 화폐의 가치를 설명하기위해 역사공부도 쉬지 않고 하게 되었다.
그가 이렇게  지금껏 수집한 화폐는 무려 4천여 점.
전시만해도 서울과 광주 등에서 무려 140여 차례 진행했다.

그가 전시를 시작하게 된 것은 오로지 화폐에 대한 사랑이었다.
애지중지하는 화폐를 설명과 함께 액자에 보관하게 되었고, 이를 본 지인의 권유로 작게 시작했던 전시와 작품이 이제는 한곳에 둘 수 없는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
40여년 간 모은 4000여점의 작품들 중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바로 ‘계원통보 거푸집’이다. 우리나라에 얼마나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그 가치를 메길 수 조차 없는 물건이다.

추억이 모이는 ‘전시회’
국립 광주박물관에서, 국립 아시아 문화재단을 끝내고 서울시청, 박물관 설치 하는 등 140여 곳 이상 전시를 하면서 화폐에 대한 추억과 애정이 본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터뷰 중 여러 전시회를 추억하며 군자개역 전시회때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전시회가 끝나갈 무렵 백발의 노인이 오셔 다짜고짜 ‘조선은행 1원권을 팔라’고 호통을 쳤다고 한다.
너무도 당황스러워 절대 안된다고 했지만 막무가내로 화를 내던 노인의 눈가가 촉촉해 지는 것을 보고 마음이 박용권 소장은 마음이 흔들렸다.
 
“조선은행 1원권을 내게 팔아달라. 돈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내게 팔아달라.”
그 이야기에 사연을 들어보니

젊은 시절...시골이 싫어 집에 돈을 훔쳐 가출한 후 서울에서 사업에 성공하였지만 부모님의 임종도 보지못한 불효한 자식으로 마음의 짐이 있어 이 화폐를 보니 그때 생각이 들어 부모님을 생각하며 평생 지니고 싶다며...

박용권 소장은 그러한 일을 겪은 후 이 전시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여러 사람의 추억이 모이는 전시회라는 것을...

그대 이후 자신의 추억을 이제는 체험프로그램으로 ‘화폐탁본’찍기, ‘엽전만지기’ 등으로 학생들은 동전 하나의 소중함과 함께 화폐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접해 보는 자리가 되고 있다.
‘화폐탁본’찍기의 경우 10일에 1000장씩 종이가 소모되는 등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렇게 전국을 누비며 ‘화폐전시회’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화폐로 추억을 쌓고 하나가 되게 하고 있다.

그는 역사를 궁금해하는 사람, 시대를 궁금해하는 사람
그 누구라도, 국내가 되었든 해외가 되었든 불러준다면 달려가서 그의 마음을 전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박 소장은 "너무나 흔하고 가치 없다고 여겨져 어느 날 내 주머니에서 흔적 없이 사라져도 아랑곳 하지 않았던 작은 동전 하나의 소중함을 배우는 의미 있는 전시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국을 돌며 화폐전도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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