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라보는 합리적이고 조화로운 학자의 시각, 한국중견기업학회장 서울대 경영대학원 공기업고급경영자과정 이동기 주임교수

“참된 경영이란 둘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가 아닌 둘 다를 어떻게 잘 할 것인가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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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전략/글로벌경영 교수이자 공기업고급경영자과정 주임교수 이동기 교수를 만났다. 서울대 경영대 및 동 대학원 졸업 후 뉴욕대 경영대학원에서 국제경영전략 박사과정을 취득한 이 교수는 국제경영과 관련하여 누구보다도 전체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시대의 흐름을 읽고, 또 현장 한 가운데서 중역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중견기업학회 회장, 국무총리 산하 이사회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직”
 금번 서울대 측에서 새로 ‘공기업고급경영자’ 과정을 주요하게 부탁받은 이동기 교수는 ‘한국중견기업학회’ 회장직도 연임하게 되면서 더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국무총리 산하 각 국책연구기관 관리 기구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회의 이사직도 현재 담당하고 있다. 이 교수가 현재 중심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견기업학회와 관련한 얘기를 우선 부탁했다. 2013년 중견기업법이 통과되기 전, 다른 여러 기준이 있었지만 우선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분을 매출액 천억 원으로 기준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많은 대기업 환경이다 보니 규모가 큰 중소기업의 경우 계열사를 분리하는 등의 편법이 적지 않았다. 대기업으로의 성장이 자꾸만 저해되는 시장 현실과, 일명 ‘피터팬 신드롬’이라 하여 중소기업의 성장회피 현상이 반복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소기업이 바로 대기업으로 올라서는데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과 충격을 완화해 보고자 한 고민과 노력의 일환이 ‘중견기업연합회’의 출발이었다. 그러니까 중견기업이란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의 일종의 다리역할인 셈이다. 바로 여기서부터 학회의 필요성을 느껴 중견기업학회가 처음 시작된 것이다.
 이미 여러 학회와 연구원 등이 산재해 있던 중소기업 상황에 비해, 중견기업학회는 2010년을 처음으로 그 이듬해야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 때는 아직 중견기업법이 제정되기도 전이었다. 정식으로 법 계정이 되면서부터는 중견기업과 관련한 연구의 필요성이 늘어나면서 관련 활동들도 많아졌다. 현재 한국중견기업학회는 1년에 2회 정도 정기학술모임을 개최하고 있고, 순수 학술모임의 성격도 있지만 여러 정부 시책과 제도 개선과 관련된 실질적인 활동들도 많다. 더불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회를 월 평균 2~3정도 갖고 있다. 경제인문사회 관련 분야만 따져도 24개 정부기관이니, 하나 하나 예산을 짜고 일정을 계획하는 등 관리만 해도 바쁘다.

“시대의 굵직한 흐름을 읽는 경영학자의 남다른 혜안”
 국제경영전략에 해박한 그이기에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와 관련해 그의 견해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탈퇴 자체의 문제를 따지기에 앞서, 현 시대 세계경제의 산물인 저성장세가 지속되는 환경을 먼저 돌이켜 보아야 합니다. 현재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가장 큰 이슈는 양극화와 저성장입니다. 양극화야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지만, 이것이 저성장과 결합이 되어버리면 문제는 달라지게 됩니다. 고성장 시대 때는 크게 갈등이슈로 번지지 않았던 부분들이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첨예하게 대립되는 이해관계로 변하는 것입니다. 예전에야 경제성장이 더딘 나라의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일종의 좌파 포퓰리즘이 유행했지만, 지금은 영국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우파 파퓰리즘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경제불황으로 자국 중심으로 사람들이 변해가면서 이제는 극우 파퓰리즘으로까지 번지고 있지요. 그러니까 브렉시트 같은 경우 지금까지 잠재되어 있던 일반 서민들의 불만이 폭발된 하나의 사례로도 볼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예전과 같은 잘 사는 사람들에 대한 못 사는 사람들의 일관적인 부정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이죠. 지금처럼 미래가 불확실하고 경제가 불안해지는 속에서는 누구나 분노할 수밖에 없어요. 갈수록 관대함은 사라지고, 그럴수록 지금과 같은 혼란스런 상황들은 국가와 국가를 넘어 확대되어 가는 것이죠.”
 사실 브렉시트에 따른 환율 및 주가의 변동 등은 일시적인 문제다. 우리나라처럼 적극적인 외교가 필요한 소국의 경우 장기적으로 경제에 심각한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저상장세가 지속적으로 고착화되는 것이 정작 문제인 것이다. 세계 5위의 경제대국,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는 영국이야 어느 시기까지 자체적으로 감당할 여력이 있을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거시적인 안목으로 볼 때 오히려 탈퇴 당사자가 아닌 늘 불확실성을 사회 저변에 깔고 있는 주변 나라의 문제가 크다는 것이다. 물론 비교적 영국과의 교류가 크지 않아 우리나라에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다소 긍정적인 전망을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해 저성장 양극화의 전 세계적인 고착화가 문제인 것이다. 시대의 굵직한 흐름 전체를 읽는 경영학자로서의 그의 혜안은 역시나 남다르고 깊었다.

“세상을 대하는 합리적이고 조화로운 학자의 모범”
 그런 그가 보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경영, 그리고 시대적 사명은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
 “깊이 명심해야 할 한 가지가 있습니다. 지금껏 우리는 항상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성장이냐 분배냐, 양극화의 해결이냐 실질적인 성장이 우선이냐.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선택을 강요하는 이러한 질문 자체의 트랩에 우리 모두가 빠져서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복지가 우선인가 기업의 경쟁력이 우선인가, 양극화와 성장의 문제에 대해 서로 대립하는 보수 진보 진영의 낡은 사고관념부터 돌이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린아이 때부터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의 대답을 강요받고 살아온 우리입니다. 이제는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둘 다를 잘 할 수 있을까를 질문하고 답해야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문제만 하더라도 그래요. 대기업이 잘 되면 중소기업이 잘 안 되고, 또 중소기업이 잘 되면 대기업에 상대적으로 제동이 걸린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분열되고 편협된 시각 자체부터 바꾸려 노력해야 합니다.”
 이동기 교수 그를 본 느낌은 이랬다. 편안하면서도 여유로운 분위기,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객관적인 시각, 세상을 대하는 합리적이면서도 총체적이며 무엇보다도 조화로운 태도, 사회에 바른 가르침을 전하는 정직한 학자로서의 모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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