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 입력 2013.05.02 13:44
  • 기자명 이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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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두칼럼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지난 2008년 영국 LSE대학의 한 연구통계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54개국을 대상으로 국민들의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알려진 방글라데시 국민들의 행복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상위권 국가들을 살펴보면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등 대부분 가난한 나라였다.
우리나라는 23위를 차지해 중간에 머물렀고 영국이 32위, 일본 44위, 미국 46위 등 경제적으로 부국인 국가들의 성적은 저조했다. GDP가 높은 나라일수록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행복지수’가 낮다는 사실은 언뜻 역설적으로 보인다.
행복이란, 우리가 삶에 대해 느끼는 만족의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부유해도 만족하지 못하면 불행한 것이고 빈한한 삶이라도 자족한다면 행복한 것이다. 물론, 경제적으로 빈곤했던 시절에 우리들은 잘 사는 것, 즉 물질적 풍요를 행복의 기본조건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경제가 발전하고 삶의 질이 점차 향상되어감에 따라 행복은 단순히 물질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자아실현에 대한 고민이나 종교, 사회적 활동 등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마저도 때로는 무의미할 수 있다. 그만큼 ‘행복’이라는, 느낌과 감성의 영역을 상대적 개념으로 수치화한다는 것은 애당초 잘못된 일인지도 모른다. 행복이란 지극히 주관적인 관념이며 따라서 일정하게 구획된 기준이나 척도란 없기 때문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던가. 넘침이 모자람만 못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오랜 경험으로 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했던 때의 인류에게는 범죄가 거의 없었다. 물질의 풍요와 그로 인한 편리는 우리 인간 정신의 불결과 더불어 피폐함을 낳았다.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많이 누리려는 탐욕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툼은 인간의 정신을 심각하게 오염시켰다.
이렇게 볼 때 오늘날 청빈과 검소는 더럽혀진 우리 정신을 닦아내는 유일무이한 청결제일 수 있다. 가장 간소한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검소한 마음가짐으로 몸과 마음을 깨끗이 닦으며 만나는 내면의 자유는, 인간의 상태를 ‘신’의 수준으로 고양시킨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말했다. “진정한 삶을 추구하는 이에게 돈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많으면 많을수록 번거로울 뿐”이라고.
남을 짓밟고 타인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에의 의지나 남의 것을 빼앗아 더 많이 소유하려는 탐심이 ‘미덕’으로 받아들여지는 작금의 사회적 가치기준을 과감히 버리고 참된 인간성에의 완성을 추구하는 삶, 자신의 내면을 갈고 닦아 인간 존재의 비밀과 진리를 깨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려는 자세, 그러한 ‘구도자’로서의 길만이 바로 인간이 ‘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첩경이 된다. 이런 삶의 형태가 바로 모든 인간들에게 유일한, 수준 높은 ‘행복’의 차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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