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엔 박물관에서 세계적인 수제화 진열하는 게 꿈” _ 전태수 JS슈즈디자인연구소

전태수 JS슈즈디자인연구소 대표, 장인정신으로 만든 명품으로 ‘우뚝’

  • 입력 2016.06.26 13:05
  • 수정 2016.07.16 15:12
  • 기자명 문상철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수역 근처는 수제화 거리로 전통적으로 유명하다.
그곳에서 오랫동안 장인정신으로 수제로 공을 들여 구두를 제작하는 분들이 모여 있는데 그 중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갖추고 덕망이 높은 전태수 대표를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했다.
일찌감치 구두사업으로 성공한 그는 과거에 잘 나가다가 IMF 위기를 겪으며 사업에 실패해 공장 문을 닫고 춥고 배고픈 생활을 하다가 뚝심과 오기와 성실성으로 뛰어난 기술력을 선보이며 보란 듯이 재기했다.
전태수 장인은 묵직한 내구성이 깃든 편한 만족감을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서비스하며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넘치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승부해서 지금 현재 JS슈즈디자인 연구소의 대표까지 올랐다.
시련과 실패를 이겨내고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해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우뚝 정상으로 올라 온 배경이 궁금해서 기자와 두 시간 동안 그의 사무실에서 만남을 가졌고, 그의 인생역정이 깃든 독자적인 교훈과 꿈, 슬기로운 지혜를 듣게 되었다.

제자에게 특별한 노하우 전수하며 삶의 열정 유지
한국과 같은 동양사회국가에서는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기 까지 전통적이면서 가장 이상적인 사제지간을 나타내는 사자성어가 전해지고 있다. 바로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한다’라는 뜻을 가진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고어인데 그것을 몸소 깨닫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전태수 장인과 그의 제자들은 대표적인 케이스에 속한다고 소개할 만한 가치가 있다.
그는 제자를 자식처럼 사랑하며 잘 가르치고 키워내는 선비와 같은 인품과 재능도 갖췄다. 그래서 젊은이들과 소통을 자주하며 따르는 이가 많다. 사람을 제대로 길러내는 성취감과 행복감을 제대로 아는 스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살며 동시에 본업에 충실한 전태수 장인은 인터뷰 중 간간히 미소를 지을 때, 산전수전을 다 겪고 진리에 도통해진 신선과 같은 얼굴표정이 드러나며 깊이 있는 매력을 잔잔하게 자아 내기도했다.

손으로 일일이 공을 들이며 구두를 제작하는 마인드와 손길의 진정성이 전파된 덕분에 그의 제자들은 현재 아동화 전문가, 아기신발 위주도 특색 있게 만드는 장인 등 다양하게 수제화 업계에 종사하고 있으며 그에게 전수받은 노하우를 잘 활용하고 응용해 창의적으로 일에 열중하고 있다.
그는 2012년부터 구청에서 교육을 전담하기도 했으며 당시 20여명의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애정을 다하며 정기모임을 갖고 꾸준히 가르쳤다.
지금은 제자를 8명울 두고 소수정예 멤버를 꾸리며 그들과 끈끈하게 협조하며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그의 제자들의 출신배경도 다양하다.
수제화에 관심이 있었던 카이스트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그를 찾아와 제자가 되어 노하우를 전수받고, 그의 작업실과 가까운 거리에서 회사를 창업해 운영하며 여전히 스승과 제자사이로 돈독하게 지내는 경우도 있으며, 평범한 일반 직장인이 퇴근 후, 밤늦게 까지 그의 수업을 받으며 재능을 키워가 독립적으로 신발을 제조하는 이도 있다.

전태수 장인은 젊은 연습생 시절, 몇 년이 지나도 가죽재봉틀도 함부로 못 만지게 하는 선배들의 텃새를 잊지 않았고, 약자로서의 서러움과 배우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의 심리를 깊이 있게 연구하고 성찰함으로서, 제대로 사람을 잘 가르치고 키워내는 문화를 선도하는데 앞장서게 된 것이다.
기자가 만난 그는 계속해서 배우고 가르치는 것을 즐기면서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적인 예술가처럼 창작하며 젊은 감수성을 유지하면서 소중하고 귀한 선물을 선사하고 있는 신사적이면서 순수한 보기 드문 인물이었다.

슈즈 개발 마인드에 관해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연륜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나라의 전래동화나 강강술래 문화에 향수가 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마치 우리의 선조들이 섬세한 손기술과 고유한 철학과 지혜로 짚을 꼬고 감아 친환경적이고 자연적인 소재로 신발을 만드는 노하우를 전래동화처럼 아랫사람에게 전해주고 강강술래처럼 일에 대한 기술력이 돌고 돌면서 최종적으로 유익하고 좋은 문화가 자체적으로 살아남으며 이어졌듯이.
그러한 전통적인 정신문화를 계승한 것이 한국인이 잘 아는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라는 홍익인간의 이념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장인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끊임없이 올바르고 유익한 것들을 전수해주고 치열하게 노력하며 문화를 발전시켜 온 것이다. 전태수 장인도 그 중에 한 사람이다. 그는 슈즈 개발 노하우를 연구할 때 한국에서 존경받고 훌륭했던 조상의 마인드를 잊지 않고 초심을 유지한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고객의 발 사이즈, 발볼, 발등, 굽 높이 등을 섬세하게 고려해 정성을 다하여 라스트 작업에 공을 들인다는 것이다.

JS슈즈디자인연구소는 서양인의 발과 차이점이 있는 한국인 특유의 발 유형을 전문성 있게 연구하고 고객을 배려하면서 신발의 겉모양을 보기 좋게 디자인하며 꾸미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발 특성을 고려해 비례와 균형을 중심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한 사람에게 딱 맞는 맞춤형 신발을 제작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공을 들인 수제화를 신어 본 사람은 감촉이 좋고 편한 것을 아는 데 안 신어 본 사람은 대부분 모릅니다. 제가 만드는 수제화는 손으로 다 짜가지고 꿰매서 튼튼하고 오랜 수명을 유지하며 발 건강에 좋고 편안합니다.”

전태수 대표는 그렇게 말하며 칼발, 평발, 부채발 등 고객의 발 유형을 면밀하게 파악하여 작업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가격에 대해 조심스레 질문하자, 그는 일반고객이 신는 수제화는 20~25만원 선 수준이고, 연예인들이 찾는 신발은 40~50만원 선 수준으로 맞춘다고 전했다.
백화점과 전문 매장의 중간 유통을 거쳐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수 십 만원에 팔리는 사실을 익히 다 안다면 슈즈제작 전 과정에 참여하고 책임지는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더 만족스러운 건 당연한 이치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실력 있는 디자이너 못지않은 창의성으로 세련된 모양을 설계하는 것 까지 가능하고 신발 소재 자체가 악어, 코브라, 아나콘다 등 특수재질까지 갖추면서 예술성도 느껴지는 다양한 수제화가 진열된 것을 인터뷰를 멈추고 둘러보며 감상해보니 신선한 감동이 밀려왔다.
거기에는 골격을 제외한 전체적인 무늬가 투명한 신발도 존재했다. 컬러풀한 양말을 신고 그 신발을 신거나 바디페인팅을 하거나 발톱에 예쁜 색상으로 매니큐어를 칠한 사람은 신발을 신었을 때 투명성으로 멋지고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자기만의 독특한 장점도 갖출 수 있다고 여기게 되었다.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신발보다 한 땀 한 땀 정성이 들어간 수제화를 사는 게 현명한 선택이고, 우리나라 수제화 산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 볼 수 있다는 신념도 생기기 시작했다.

왜 우리는 비싼 새 구두를 신중하게 골라가며 사도 불편하다고 여기는 걸까?

그 점이 궁금해서 전태수 대표에게 질문을 던지자, 왜 수제화가 발이 편하고 건강한지 원리를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우리 몸에는 체중을 분산시키고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여러 개의 ‘스프링 구조’가 갖춰져 있는데 신발을 신고 걸어 다니거나 서 있을 때 발의 횡아치, 내측 종아치, 뒷꿈치부터 무게가 가해지고 엄지발가락 쪽도 몸무게의 힘을 받는데 균형이 안정적으로 척척 맞아야 신발 신었을 때 편합니다. 그런 걸 무시하고 모양위주로 가면 발이 아프고 불편한 거죠. 그래서 수제화를 만드는 사람은 발의 아치를 삼각형으로 선을 그려서 무게중심을 잡고 틀을 맞추면서 제작합니다.”

수제화의 진가의 진실을 드러내는 대답이었다.

국내에서 세계적인 수제화 장인 나오는 인프라 갖춰야
그는 구두박물관이 건립되기를 오래 전부터 소망하고 있었다.
“로또 맞으면 구두박물관을 꼭 빨리 이루어 내고 싶습니다. (웃음) 자료도 자세히 갖추고 세계적으로 선보이면서 작품을 진열해 놓고 싶은데요.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한테 이득이 없으면 일차적으로 구두산업을 안합니다. 그래서 투자자 모으기도 쉽지 않습니다. 한국인 중에 외국에서 알아주는 구두 종사자가 별로 없는데 그게 너무 아쉽습니다.”

그는 수제화 제작 인프라를 제대로 못 살리고 한류바람을 타지 못하는 상황을 진단하고 멀리 내다보며 자신이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 꾸준히 사랑하면서 해왔던 일에 대해 끝까지 책임감 있게 지켜내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는 일을 배우겠다는 사람들에게 재능기부를 했고 자신의 제자들이 훗날 우리나라의 수제화 명품산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전망했다.

전태수 대표의 경영철칙은 ‘구두에 기술자의 혼을 담아내는 것’이다. 제품 하나 하나를 건성으로 만들지 않고, 온 정성을 다해 만들기 때문에 비록 제작 기간은 오래 걸리지만 하자가 거의 없다.

현재 JS슈즈디자인연구소에서는 ‘구두’에서부터 ‘부츠’, ‘특수 용도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함을 추구하면서 가수 싸이가 단골고객일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이러한 장인정신으로 빛을 발하는 유명세가 국내에서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전태수 대표의 구두박물관 건립의 꿈이 언젠가는 이루어져서 우리나라 구두산업의 세계적인 명장이 배출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게 되었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