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를 여는 열쇠는 교육시스템(인재경영시스템)의 혁신

부산대학교 교육학과 박수홍 교수

  • 입력 2016.05.19 11:51
  • 수정 2016.05.20 17:01
  • 기자명 홍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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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를 여는 열쇠는
교육시스템(인재경영시스템)의 혁신

부산대학교 교육학과 박수홍 교수

앙트러프러너십, 학생들의 희망
2003년부터 부산대 교육학과에 재직 중인 박수홍 교수는 교육공학 전공이며, 그 중에서도 인적자원개발(HRD, Human Resources Development)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융합협동과정에서도 멀티미디어 협동 과정 소속 교수로 활동하며, 부산대학교 사회적 기업 협동 과정, 국제 교육개발 협동 과정에서 HRD 분야를 맡고 있다. 박 교수는 HRD에 중에서 조직 문화와 경력 개발에 특히 관심을 쏟고 있다.
미래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핵심역량이 필요할 것이며, 그러한 역량을 어떻게 길러줄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연구한 박수홍 교수는 앙트러프러너십을 토대로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기존의 ‘기업가정신’이라는 용어를 '앙트러프러너십’으로 바꾸어 사용해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우리사회에서는 여전히 모든 분야에서 카피캣(Copycat)1)이 주를 이루는데, 이를 극복할 기존교육시스템의 혁신은 비용이 아니라, 우리사회를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확실하고도 유일한 투자이다. 현재까지의 교육은 창의적이지도 혁신적이지도 않았기에 미래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하는 앙트러프러너십을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길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방법의 혁신적 디자인이 요구된다. 특히, 학습자가 팀을 이루어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는 팀중심의 앙트러프러너십을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 잘 나가는 제품을 그대로 모방해 만든 제품을 비하하는 용어. 2012년 3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 신제품 발표장에서 삼성전자ㆍ구글ㆍ모토로라를 ‘카피캣’이라고 비난한 것이 계기가 되어 대중에게 알려졌다.

앙트러프러너십을 육성하기 위한 기반, 액션러닝 교육방식
박수홍 교수는 교육학과와 같이 인문사회 분야의 학생들에게 이제부터라도 앙트러프러너십을 학습하고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강의에서 액션러닝(action learning)2) 기법을 도입하여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처음에는 익숙지 않은 방식으로 당황하지만 끊임없는 훈련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강의 시간에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취업난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 팀 주도적인 액션러닝 수업 방식으로 진행했다. 초반에는 학생들이 정부도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적 문제를 우리가 과연 해결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으나 일련의 체계적인 문제해결 과정이 이루어졌다. 해결안 도출 단계에 이르러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해결 방안이 20개 정도 도출되자 점점 자신들이 어렵게 보였던 현실적인 문제를 우리도 해결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문제 해결을 각 단계별로, 연화도법, 어골도 의사결정 그리드 등과 같은 아이디어 확산 및 수렴도구를 사용하면서 좀 더 쉽고 재밌게 팀 활동이 진행될 수 있었다.

2) 팀 단위로 과제의 해결책을 도출, 적용하여 어떠한 결과를 낳는가를 학습하는 실천 학습. 영국의 레그 레번 교수가 개발한 경영 기법. 현대오일뱅크는 2000년 초 6천억 적자였으나, 새로 온 COE가 액션러닝기법을 도입하여 5년 만에 3천억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기업교육의 전망
박수홍 교수는 한국기업교육학회 학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HR 산업에 의문을 품었던 박 교수는 부회장을 맡으며 지역에서의 HRD 문화 확산을 피력하며 마침내 11대 학회장이 되었다. HR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만큼 사람을 귀하게 여기며 성향을 잘 파악해 최적의 지원을 할 수 있어야 역량이 발휘된다. 박수홍 교수는 제대로 된 인재 경영이 기업을 성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인재경영이 잘 된 사례를 찾고 연구하여 일하기 좋은 직장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직원들을 위한 흥미와 복지가 잘 구성된 기업이 다방면의 성장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이를 알리고 기업의 인적자원개발을 장려하는 것이 학회장으로서 박 교수의 의무이자 의지이다.
올 4월 말에 있었던 한국기업교육학회의 춘계학술대회 (학술주제: 한국 新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HRD 해법)를 성황리에 잘 마무리하였다. 앞으로는 ‘신교육시스템 디자인’에 관한 책과, 앙트러프러너십을 육성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책을 발간하기에 앞서 초안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혁신적인 계발, 많은 사람의 꿈

또한 취업을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덧붙였다.

“현재는 100세 시대입니다. 기업이 평생 직업을 보장해주지 않죠. 그렇기에 자신이 삶을 주도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커리어 디자이너가 되어야 합니다. 커리어 디자인의 핵심은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미래 직업세계의 역동적 변화에 대한 예지력에 있습니다. 창업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지만 저는 새로운 전망으로 창직을 꼽고 싶습니다. 직업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죠. 자신만의 독특한 콘텐츠를 기초로 하여 자신만의 것을 만들어낸다면 하나의 자원이자 능력으로 계발하여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끝으로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도 당부했다.
“눈에 보이는 가치는 감지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핵심 역량과 같은 자원을 개발해 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를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무형재의 중요성을 미리 알고 장기적으로 육성해 나가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박수홍 교수에게는 그가 꿈꾸는 이상향이 존재한다. 누구나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 특별함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으로 나아가는 사회이다. 박 교수는 교육계의 앙트러프러너로서 그의 교육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날을 고대한다.

Q. 창조경제가 꽃을 피우기 위해서 무엇이 우선적으로 변화되어야 할까?
A. 창조적 아이디어, 새로운 창작물, 새로운 이론, 새로운 레시피, 혁신적 비즈니스모델과 같이 창조경제에 필요한 산물은 어디서 나올까요? 당연히 창조적인 개인이나 팀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창조적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창조적 교육시
스템이나 인재경영시스템이 전제되어야 하죠. 물론, 새로운 교육시스템에서는 교수의 역할도 변화되어야 합니다. 단순 내용전달자가 아니라, 학습자들에게 도전적인 질문을 던져서 열린 생각을 촉진시키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역할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Q. 그렇다면 교육시스템을 통해 어떤 핵심역량을 길러내야 하는가?
A. ‘앙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존하는 사회 문제를 새로운 관점으로 이해하여,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구현을 통해, 사회 변화를 이끌어 내는 skill이나 능력입니다. 즉, 앙트러프러너십는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이해하기(창의적 문제발견)+새로운 해결방안 도출(창의적 문제해결) +사회변화 유도(실행력)와 같은 다중 skill과 능력을 포함하고 있는 복합역량인 것이지요.
문제는 현재 이 용어를 우리나라에서 ‘기업가정신’으로 번역하고 널리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심히 우려가 됩니다. 왜냐하면, 용어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첫째, 기업영역에서만 활용되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습니다. 앙트러프러너십은 기업뿐만 아
니라, 교육, 예술, 공적영역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인데도 말이지요.
둘째, ‘~ship’을 정신으로 번역하고 있다는 점 또한 문제가 됩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리더십을 지도자정신이라고 번역하지 않고 지도력 또는 원어 그대로 ‘리더십’이라고 부르는 것은 효과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그 역량을 육성할 수 있는 skill이나 능력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애매모호한 기업가정신이라는 용어 대신에, 프랑스식 원어 그대로 이름을 불러주고, 역량 개념으로 앙트러프러너십을 규정하여,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을 길러주자는 취지입니다.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켜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해나가야 합니다. 우리 경제가 다시 한 번 도약하느냐 정체하느냐를 결정할만한 골든타임입니다. 경제계에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합니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수십 년 전부터, 앙트러프러너십을 미래 키워야할 핵심역량이라는 점을 일찍이 간파하고, 새로운 교육방법을 통해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으로 길러주었다고 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혁신 기업을 세운 창업자가 지금 쯤 나왔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되며, 앤디 워홀과 같은 혁신적 예술가가 탄생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찾아보면, 앙트러프러너십을 겸비한 인물들이 많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정주영 창업가, 백남준 비디오 아트 창시자와 같이, 이분들의 공통점은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서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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