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넘치는 교육,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다

심인섭 안락중학교 교장

  • 입력 2016.04.19 11:07
  • 수정 2016.04.19 12:36
  • 기자명 홍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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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섭 안락중학교 교장

벚꽃들이 만개한 완연한 봄날에 햇살이 가득한 안락중학교를 찾았다. 교정을 들어서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심인섭 교장의 교육 철학이 학교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학생들의 즐거움이 만연한, 행복이 전해지는 안락중학교만의 특별함을 담아보기로 한다.

선진형 교과교실제
모든 학교의 업무시스템이 교과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한 교과목을 수강하기 위해 교과교실로 찾아가 수업을 듣는 방식. 안락중학교에서는 선진형 교과교실제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설 개선과 교육과정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2016년에는 시행 5년차에 접어들면서 완성 단계로 진입했다.

안락중학교의 꽃, 선진형 교과교실제
2013년 9월부터 함께한 심인섭 교장은 선진형 교과교실제에 대한 남다른 안목으로 공모를 통해 안락중학교 교장에 취임했다. 선진형 교과교실제는 수업의 집중력을 높여 학생들을 위한 수업 개선에 효과적이다. 교과목마다 테마형 교실을 두어 선생님이 그 교실을 전담함으로서 수업의 전문성이 향상된다. 예를 들면 사회 교과목의 경우 교과내용이 반영되도록 지도 등 환경구성을 특성화함해 학생들이 교과목의 이해를 보다 빠르고 쉽게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교과 교실제를 추진하기 위해 10억 정도의 예산을 들여 시스템을 탈바꿈시켰다. 교과목별 교실이 대다수인 만큼 학생들이 쉴 수 있는 홈베이스 공간을 층별로 1개씩 두었다. 학생들의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교과교실제를 추구하면서 심인섭 교장은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안락중학교의 학부모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인다. 처음에는 선진형 교과중심제에 대한 선입견을 가졌으나 성적의 향상과 생활지도의 안정을 찾으면서 의구심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학부모총회에 300명 정도의 학부모들이 참여할 정도로 교육열이 높아 학교, 학생, 학부모가 주는 시너지 효과는 대단하다.

안락중학교는 선진형 교과교실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교육의 성장 곡선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국가성취도 평가에서 기초미달학생이 가장 적었으며, 상대적으로 성적이 오른 학생들도 제일 많았다. 참여주도형 학습이 주는 장점 때문이다. 진학 현황에 있어서도 특목고 진학 수가 한 해에 16명 정도이며, 전체 학교 평균으로 보았을 때 미취학 학생이 없었다. 데이터 측면에서 실업계보다는 일반고로 대부분 진학하여 학부모들의 불만은 자연스레 해소되었다.

사랑이 전해지는 따뜻한 인성교육
심인섭 교장의 주된 관심은 인성교육이다. 심 교장이 본교에 부임했을 당시만 해도 생활지도 문제로 학교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학교폭력이나 전학이 비일비재(非一非再)했지만 현재에 이르러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고 생활지도 측면에서 아주 좋은 평판을 듣고 있다. 심 교장은 실업계 고등학교부터 농촌지역의 학교, 과학영재학교까지 다양한 학교에서 교육자로 자리하며 많은 사례들을 경험했다. 문제아라 칭하는 학생들이나 소외된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과연 이 학생들을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명쾌한 해답을 준 인물은 안락중학교에서 생활지도부장으로 학생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학생들이 좋아하고 따르던 선생님이었다. 문제성이 보이는 친구들에게도 따뜻한 눈빛과 손길을 전해주었다.
“교사는 수업의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학생이 부모처럼 따를 수 있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스승이 아닐까요? 학생의 편에서 울고 웃을 수 있는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학생들이 나쁜 길로 가지 않을 겁니다. 아이들을 평가하기 보다는 고통을 알아주고 공감하며 아이의 마음속을 들여다보세요.”
중학생들은 이성의 뇌보다 감성의 뇌가 앞서는 만큼 어떠한 논리나 타당한 이야기로 설득하기보다는 감성적으로 다가가야하기 때문이다.

학부모 총회에서도 심 교장은 학부모에게 ‘가장 좋은 진로 교육’이란 주제로 설명회를 열면서 진로의 본질에 대해 강조했다. 첫째도 인성, 마지막도 인성이라며 인성이 올바르면 성적이 낮더라도 잘 적응하고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본적인 사람의 도리를 재차 언급하며 예의를 갖출 수 있고 친구의 어려운 점을 배려할 수 있으며 잘못을 인정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면 진로를 위한 기본바탕은 충분히 갖췄다고 보는 것이다. 아이들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괴로워하는 부모들에게 심 교장은 힘들어도 참고 인내하다보면 언젠가는 부모의 마음을 알고 돌아온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지나온 수업시간과 경험으로 비춰보면 아이들의 마음속은 백지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그릴 수 있죠. 어른들의 책임감이 큽니다. 때로는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성숙할 때가 많습니다. 생각이나 배려가 깊죠. 저는 학교만 알고 평생을 살아왔지만 미흡하나마 그래도 아이들과 정신적으로 한 몸이 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항상 저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저는 앞으로도 학생들을 위해 살고 싶습니다.”

심인섭 교장의 학생들을 위한 마음
현재 안락중학교에는 아직 강당이 없다. 개교 31주년을 맞이하였지만 환경적인 요인으로 강당과 급식실이 미비하여 심인섭 교장이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 여러 기관에 보고하고 탄원을 넣어 예산을 확보하여 올 봄 설계에 들어갔고 올 연말에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퇴 후에는 아이들을 위한 길이라면 어떤 길이든 걷겠다는 심인섭 교장은 여생(餘生)을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에만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4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심인섭 교장은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어릴 때부터 책임감을 길렀다. 부모님의 걱정을 덜기 위해 공부도 곧 잘했고 착한 아들로 성장했다. 13살에 부친이 탄광촌에 끌려가 강제 징역 후 어렵게 돈을 벌었으나, 무일푼으로 한국에 돌아와 자식을 키우기 위해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노력했던 모습은 심 교장에게 많은 교훈과 영향을 주었다.
“자식으로서 마음으로 다가갔습니다. 부모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숨결만 들어봐도 느낄 수 있어요. 아버지는 힘들지만 저희들을 위해 말없이 버티셨습니다. 가장의 힘이었죠. 나는 최고의 아버지에게서 많은 것을 배워 건전한 사고를 하는 좋은 가치관과 의지력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굳건한 부친의 교육아래 심인섭 교장은 언행일치(言行一致)의 가치를 기본으로 삼고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가치관이라고 당부했다. 진정성을 가지고 모범을 보여야 학생들과 자식들이 따른다.

평생 학생들로 인해 행복할 수 있었다는 심인섭 교장은 퇴직을 1년 남겨둔 이제는 빚을 갚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행복을 전해줄 수 있는 진정한 스승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다짐했다. 심 교장에게 있어 학생들은 자식이자, 제자이자,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후배이다. 심 교장에게 있어 학생들은 가르치고 지도해야할 학생이기에 앞서 오히려 심교장의 인생을 넉넉하고 행복하게 해준 존재들이었다. 이것이 심 교장이 그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고 또 앞으로도 사랑해야할 이유이다. 그와 함께할 수 있는 안락중학교는 사제(師弟) 간에 언제나 사랑이 넘쳐나는 따스한 공간으로 자리할 것이다.

Profile | 심인섭 교장
1973 동래고등학교 졸
1980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 졸
1984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 졸
2003 부경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행정전공 졸
전 수영중학교, 경남공업고등학교, 사직고등학교,
한국과학영재학교, 기장고등학교 교사
신도고등학교 교감, 구덕고등학교 교감
현 안락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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