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의학의 꽃을 어린왕자의 눈으로 바라본다

강도영 동아대학교병원 핵의학과 교수

  • 입력 2016.04.19 10:44
  • 수정 2016.04.19 12:32
  • 기자명 홍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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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영 동아대학교병원 핵의학과 교수

동아대학교병원 핵의학과 진료실로 들어섰다. 또렷하지만 인자한 눈빛에서 환자들을 향한 마음이 전해졌다. 강도영 교수는 환자를 대하는데 있어, ‘환자’ 이전에 사람으로 대했다. 자칫 매너리즘에 빠져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진료를 원하지 않았다. 강도영 교수로부터 의사들이 추구해야 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동아대학병원 핵의학과의 과거와 현재
2000년 3월부터 동아대학병원 핵의학과에 몸담고 있는 강도영 교수는 20년(서울아산병원과 경북대병원의 경력을 포함하여)동안 핵의학 분야를 전공한 전문의이다. 핵의학은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질병의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한 분야이다. 핵의학과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질병의 진단 및 치료를 하는 분야로서 국내에서는 내분비내과의 방사성동위원소실에서 분리되었다. 강 교수는 이전의 내분비내과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우리 몸의 기능을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볼 수 있는 핵의학과를 선택했다. 핵의학을 통한 진단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암이나 치매, 심장질환 혹은 감염을 진단하는데 용이한데 SPECT(단일광자방출 촬영), PET(단층 촬영)와 같은 의료 장비로 감마선을 이용하여 촬영하여 정밀한 영상 진단이 이루어진다. 또한 혈액이나 소변에 나타나는 극미량의 특정 물질을 방사면역계수법을 이용하여 진단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X선, 초음파, CT, MRI 등 다양한 방사선과의 장비와 융합한 융합영상의학이 각광받고 있는데, 몸의 구조를 촬영 후 진단하던 데에서 나아가 몸의 기능적, 대사적 영상을 촬영하여 분자 단위의 변화를 진단하는 것이다. 이는 구조의 이상이 생기기 전부터 발견할 수 있는데, 단순히 눈으로 볼 수 있는 차원이 아니라 분자 단위 차원의 질병까지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핵의학은 여러 분야와 융합된 기술을 선보이며 치료에 있어서도 방사성동위원소를 투입하여 갑상선암, 뼈에 전이되는 전이성 골암, 림프종 암의 진단 및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핵의학과 전문의 제도는 1995년에 시작되었다. 암을 진단하는데 있어 정밀한 검사법인 PET가 개발되어 국내로 도입되면서 활발한 연구와 이를 통한 의료적 활용이 가능해졌다. 국내에 암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몸 전체를 관찰할 수 있는 PET 검사법은 널리 이용된다.

치매에 탁월한 핵의학 영상 진단
노령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치매환자도 급격히 늘고 있는데 조기 진단이 필수이다. 국내에도 2015년부터 핵의학 영상이 치매 진단에 도입되면서 보다 쉽게 치매의 진단을 할 수 있다. 이전에는 조직검사나 환자의 증세와 임상적 검사만을 가지고 진단해야 했으나, 영상을 이용해 아밀로이드를 발견하게 되면서 치매환
 자를 위한 진단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강 교수는 치매 환자를 위한 조언도 아
 끼지 않았다.

"치매의 전 단계는 인지기능의 장애입니다. 치매라는 병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나타나죠. 주관적인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본인이나 주위 사람들이 건망증이 심하다고 느낀다면, 치매로 진행되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력이 저하되는 단계에서 조기 진단이 중요해요. 현재 질병의 진행 속도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매의 진행 속도를 완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어 조기진단이 환자들의 치매 진행 속도를 경감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확신합니다.”
핵의학을 이용한 치매 진단 비용은 고가의 검사이지만, 뚜렷한 증세를 보이지 않는 단계에서도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치매 환자가 가족 중에 있을 경우나 관련 유전자가 있는 경우 혹은 환경적인 특성이 있는 경우 치매 발병 확률이 높아 질병이 발생하고 난 후 대처하는 것보다 적은 수고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핵의학의 미래와 전망
핵의학과의 전망은 유망하다. 첨단영상의학의 한 분야로 분자생물학이나 생명과학 분야의 발달에 발맞추어 더욱 발전할 것이기에 핵의학과의 미래는 탄탄대로이다.
한편 부산 기장군에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단지가 조성되고 있으며 중입자 가속기, 수출형 원자로를 이용한 방사선 연구소 및 관련 기업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해외나 국내의 타 도시와 비교했을 때, 부산에 방사선 의·과학 분야의 연구가 활발하게 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이 지역에 핵의학과 관련된 센터와 연구소와 기업 등으로 구성된 경쟁력을 갖춘 첨단 방사선 단지의 기반이 구축될 것이다.
수출형 원자로의 경우 국내에서 두 번째로 도입한 상태이며, 중입자 가속기는 국내 최초로 설치되는것이며, 질병의 진단 및 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어 미래지향적 연구가 가능하다. 대학원에 가속기물리학과와 같이 인력개발을 위한 과정도 신설되어 미래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에도 힘쓰는 만큼 앞으로의 전망은 더욱더 기대된다.
동아대학병원 핵의학과는 분자영상센터를 기반으로 사이클로토론, PET, SPECT, 동물용시설장비 등 진료와 연구를 위한 장비와 인력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국내의 뛰어난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공동 연구를 통해 분자영상 분야를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바이오헬스융합연구소를 운영 중이며 타 대학과의 공동연구도 활발히 하고 있다. 연구, 진단, 치료, 교육의 어떤 분야에서도 뒤지지 않아 핵의학과에 대한 비전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강도영 교수의 인문학적 소양의 발현
강도영 교수는 약사인 부친의 영향 아래 자연스레 의학의 길을 걸었다. 의학은 자연과학적인 면 이외에도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한 종합적인 학문이었기에 강 교수의 적성에 잘 맞았다. 의학은 사람이 중심이다. 과학기술적인 부분에만 치중하다보면 환자를 사람으로 대하지 못 하고 질병을 가진 환자로만 취급할 수 있어, 인문학적인 이해가 필요했다. 강 교수는 과연 의학의 목적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했다. 어렸을 때부터 인문학 서적을 읽는가하면 독실한 신앙생활이 도움이 되기도 했다. 병원 업무가 바빠 자칫 놓치기 쉬운 봉사의 부분들을 놓지 않으려고 애썼다.
부모님께서 강조한 교육철학도 보탬이 되었다. 부친은 고생을 많이 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친의 가르침은 강 교수가 의사가 되는 데 있어 많은 영향을 주었다.

강도영 교수, 마음을 외치다
강도영 교수는 학생들에게 정보의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에는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어 제가 교육을 받을 때와는 환경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제한된 지식만을 잘 전달 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이 주를 이루었다면, 현재는 의학 지식의 양 자체가 방대해지고 계속해서 변화가 발생합니다. 많은 양의 정보를 제한된 시간 안에 전달하기란 쉽지 않죠.그래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데 있어서 지식에 어떤 길로 접근하여 그 상황에 맞게 지식을 요약하여 정확하게 판단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가르치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지식의 양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광범위한 지식에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자신이 필요한 지식을
 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능동적인 학습자로서 의학 교육에 접근해야 전문의로서의 역할 수행이 가능합니다.”
환자들에게도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의사에 대한 이미지가 최근에 부정적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몇몇 문제로 인해 환자를 위하는 대부분의 의사들조차 인정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생사의 문제가 달려있기 때문에 상호간의 신뢰가 중요합니다. 의사에 대한 믿음이 필요합니다.”
병원이나 의사와 관련된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보건제도가 가진 한계일 경우가 많다. 의사도 어쩌지 못하는 면들을 국민들이 인식하여 구조적인 변화를 요구한다면 더 나은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도영 교수는 장기적인 목표로 부산에서 방사선 의·과학 산업의 기반이 잘 구축 되어 여타 지역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기를 바랬다. 부산을 바탕으로 발전하여 현재의 의학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질병까지 진단하고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기를 원했다. 아직까지 의학계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여러 난제들을 해결하여 의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 인생의 중반을 맞이한 강 교수는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꿈과 목표를 계속해서 만들어 마음만은 늙지 않는 <어린 왕자>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인생의 내리막길이 아닌 오르막길을 향해 방향성을 가지고 젊게 살아가고 싶다는 강 교수의 눈빛은 그 누구보다도 반짝였다.
아직까지도 순수성을 지니고 있는 그는 도전도 모험도 두렵지 않아 보인다. 강도영 교수의 발자취에 강도영 교수의 인문 귀추가 주목되는 때이다.

Profile | 강도영 교수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학/석/박사 졸
 전 서울아산병원 전임의
 전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전임강사
 전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 학과장
 현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핵의학교실, 주임교수
 현 동아대학교병원 핵의학과 과장
 현 동아대학교 바이오헬스융합연구소 소장
 현 동아대학교 대학원 입자가속기 및 의학물리학과 책임교수
 현 대한핵의학회 정보이사
 현 부산시 의료바이오 T2B 포럼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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