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를 접목한 BT, NT, 그리고 뉴로티 기술까지 지금은 모든 분야의 경쟁력을 키워야 할 때”

박해상 한국단미사료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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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상 한국단미사료협회장

지난 2월에 열린 한국단미사료협회의 37차 정기총회는 두 가지가 중요한 이슈였다. 축산농가에 양질의 사료 공급 등의 내용을 담은 올해의 사업계획안과 함께, 제 17대 박해상 회장의 연임이 그것이었다. 농학박사 출신으로서 1977년부터 농림부(현 농림축산식품부) 공무원으로 시작하여 지난 2001년 농림부 식량생산국장, 농업전문학교장, 농림부 차관, 농협대학 총장을 거쳐 2대 연임의 한국단미사료협회장에 이르기까지 현 박해상 회장의 우리나라 농업 사랑은 유난히 남다르다.

“박사, 교장, 차관, 총장, 그리고 현 회장의 연임까지 남다른 농업 사랑”
 “금번 회원사 분들의 재신임은 대한민국 사료산업과 단미사료협회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해 달라는 당부로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어깨가 무겁기 이만저만이 아니죠. 우리 협회는 37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의 양적성장을 보인 것은 불과 7~8년 사이의 일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질적인 성장은 미흡하다고 볼 수 있죠. 물동량이나 재원, 재정 부분과 생산량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양적인 부분은 이제 괜찮아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 협회의 고정자산이 된 셈이죠. 지금은 안정과 질적인 성장을 기해야 될 때입니다. 행정체계에서부터 현 사료산업의 흐름을 잘 읽고 그에 걸맞게 대처할 수 있도록 협회 직원들의 지식수준을 체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합니다. 양과 질이 동시에 조화를 꾀할 수 있는 협회, 이것이 이번 17대의 그림입니다.”
 단미사료란 배합사료의 원료로 쓰이는 사료로서, 원래 단미사료협회는 어류의 내장 등을 가공한 말 그대로 원료로서의 사료 한 가지를 주로 취급하다가 차츰 보조사료, 반추동물용섬유질 배합사료로 생산, 공급을 넓혀 나갔다. 과거 곡류 위주에서 동물성 단백질 위주로 사람들의 식습관이 변해감에 따라 양질의 축산물 공급을 위하여 가축들의 먹거리 생산이 중요해진 까닭이다. 현재 국내 사료협회는 한국단미사료협회와 함께 한국사료협회, 농협사료의 3분할이다. 한국사료협회는 배합사료 위주의 공급이며, 농협사료도 산하의 농축조합원을 대상으로 배합사료를 위주로 공급한다. 3개 기관이 서로 간 정기회의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호발전을 위한 교류와 협의는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미래산업, 이미 10년 전부터 내다 봐”
 한편 한·호주, 한·중국 등 연이어 체결되는 FTA 확대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가뜩이나 국내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외국산 농축산물 문제가 고심거리인데, 개방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농축산업의 기반은 갈수록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박해상 회장은 농축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단미사료협회 차원에서도 사료의 품질향상과 수출확대 등 사료산업의 전체적인 발전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듯 말을 건넸다. 사실 농업 전반은 물론이거니와 향후 미래산업을 내다보는 박해상 회장의 눈은 전문가만큼이나 탁월했다. 단미사료협회와 큰 관련이 없는 사안일 수도 있는 부분이라 말을 줄였지만, 굳이 더 들어보고 싶었다.
 “농업 분야와 FTA를 떠나 이것은 실질적인 문제입니다. 세계시장의 흐름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각오를 해야 합니다. 우리의 산업 전체를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 근본적으로 되짚어보아야 할 시기입니다.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죠. 모든 분야에 있어 비용절감과 고효율, 그리고 질을 높이는 일입니다. 이와 함께 미래를 내다보는 차별화된 돌파구가 필요합니다. 석학들이 한가지로 얘기하는 것이 IT에 기반을 둔, BT(biotechnology), NT(nanotechnology), 그리고 뉴로티 기술입니다. 사실 이 모든 분야가 농축산업과 많이 관련이 된다 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곤충산업 하나만 보더라도 저는 10년 전부터 네덜란드 등을 방문하면서 나름대로 이미 예상한 것이 있었습니다. 곤충산업이 과거에는 천적산업과 애완용에서, 의학용, 기능성 나아가 사료용, 식용으로 급속히 확대 되고 있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이 곤충산업이 2020년에는 1조원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쌀 사료화, 실리를 먼저 생각하자”
 그 풍부하고 전문적인 식견을 차치하고라도 세상의 흐름을 읽는 박해상 회장의 생각은 참 깊었다. 사료산업과 관련해 요즈음 정부의 쌀 사료화 검토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대답했다.
 “하나의 딜레마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과거 주식인 쌀이 지금은 소비 변화에 따라 남아 돈다는 것이죠. 물론 미연에 논지의 전환이 이루어졌어야 했다는 아쉬움도 있어요. 지금은 갑작스런 전환도 어려울 뿐 아니라, 재해나 정세에 따라 비상시를 대비해야 하는 목적도 있어 쌀 생산을 수요에 맞추어 갑작스레 줄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은 남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가축사료로라도 쓰자는 것이죠. 취지는 좋은데, 국민의 정서가 좋지 않은 것 뿐이에요.”

“특유의 따뜻하고 정열적인 카리스마”
 이번 17대는 한국단미사료협회에 있어 또 한 번의 과도기이자 전화점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박해상 회장은 이 점을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그 이상을 내다보는 비전과 방향의 제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협회는 4월 초 1박 2일의 임·직원 워크샵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중장기계획을 수립할 예정에 있다. 사료공급, 회원사 사업 발전 등 하나부터 열까지 가능한 모든 검토를 할 계획이다. 워크샵에서 서로 간에 어떤 얘기가 나오던지 회의실의 문을 열고 나오는 즉시 모두 함구하기로 각서를 쓰자고 할 정도로 이번 워크샵은 그 각오부터가 대단하다. 이 모든 성장의 분위기들이 박해상 회장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열정적이고, 무엇보다도 프로페셔널한 카리스마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끊이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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