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떨어진 금덩이

  • 입력 2013.03.12 17:02
  • 기자명 현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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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떨어진 금덩이
러시아 운석 충돌

지난 15일 러시아 중부 시베리아 첼라빈스크 주변 상공에서 유성우가 목격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만한 규모의 운석이 인구 밀집지역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데 대해 신께 감사해야 한다”며 식은땀을 닦아 내렸다. 자칫했다간 국가의 운명을 뒤바꿀 수도 있었던 대형 참사를 가까스로 모면한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이 지난 16일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번 사고를 일으킨 운석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던 지름 17m, 무게 1만t 정도의 물체로 지구 대기권 30~50km상공에서 분해돼 500kt의 위력을 분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BBC방송은 이를 두고 “히로시마에 터진 원자폭탄의 33배가 넘는 위력”이라고 보도했다.
 다행히 이번 사태는 인구가 희박한 중앙시베리아의 벌판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1,200명 정도의 부상자가 발생하는데 그쳤다. 현재 러시아 조사대가 사고 현장을 수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운석 파편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러시아 당국은 운석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첼랴빈스크 인근 호수의 물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와 달리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충돌 피해 복구 약 360억 원 들어
 소규모 운석은 지구 표면에 직접 충돌하는 대신 대기와 마찰을 일으키며 분해되는 과정에서 큰 복발과 엄청난 충격파를 남긴다. 이를 보여주는 예로 100여년 전 러시아에서 발생한 이른바 ‘툰구스카 거대폭발’이 있다. 1908년 6월 20일 중앙시베리아 폿카멘나야툰구스카 상공에서 일어난 대폭발로 30km주변의 삼림이 전소되고, 2150㎢ 범위의 나무들이 성냥개비처럼 꺾여 있었다. 당시 폭발의 위력이 얼마나 컸던지 영국 런던에서도 한밤중에 신문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섬광이 일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소규모 운석은 대기권에 진입하게 전까지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운석우 피해 복구에 약 10억 루블, 한화로 따지면 약 360억 원이 들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피해가 큰 우랄 산맥 인근 첼랴빈스크주 주정부에 따르면 관내 3700여 채의 건물과 670여개의 교육시설, 67개 문화시설 등이 창문이나 창문틀이 부서지고 일부 건물이 부서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러시아 당국은 운석우 여파로 휴대전화 통신망이 장애를 일으켰으나 전기나 수도 공급과 주요시설 가동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재해 복구팀 2만 명을 급파해 수습을 서두르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긴급 지원명령을 내려 민방위 대원 2만여 명과 항공기 7대를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금값 보다 40배 비싼 운석, ‘운석사냥꾼’들끓어
한편 운석우로 인해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운석 파편을 찾아 비싼 값에 팔아넘기려는 ‘운석 사냥꾼’들이 등장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수집가들은 이번에 러시아에 떨어진 운석파편 에 수만 파운드에 이르는 거액의 보상금을 내걸었다고 전한다.
 운석사냥꾼들은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 파편들이 크기에 따라 수천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까지 값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운석 사냥꾼’이란 웹 사이트를 운영하는 마이클 파머는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라며 큰 기대를 품고 있음을 나타냈다. 그는 운석이 떨어진 다음 날 비자를 신청해 비자가 나오자마자 러시아로 직행했다. 인터넷으로 화제가 된 금값보다 40배 비싼 운석 값 탓에 첼랴빈스크주 주민들도 가세해 ‘운석사냥’에 혈안이 돼있다. 또 ‘운석사냥’열풍을 이용해 도시에 떨어진 운석을 관광 상품화 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당국은 거대한 운석 조각이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시 인근 호수로 잠수부를 파견해 회수에 나섰다. 과학자들은 이 운석조각에서 운석이 기원한 것으로 보이는 소행성의 구성 성분 등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큰 피해는 비켜갔다고 하지만 적지 않은 피해를 남긴 이번 운석 충돌은 느닷없는 운석사냥꾼들의 골드러시로 마치 축제분위기처럼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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