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 종합대학 농협대, 선진대학으로 자리매김

박해상|농협대학교 총장

  • 입력 2012.12.28 15:43
  • 수정 2016.03.23 12:44
  • 기자명 현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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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상|농협대학교 총장

 
 

농협대는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지난 50년간 자리매김해왔다. 4년제 주요대학을 마쳐도 취업난에 시달려 4년제 대학들이 전문대학의 인기 학과를 잇달아 개설하는 시대에 농협대는 매년 100명의 우수 신입생을 선발해 100% 농협에 취업을 시키고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런 농협대에서 개혁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31년간 농림수산식품부의 요직을 거쳐 차관까지 지낸 박해상 총장이 총장자리에 부임하면서부터 개혁은 시작되었다. 새로운 교육 실험과 운영체계선진화를 통한 선진대학으로 발전을 기대해 본다.

선진대학으로의 발걸음
농협대는 1962년 농업·농촌·농협의 지도자 양성을 위해 설립된 이후 매년 100명의 신입생을 선출해 농협의 핵심인재로 배출해왔다. 100% 농협취업이라는 메리트는 취업난이 극성을 부리는 시대에 젊은 세대에게 큰 강점으로 다가왔다. 수도권의 주요대학을 졸업하고도 재입학을 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농협대 측에 의하면 졸업생 4,176명 가운데 71.2%에 달하는 2,974명이 농협에 취업했다. 학생 본인이 원할 경우에 100% 농협 취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다. 하지만 농협대는‘지난 50년간 나빠지지도 않았지만, 더 좋아지지도 않았다’는 평을 듣고 있어 박해상 총장은 개혁을 시도했다. 

 농협대의 변화는 먼저 대학 운영체계 선진화에서 시작되었다. ‘ACC 2020'이라는 대학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해 2020년까지 협동조합 특성화 종합대학으로 도약하려는 목표를 설정했다. 단계별로 전문대학 체제를 더욱 확고히 굳혀 농협대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의도다. 특히 농협의 신경분리정책 추진에 보조를 맞춰 농협 핵심 인재를 창출하고 유통과 금융 부문 등 취업의 폭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협동조합경영과 체제는 유지하면서도 2013학년도 신입생부터 유통트랙과 금융트랙 등 전문 트랙제를 도입해 3학년 과정에서 운영할 예정이다.’ACC 2020‘ 계획은 10개 대과제와 70개 세부 실천과제를 통해 단계적으로 대학을 반전 시켜 2020년까지 목표를 달성하는 중장기 발전계획으로 대학이 설립된 이래로 박해상 총장의 뜻 아래 처음 설정된 계획이었다. 이에 박 총장은 “당장 종합대학으로 거듭나는 것 보다 이 과정을 통해 전문대학으로서 더욱 경쟁력을 쌓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 총장은 대대적인 변화에 앞서 취임직후 인적개편을 가장 먼저 실시했다. 당시 농협대의 교수진과 농협중앙회 직원이 대학 교직원으로 순환 근무하는 형식이었는데 박 총장은 그 순환 고리를 끊어냈다. 농협중앙회 출신이 아닌 박해상 총장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역대 회장들도 그 순환 고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있었지만 개혁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추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박 총장은 그 과정을 개편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더 이상 순환식 근무는 아니다. 농협으로 돌아갈 사람은 돌아가라”며 교직원들을 보냈고 네 차례에 걸쳐 교수와 직원을 새로 채용했다. 인적 개편이 이뤄지자 그는 농협중앙회 체제로 운영되던 대학의 모든 제도와 규정도 대학 행정체제로 개편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학 내 산학협력단을 신설해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 지원해 정부지원금을 받게 되었다. 교육역량강화사업과 대표브랜드사업으로 약 9억 원가량 지원받아 대학 설립이후 첫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는 것에 대학 내에 큰 활력이 되었다고 한다.
 또 농협대는 협동조합경영과 단일과로 3년제이며 졸업 시까지 120학점을 이수하도록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농·축협에서 근무할 농업 농촌 농협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학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지식과 능력이 필요로 한다. 이에 농협대는 한국농수산대학과 서울대학교 농생대와 3자 MOU를 체결했다. 각 대학이 지닌 강점을 연계해 특성화 교육을 강화시키겠다는 요령이다. 1학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이용해 농촌을 직접 경험하는 프로그램은 농촌 전문가양성과 학생들의 인성교육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박 총장은 “인성교육 또한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강화하고 있다”며 “요즘 부모들이 대부분 바빠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이 부족한 편인데 반해 농협대 학생들은 외부에서 손님이 오면 인사성이 밝다는 칭찬을 들어 뿌듯하다”고 전했다. 다가오는 2013년도 신입생부터는 기존의 협동조합경영과를 그대로 운영하면서 유통트랙과 금융트랙을 도입해 3학년 과정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농협이 신경분리를 추진함에 따라 협동조합의 전문가 육성에 포커스를 맞춰 교육을 개편하자는 의미이다. 또한 현재 졸업생 대부분이 지역 농·축협으로 취업하고 있는 것을 확대해 취업 다양화 차원에서도 전문 트랙제도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국 국립연변대학과 MOU를 체결해 학생 및 교직원 교류를 갖는 등 세계진출에도 힘쓰고 있으며 사이버대학도 본격적으로 확대 운영을 시작해 교육개편을 이룰 예정이다.


 

농업을 살리는 농협대학교
우리나라는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농가소득이 도시근로자 소득의 90% 수준이었다.
하지만 도시근로자와 소득 격차가 점점 커져 현재는 65%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설상가상 농촌 인구도 매년 줄어들어 현재 18% 수준으로, 도시와 상대적 빈곤과 농촌 인구의 감소로 인해 농촌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으므로 농업 농촌의 활성화가 국가차원에서도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농업·농촌의 활성화 없이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1인당 비용으로 볼 때 도시가 농촌에 비해 적게는 7배에서 많게는 19배가 더 소요 된다는 것과 국토 균형 유지 발전, 농촌의 다원화 등을 고려해 볼 때 농업·농촌의 활성화에 보다 더 정책적 배려와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박 총장은 “이런 문제를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 농업·농촌에 대한 전망은 밝다고 본다.”며 “앞으로의 기술 발전은 IT, BT, NT 등이 끌고 가는데, 농업과 연관이 매우 깊기 때문”이라고 농업의 발전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러한 농업?농촌의 활성화를 위해 농업협동조합 전문가를 육성하는 농협대를 통해 우리나라 농업·농촌의 발전은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근 농협대는 농협의 졸업생 의무채용 제도가 사라지면서 취업이 어려워졌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박 총장은 “기우에 불가하다”며 “졸업생 본인이 원하면 100% 농협에 취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농업협동조합에 관한 교육을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농협대 밖에 없기 때문에 지역 농·축협 측에서도 농협대 출신들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경제사업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김수공 농업경제 대표이사가 농협대 출신이며, 농협 상무 이상 절반이 농협대 출신이다. 또한 기관장들 사이에서도 “농협대 졸업생만한 인재가 없다”며 좋은 평을 듣고 있어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100% 농협에 취업할 수 있다. 문제는 근무지역이 자신이 원하는 곳이 아닐 경우 졸업생이 꺼려하는 부분이 있어, 학교 측은 이를 위해 지역 농?축협뿐만 아니라 비료회사, 농약회사, 금융회사 등 취업방향을 다양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구 협성상고와 경북대학교 농학과를 나와 기술고시를 거쳐 한국농업전문학교장, 농림부 차관까지 지낸 농업전문가인 박해상 총장은 “농촌 없는 삶을 상상할 수도 없다”며 “농촌을 위해 남은 삶을 바쳐 순차적으로 농협대의 특성화, 선진화에 대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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