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헤드헌터, 서치펌(search firm)의 황무지를 개간하다.

  • 입력 2012.11.01 15:06
  • 기자명 현준용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최초의 헤드헌터,
서치펌(search firm)의 황무지를 개간하다.
김종환 얼라이드경영컨설팅 회장.

1982년 까지만 해도 대한민궁에는 ‘헤드헌팅’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을 뿐 아니라 국내 정서상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1990년 대 중반부터 이름이 알려지고 그 중요성이 강조되자 1997년 9월, 국내의 유료직업소개요금 등 노동부 고시에는 직업을 소개해주고 받을 수 있는 수수료 상한선이 규정돼 있어 노동부에서 연봉 20%이내의 수수료를 받는 것을 조건으로 합법적인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 현재는 100여개이상의 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름이 알려지기 전, 헤드헌팅에 가장 먼저 첫발을 내딛은 사람이 김종환 회장이다. 황무지를 개간하듯 꾸준히 새로운 직업을 정착시킨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현준용 기자 dk_ryong@peopletoday.com

사람을 움직이는 기업

정식 명칭인 ‘executive search'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장급 이상의 주요관리를 스카우트 하는 일이다. 이런 일을 하는 회사를 ’search firm'이라 하며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을 'head hunter'라고 칭한다.
 1929년 미국에서 대공황의 여파로 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수면위로 드러났으며 현재에는 점차 활동영역이 세분화 되어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 심지어 공무원 채용까지 헤드헌터에게 의뢰하고 있다.
 ‘얼라이드경영컨설팅’은 이런 서치펌 중에서도 국내에 도입되는 초기에 설립되어 오늘날 헤트헌터 사관학교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명문기업이다. ‘얼라이드경영컨설팅’은 주로 금융시장, 제약․ 의료시장, IT시장, 그리고 화장품, 식음료 같은 폭 넓은 소비시장의 고위직이나 간부들을 스카우트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은 주로 외국계 80%, 국내 대기업이 20%를 차지해 외국계의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며 현재도 고객과 지원자의 접촉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김 회장은 “서치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점은, 직업소개소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하는 것”이라며 고객의 입장을 강조했다. 기존의 직업소개소는 지원자들의 스펙, 다시 말해 능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그 수준에 맞거나 혹은 그 이상의 일자리를 안겨주는 시스템이었다면 서치펌은 고객(client)의 요구사항에 따라 중요한 직책의 자리에 걸 맞는 인재를 찾아 스카우트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지원자(candidate)의 능력을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판단해야 하며 고객의 요구사항에 있어서 그 직책의 임무를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전체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일이다.
 때문에 헤드헌터는 모든 분야에 걸쳐 폭 넓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외국계 기업이 많아 외국어는 능통하게 할 수 있어야 하고, 고객과 지원자 모두의 개인정보를 지켜 줄 수 있는 보안성이 뛰어나야 한다.

‘헤드헌터’ 개념이 생소해
1986년 국제상사 미주 본부장으로 있던 김 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후 3년간 동아무역 무역부장으로 일했다. 하지만 무역업도 좀처럼 일이 풀리지 않아 힘든 시간을 인내해야했다. 그러던 중 1989년, 미국의 얼라이드컨설팅을 알게 되어 제휴를 맺고 한국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에 ‘헤드헌터’라는 개념 자체가 매우 생소했기 때문에 시작은 순조롭지 않았다. 의미를 몰랐던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국내의 정서에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미국이나 유럽 같은 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헤드헌팅이 자연스레 이루어져 왔다”며 당시를 회상하며 말을 이었다. “유럽에서는 헤드헌터의 권유에 따라 직장을 이직했는데, 그게 같은 건물 10층에서 15층으로 옮긴 일도 있었어요. 유럽 사람들은 다가가서 새 명함도 나눠주고 옛날 직장동료들은 성공했다면서 축하해줘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런 경우에 옛날 직장 동료들을 만나면 피하곤 하잖아요.”라며 초창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나타냈다.


행복한 직업, “앞으로 5년은 현역으로 발품을 팔 것”

갖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이 헤드헌팅을 계속 해온 이유는 적성에 너무 잘 맞는다는 까닭이었다. 김 회장은 “고객과 지원자의 만남이 올바르게 이루어지는 순간 자부심을 느낀다”며 생생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모토로라, 알파라발, 오라클 등 많은 기업에 헤드헌팅을 해준 적이 있는데 다들 아직도 그곳에서 근무하고 있고, 기업에 큰 도움이 되는 인재로 인정받고 있다며 이들을 통해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평소 사람과 접촉하고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김 회장에게 있어서 헤드헌터는 이른 바, ‘천직’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의 요구수준을 정확히 이해하고 지원자의 능력을 철저히 파악한 후 능력 외의 조건 또한 합당한지 고려해 두 사람 또는 한 사람과 기업이 만났을 때 ‘win win'할 수 있도록 다리역할을 하는 일이기 때문에 깊고 진지하게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 헤드헌터다. 때문에 김 회장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에게 다가가 서로를 연결해 주는 이 직업이 매우 행복하다고 한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서치펌 중에서 얼라이드경영컨설팅 배출한 헤드헌터들이 다소 있다고 한다. 김 회장은 ‘헤드헌터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얼라이드경영컨설팅을 함께 이끌어 나가고, 자신이 퇴직한 이후에도 자리를 이어줄 수 있는 인재를 찾는 것이 향후 목표라고 한다. “그래도 앞으로 5년은 제가 현역으로 발품을 팔거에요”라며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