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맛집, 서울로 진출하다

  • 입력 2012.11.01 14:18
  • 기자명 이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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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맛집, 서울로 진출하다
녹슨드럼통 장종철 대표

녹슨 드럼통은 이미 부산의 맛집으로 유명하다. 독특한 메뉴와 비교 불가능한 맛으로 부산 경남 지역에 41개 분점을 내는 등 지역민들을 사로잡았고, 이제 서울에 진출해 서울시민들의 입맛 정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녹슨 드럼통의 장종철 대표는 최근 온라인 사업뿐만 아니라, 청도에 햄과 바베큐 등과 같은 식품가공업 공장을 만들어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경영철학과 비즈니스 마인드를 들어보며 녹슨 드럼통의 성공과 요식업에서 성공하는 비법을 엿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광순 기자 kwangsoon80@epeopletoday.com



거짓말 같은 자수성가의 비밀
그에게 사업한 계기를 묻자 그는 돈이 없어서라고 웃으며 말했다. 배운것도 없고 배경도 없어 단돈 5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단돈 500만원으로 전국에 수 십개 프렌차이즈를 운영하는 CEO로 변모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무엇일까? 그는 차분하게 유년시절부터 자신의 스토리를 말해주었다. 그는 부산에서 태어났고 나름대로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그 시절을 오래가지 못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그가 군대에 다녀와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짊어져야 하는 책임감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대학 2학년 건축과에 재학 중 자퇴하기로 결심한다. 그 시기는 IMF가 터졌던 시기였는데, 선배들의 사업이 부도나는 광경을 지켜본 그는 건축업의 미래에 확신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가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한 것은 골프 캐디였다. 그러나 돈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니 씀씀이가 자연스레 커졌고, 곧 일을 그만두고 무작정 고향으로 내려왔다. 그가 처음으로 시작한 것은 부산 거제리 연산동에서 시작한 고기집이었다.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6만원짜리의 판잣집에서 시작한 것이었는데, 호응이 좋아 6개월 만에 2천만원으로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 있었다. 그렇게 번 2천만원은 경성대 앞 10평짜리 가게를 구하는데 쓰였다.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4만원짜리였다. 그리고 그는 6개월만에 가게를 5천만원에 넘길 수 있었다. 그는 이런 성공의 비결로 정성을 꼽는다. 언제나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고 손님의 입장에서 장사를 했다는 것이다. 그는 5천만원으로 5대째 살고 있는 집에 투자해 녹슨 드럼통을 차렸다. 전설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전설은 처음에는 초라했다. 근 3개월간 손님을 받지 못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차분하게 기다렸다고 했다. 손님들과 같이 술을 먹으며 하나 둘 인맥을 쌓아가고 그렇게 피라미드처럼 넓어진 인맥들은 입소문을 내주었다. 또 일본 오사카TV에 맛집에 등재되고서는 해외에서 찾는 손님도 꽤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조선업에 투자해 모아둔 돈을 몽땅 날린 것이다. 하지만 그는 낙천적인 성격이다. 안된 것은 빨리 잊어버리는 것은 그가 사업을 하는데 큰 장점처럼 보였다. 그는 녹슨 드럼통에 몰두했고, 그렇게 7년이 지난 뒤 첫 지점을 만들 수 있었다. 사실 더 빨리 지점을 만들 수도 있었지만, 철저한 검증과정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의지가 중요했다. 그렇게 깐깐한 검증과정을 지나 3년이 지날 무렵 지점들은 전국 각지에 수십 개로 퍼졌고 3년 만에 급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는 녹슨드럼통을 기획하며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분위기를 좋아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또 시골집에서 돼지를 잡아서 잔치를 벌이는 풍경을 상상했다. 그런 친숙함이 성공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지금 서울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그는 이제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인구가 많고 시장이 넓은 서울에서 새로운 전설을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영업활동으로 술마시는 날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에서 가족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성공가도를 달리며 올라가다보면 반드시 내려오기 마련이기에 미래에 대한 불암감도 그를 괴롭혔다. 그렇기에 그는 지금 식품공장을 차려 미래에 대한 대비도 충실히 임하고 있다.

요식업 창업의 비법
그가 가끔 요식업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개탄스러운 것은, 돈에 치우쳐 음식 본연의 맛을 떨어 뜨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음식을 정직하게 만들면 자연스레 돈이 따라오게 되는 것이라는 요식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녹슨 드럼통을 벤치마킹해 가게를 차렸다가 호되게 망하고 업계에서 사라져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그런 사람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음식은 자기가 어느 정도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아이템이 있는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프렌차이즈가 있고, 그것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요식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충고했다. 또 만약 개인적으로 사업을 하게 되더라도 조그만 가게부터 시작해서 내공을 쌓으라고 전했다.
그는 음식으로 장난치지 말자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녹슨 드럼통의 고기에는 기계적인 요소가 들어가지 않는다. 뼈와 껍데기가 붙어있어 메뉴를 먹을 때면, 뼈와 껍데기와 고기, 세 가지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또 90kg이상의 돼지는 사용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돼지는 질기기 때문이다. 돼지를 가공한 후 1-2일 만에 가게에 도착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도 맛의 비결이다. 녹슨 드럼통이 성공한 요인에는 독특한 서비스 마인드도 한 몫 한다. 녹슨 드럼통에서는 팔지 않는 새우, 버섯 등 구워먹을 수 있는 것을 가져와 구워먹어도 된다. 그는 손해라는 생각보다 고객의 입장에서 입소문을 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최근 청도햄을 개발중에 있다. 실제 조리사 교육도 받고 해외 연수도 다녀오는 등, 전문가들을 초빙한 공장을 운영중에 있는 것이다. 그는 끊임없이 발전하길 꿈꾸며 나아가 아프리카 가나에 유황오리 등을 시판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녹슨 드럼통이 세계에 뻗어나가 한식의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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