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마! 너의 부끄러운 모습, 꽃 담장으로 감싸줄게!

  • 입력 2012.09.24 14:52
  • 기자명 박정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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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너의 부끄러운 모습,
꽃 담장으로 감싸줄게!

뭔가 눈에 확 들어왔다. 눈길이 닿는 순간 기분 좋은 미소가 귀 밑까지 절로 퍼졌다. 아니 쓰레기 더미에 꽃 담장이 둘러쳐졌어?
그랬다. 도봉구 방학동의 한 골목길, 삭막하고 지저분한 곳에 난 데 없는 꽃담장이 등장했다. 바쁜 출근길에 무심코 걸음을 재촉하다가 그만 발길을 멈추고 말았다. 그 순간 ‘동지섣달 꽃 본 듯이’ 웃음꽃이 절로 퍼졌다.
지난 7월 20일 경이다. 도봉구 청소행정과에서는 유난히 쓰레기더미가 많이 쌓이는 장소 다섯 군데를 골라 시범적으로 꽃 담장을 설치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녹색철망을 둘러치려다가 설치업자와 상의 끝에 도봉구에서는 꽃 담장을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녹색철망은 쓰레기 모습이 그대로 훤히 보이는데다가 생각 보다 튼튼하지도 않고 값도 싼 게 아니었다.
그래서 청소행정과(과장 조휘영 과장, 담당 이창화씨)에서는 총 둘레 2~3m 높이 1.5m의 담장을 만들어 화분과 꽃으로 장식된 미니 담장을 만들어 설치했다. 주민들의 반응도 좋아서 “왜 우리 구역에는 설치해주지 않느냐?”는 기분좋은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도봉구의 꽃담장에는 ‘쓰레기 투기 그만!’이라거나 ‘양심불량 무단투기’라는 등의 살벌한 말 보다는 ‘꽃은 깨끗한 곳을 좋아해요. 우리 동네 꽃 쉼터로 함께 가꾸어 보아요.’라는 부드러운 문구가 쓰여 있다. 구민을 위해 고심한 흔적 하나에 방학동을 지나는 시민의 얼굴에는 잠깐이나마 환한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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