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연구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주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연구한다
안성 무상사 주지·한국풍수지리연구원장 세준 스님

인간이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으로 의식주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집은 모든 의식을 해결할 수 있을뿐더러 거주를 하고 있는 사람의 사회적 위치까지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과거 집이란 단순히 의식만 해결하거나 가족공동체를 영위하는 공간으로만 인식이 됐지만 현대의 집들은 이 모든 것들을 근본적인 것으로 삼으면서 미(美)적인 측면과 현대인의 복잡 다양해진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한 안식처로 삼는다.
현대인들에게 주거 본연의 아름다움과 가장 기본적 개념을 가르침을 전파하는 것을 가장 보람 있는 업(業)으로 여긴다는 세준 스님을 통해 풍수지리의 원초적 개념과 인간의 삶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이광순 기자 kwangsoon80@epeopletoday.com

풍수지리란, 자연과 인간, 모두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
대중들에게 풍수지리(風水地理)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면 대게는 죽은 사람의 묘자리나 집을 짓는데 필요한 것이라 말을 할 것이다. 세준 스님은 이러한 대중들의 고정관념에 옳다 그르다 말하지 않는다. 그는 단지 이 한 마디를 던질 뿐이다.
“인간이 자연을 떠나서 완벽한 삶을 살 수 없다.”
세준 스님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풍수지리연구원은 전통적으로 뿌리 깊게 이어져오고 있는 한국 고유의 풍수사상이나 풍수가 인간의 삶에 어떤 식으로 접목이 되는지, 지금 현대의 풍수개념 등에 대한 연구를 하는 기관이다. 세준 스님에게 있어서 풍수지리는 고대로부터 이어져오는 미신적인 사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과학적인 체계와 개념을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의 삶을 접목시켜 풍수를 활용한 공간의 배치와 개념, 미적 인테리어를 통해 일상에 찌들려 있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여유와 명상을 제공하는 것임을 확고히 한다.
세준 스님의 말에 따르면, ‘집’은 음택과 양택으로 구분되어 있다고 한다. 음택은 죽은 사람의 집, 즉 무덤을 지칭하는 것이며, 양택은 산 사람의 집을 의미한다.
“예전 사람들에게 집이라는 의미는 가족공동체를 끈끈히 엮어주는 것으로만 인식할 뿐이었지만, 지금 현대인들에게서 집이라는 의미는 개인의 휴식과 평온을 위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준 스님은 최근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에 ‘영상심리지도학과’를 개설해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풍수지리와 심리가 무슨 연관이 있겠나싶겠지만 흔히 명상을 하기 위해 산 좋고 물 좋은 곳을 일부러 찾아서 가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영 연관이 없지만은 않다.

네가 유행을 따라가지 말고 창조해라
세준 스님의 고향은 서울이며, 뭣하나 부러울 것이 없는 풍족하고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또래의 친구들처럼 유행에 민감하고 사춘기다운 감수성을 지닌 유년 시절을 보낸 세준 스님이 출가를 결심한 때는 18살 때다. 재학 중이던 고등학교에서 성가대 대원으로 가입해 활동해 불교와는 전혀 인연이 없었던 세준 스님은 우연히 한 스님과 대화를 나누게 됐고, 그 이후로 종교에 대한 수많은 생각 했다고 한다.
처음 본인에게 불가와의 인연을 맺게 해 준 스님으로부터 주역을 가르침 받게 됐고, 그 과정에서 풍수지리학을 접하게 됐다. 세준 스님은 학창시절, 부친이 어린 세준 스님이 입고 있던 바지를 보더니 ‘그게 무슨 바지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어린 세준 스님이 부친에게 ‘지금 유행하고 있는 청바지’라 대답하니 부친이 웃으며 세준 스님에게 말하길 ‘네가 유행을 따라하지 말고 네가 창조해라’고 말했다 한다. 이 일화를 빗대어 세준 스님은 풍수지리학이 조금씩 대중들 사이에서 유행의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땅 위에 그저 건물을 세우는 것으로만 만족했지만 현재 사람들은 하늘, 땅, 방향, 천문, 음양과 오행 등을 따져가며 건물을 지으려는 성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말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세준 스님은 ‘공간이 의식을 지배’하기 때문이라는 말과 함께 “보이지 않는 배치들은 불안감을 해소하고 좋은 기와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세준 스님은 불교 건축 용어 중 하나인 ‘가람배치(伽藍配置)’의 예를 들어 좋은 건축물들은 단청의 문양, 건물을 이루는 장식물(탑, 풍경풍수 등의 조형물) 등이 사람을 위주로 조화롭게 잘 어우러져 있는 것이 특징이라 했다. 가람배치란, 탑·금당(金堂)·강당(講堂) 등 사찰의 중심부를 형성하는 건물의 배치를 일컫는 말이다.
반대로 좋지 못한 건물의 특징으로는 ‘사람을 구겨 넣는 식으로 지어진 건물’임을 밝히며 건물이란 본디 인간 중심으로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러한 건축구조가 잘 못 되면 인간의 심리적인 안정이 깨져버린다 말했다. 아울러 세준 스님은 이러한 모든 것들이 ‘우주만물’의 근원에서 비롯됨을 밝히며, 풍수지리가 대중들 사이에서 무의미한 유행으로 번지는 것보다는 자연과 사람, 우주의 조화를 꾀하는 유행이 되길 바라고 있다.

'효‘보다는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
세준스님은 대중들에게 “‘우리가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풍수지리를 통해 배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말은 ‘효’사상이 뿌리 깊게 뻗어 있는 우리나라 정서를 빗대어 묘자리만 잘 쓰면 된다는 식으로 풍수지리를 접한다는 점을 꼬집는 말이다.
“풍수란 삶과 직결되어 있는 학문이다”며 “그 속에 살고자 하는 모든 생명체를 살게 하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꾀하며 그것을 토대로 우주 만물 그 모든 것들을 윤택하게 하고, 올곧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죽은 사람의 사후 세계도 중요하지만, 풍수지리는 산 사람들의 세계를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는 학문”임을 밝혔다.

배우려는 후학은 많지만 관련 전문 자격증 등 아직은 미비한 수준
풍수지리학을 통해 우주만물과 인간, 자연과의 조화를 연구하려는 사람들이 비단 세준 스님 한 사람만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후학들이나 경쟁자들이 생길 수 있다는 희망이 세준 스님의 입가에 즐거운 웃음을 만들어주었다.
“풍수지리학 학문 자체는 재미없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많은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학문이다”고 후학양성에 뜻을 비쳤다.
옛사람들이 말하길 ‘세상은 필요하지 않는 것을 내지 않는다’고 했다. 아직까지는 풍수리지학을 연구하는 과정 등의 모든 것들이 미비하고 생소하지만 그만큼의 가능성과 희망이 땅 밑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금석(金石)과도 같다. 그러나 이 금석과도 같은 풍수지리학이 단지 생소하고 미신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현재는 대중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또 관련 전문자격증이나 후학을 양성하려는 스승들이 많이 부족한 점 등이 세준 스님을 씁쓸케 했다.
세준 스님은 “반대로 생각해보면 남들이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귀하기 여겨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기초부터 시작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않은 비전문가들이 풍수지리학문을 깨뜨릴까 저허된다”고 고백했다.

지금보다 더 전문적으로, 그리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개념 다질 수 있게
세준 스님은 자신의 꿈을 스스럼없이 대중들에게 내보였다.
“나의 꿈은 풍수지리를 현대적으로 소통하고 올곧게 이용될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라 말했다.
세준 스님이 꾸고 있는 꿈은 원대하거나 화려하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이 하고 있는, 자신이 행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세상 사람들과 풍수지리의 원활한 소통만을 꿈꾸고 있었다.
“내 꿈의 예를 한 가지 들자면, 만약 국가적인 차원에서 국민들의 편리를 위해 지어져야 할 건물이나 도로가 있다면 정부에서 먼저 풍수지리학을 연구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터나 기운을 봐달라고 할 날이 오지 않을까”
그렇기 위해서는 젊은 후학들에게 풍수지리를 교과화 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주장하며, 그러한 날을 대비해 세준 스님은 더 많은 공부를 하며 인재양성에 힘 쓸 것임을 현재의 목표로 내세웠다.

우리 모두는 당연히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다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이기 이전에 세준 스님의 본업은 불법(佛法)을 믿고 불도(佛道)를 닦는 수행자다. 이를 통틀어 흔히 ‘스님’이라 불려진다. 스님의 본뜻은 ‘스승님’의 준말로 한국에 불교의 진리를 밝혀주는 스승의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다. 세준 스님은 불도를 행하며 진리를 밝혀주는 스승이라는 본뜻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다”며 “행복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은 ‘비움’과 ‘베품’의 실천을 통해 그것을 가장 먼저 느낄 것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그것을 넘어섰을 때 반드시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 드러난다.”며 “내가 행복해지면 나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도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