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문화와 천혜 자연으로 빛나는 ‘형제의 나라’ 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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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문화와 천혜 자연으로 빛나는 ‘형제의 나라’ 터키

유럽과 아시아의 접경 국가인 터키는 히타이트에서 로마, 비잔틴제국, 오스만 대제국에 이르는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거쳐 간 곳이다. 터키는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도 인연이 많아 ‘형제의 나라’라고도 불리며 한국인을 ‘코렐리(Koreli)’라고 부를 만큼 멀지만 가까운 나라이기도 하다. 문화만이 아니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신비의 나라 터키를 여행하기에는 9~10월이 적합하다. 더불어 터키와 우리나라는 사증면제협정이 맺어져 있어 관광을 목적으로 찾아갈 경우 3개월 동안 비자 없이 체류가 가능하다.

이민정 기자 meua88@epeopletoday.com

자연의 경이로움이 가득한, 신이 빚어낸 마을 ‘카파도키아’

터키의 대표적 관광지 카파도키아는 마치 꿈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할 만큼 이채롭다. 거대한 인공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자연의 놀라운 솜씨를 만끽할 수 있는 이곳은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땅’이라는 뜻으로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약 275km 떨어진 곳에 있다.
물론 카파도키아는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북적거리는 시장이나 양파모양의 사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이곳의 매력은 좀 더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다. 원뿔을 엎어 놓은 듯한 용암층 바위 속에 이곳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삶의 터전을 마련해두고 있는 것이다.
수 천 년 전 인근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으로 인해 형성된 이곳은 오랜 세월 동안 비와 바람의 침식작용을 거치면서 지금과 같은 기암괴석 지형으로 변화됐다. 그 모습은 마치 고깔모자와도 같고 버섯과도 같은 형상을 하고 있으며 우뚝우뚝 솟아있는 카파도키아 여행은 단순히 지형적 아름다움을 감상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유명한 괴레메 지역은 옛날 수도사들의 은신처로 쓰인 동굴터가 집약된 마을로 직접 본다면 동화책 속의 한 페이지에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마을 전체가 버섯모양 괴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심지어 그 괴석의 동굴 안에서 거주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다.
워낙 다채롭고 넓은 지역에 분포돼 있다 보니 카파도키아에는 다양한 투어코스가 마련돼 있다. 그 중 각광받은 투어는 그린투어와 로즈밸리투어다. 그린투어는 카파도키아의 많은 지역을 걸어서 관광하는 코스이고, 로즈밸리투어는 핑크빛 계곡으로 이뤄진 여행지를 돌아보는 코스다. 중간마다 있는 동굴 교회 안에 들어가 벽화를 구경하기도 하고, 박해 기독교인들이 은둔해 지냈다는 지하 동굴을 둘러볼 수가 있다. 또한 카파도키아의 환상적인 지형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벌룬 투어도 추천할 만하다.


자연이 만든 천연 온천과 세월이 빚은 순백의 비경, ‘파묵칼레’

카파도키아와 더불어 터키에서 손꼽히는 관광지는 ‘목화의 성’이란 의미를 지닌 터키 남서부지역의 파묵칼레다. 두 지역은 모두 터키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지형을 갖춘 곳으로, 지구상의 것이 아닌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파묵칼레는 고대로부터 화산 폭발과 지진이 잦아 1,000여 개의 크고 작은 온천들이 산재하고 있는 터키에서도 최고의 비경과 수질을 자랑하는 온천유적지이다.
계단식으로 형성된 새하얀 바위 언덕 밑에 한 폭의 그림처럼 고요하게 펼쳐진 쪽빛 호수는 파묵칼레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온천수에 다량 함유된 석회성분이 오랜 세월 침전되면서 형성된 순백의 비경 또한 일품이다. 언뜻 보면 만년설이 쌓여있는 산봉우리 같기도 하며 부드러운 목화솜을 뭉글뭉글 뭉쳐놓은 것 같은 독특한 지형이 인상적이다.섭씨 35도 정도의 파묵칼레 온천수는 특히 심장병, 소화기 장애, 신경통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수 천 년 전부터 로마의 황제와 귀족은 물론 클레오파트라까지도 이곳에서 온천욕을 즐겼을 정도로 오랜 세월동안 사랑 받아왔다. 그러나 한편 1980년대 이후 인근 온천호텔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온천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이에 1988년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와 자연유산으로 지정함에 따라 이후부터는 석회층의 보존을 위해 입욕을 금지시키고 맨발로 걷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이제 더 이상 관광객들이 파묵칼레를 따라 줄지어 올라가는 장관을 볼 순 없지만 군데군데 테라스를 옥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미니 온천의 색은 발 담그기가 아까울 정도로 곱다. 하늘빛과 같은 온천은 맑은 날엔 파란 하늘빛을, 흐린 날엔 회색빛 구름 색을 담아내며, 석양이 질 때면 아름다운 노을이 드리워지며 멋진 경관을 자랑한다.
파묵칼레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은 이곳 언덕 위에 남아있는 고대도시 히에라폴리스의 유적을 돌아보는데 있다. BC 190년에 페르가몬 왕국의 유메네스 2세가 세운 ‘성스러운 도시’ 히에라폴리스는 로마를 거쳐 비잔틴시대까지 번성하였으나 결국 셀주크 투르크에 의해 정복당하고 14세기에 발생한 대지진으로 도시는 폐허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아직 남아있는 로마 시대의 공중목욕탕이나 원형 극장, 교회터와 바실리카, 도미티아누스 황제를 기리는 도미티안 문 등의 유적이 볼만하다. 산 중턱에 위치한 원형 극장은 비교적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으로 15,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히에라폴리스 뒷산의 사도빌립 순교기념관에서 보는 파묵칼레의 전망이 매우 탁월하니 참고하자.

지중해와 토로스 산맥이 만나는 곳, 터키 최고 휴양지 ‘안탈랴’

안탈랴 일대는 터키에서도 가장 현대적이면서 고급스러운 휴양지라 꼽히고 있다. 부드러운 백사장과 암석포구로 이뤄진 웅장한 지중해 해안과 높이 솟은 토로스 산맥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해안을 따라 둘러싸인 높은 성벽이 아주 인상적이다. 이러한 지형 때문에 안탈랴는 산과 바다 각각의 매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휴양지라 하겠다.
지중해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터키의 남부해안은 길이만 1,600km. 높은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이 해인의 기름진 강, 계속, 평야에서는 목화나 감귤류와 더불어 열대과일도 생산되고 있다. 게다가 고대에 페르가뭄의 아타루스 2세의 이름을 따 아텔레아로 불렸다는 이 도시는 기원전 2세기경에 세워진 유서 깊은 곳으로 고대 광장 카레이지, 역사유적, 아름다운 아타튀르크 공원과 카라알리 오굴루 공원 그리고 수많은 선착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휴양지로서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이국적인 풍경 속으로 들어가면 푸른 바다의 입구가 되는 최고급 선착장의 모습만으로도 이미 귀족이 된 듯한 기분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이에 반해 시가지의 느낌은 정 반대. 고대 성곽 주변으로 들어선 그림 같은 구시가지 카레이지에는 좁고 고불고불한 도로를 따라 오래된 목조 가옥들이 촘촘히 붙어있다. 선착장 근처에서 볼 수 있는 모스크가 있는 교회는 로마와 비잔틴, 셀주크, 오스만 시대를 거치며 보수된 것으로, 이 도시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안탈랴는 유적뿐만 아니라 훼손되지 않은 순수 그대로의 자연도 신비로움 그 자체다. 과거를 지워버리는 것이 아닌, 과거와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인심이 닳아빠질 법한 관광명소임에도 어딜 가나 따뜻하고 순수한 미소로 관광객을 반긴다. 게다가 꿈속에서나 만날 법한 환상적인 풍경과 처음 보는 식물들, 계곡과 동굴이 있는 거대한 토로스 산맥, 다양한 색의 바다 등 원하는 대로 매일 다양하게 즐길 수가 있으며, 하루 만에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로 가득하다.
안탈랴의 대표적 여행 코스는 해안을 따라 둘러쳐진 높은 성벽, 칼레이치를 따라 걷는 것이다. 4.5km 정도의 성벽으로 항구를 둘러싸고 있는데, 하드리안 황제의 문, 이브리미나넷(나선형 첨탑), 케식 미나렛, 흐드르큘레 그리고 옛 항구 등 꽤 많은 관광지가 있다. 칼레이치 시가지엔 오래된 옛 집과 고대에 사용됐던 구불구불한 길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곳저곳으로 이어진 골목길을 따라다니다 보면 어느새 서쪽 하늘엔 석양이 물든다. 칼레이치에서 항구 쪽으로 내려가는 길엔 다양한 고급레스토랑들이 즐비하고 있으며 이곳 레스토랑들은 대부분 정원을 가지고 있어 이국적인 느낌을 더한다.
한편, 지중해를 위주로 여행하게 된다면 안탈랴에 며칠 머물면서 주변의 주요 관광지로 하루 코스의 여행을 즐기는 것도 좋다. 주변 유적지를 여행하기 전에 미리 공부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페르게와 아스펜도스, 시데는 그런 유적지들을 실제로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코스로 하루 만에 둘러볼 수가 있다.
에메랄드빛 호수를 연상케 하는 지중해 해안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면 올림포스비치와 가디르의 트리하우스 산장이 나타난다. 나무로 만든 유서 깊은 이 산장은 유럽 각국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트리하우스에서 로마시대 유적지가 남아있는 올림포스비치까지 약 1시간 정도 트레킹을 즐길 수 있어 색다른 매력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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