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이름을 드높인 글로벌 지도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의 이름을 드높인 글로벌 지도자
반기문 UN 사무총장

지난 7월 28일, 2012년 영국 런던올림픽 개막식. 세계인들의 성대한 잔치가 한창 무르익고 있었다.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올림픽 개회가 선언되고 이어 세바스찬 코 대회조직위원장, 자크 로게 IOC위원장의 환영사가 끝나자 이윽고 아홉 명의 인사들에 의해 운반되는 올림픽기가 등장했다.
‘인류의 소망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고 소개된 이 아홉 명의 인가 가운데 유일한 동양인이 있었다. 바로 반기문 UN사무총장이었다.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 마라톤의 전설 하일레 게브르 셀라시에, 인권운동가 샤미 차크리바티, 노벨평화상 수상자 레이마 보위, 종군활동가 샐리 베커, 인권운동가 도린 로렌스와 환경운동가 마리나 시우바에 인간승리를 보여 준 복서 무하마드 알리와 함께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으며 런던올림픽 개막식을 빛낸 반기문 사무총장은 그 순간 ‘세계 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조성기 기자maarra21@epeopletoday.com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인 ‘입지전적’ 인물

런던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반기문 사무총장은 지난 8월 11일부터 14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모국인 한국을 전격 방문했다. 여수 엑스포 폐막식과 무상원조를 위한 개발협력연대 출범식 등 행사참석과 국내 여러 인사들과의 회동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그는 글로벌 코리아의 위상에 맞는 한국의 역할과 국제사회의 선두주자로서의 위상을 제시했다.
반 총장은 14일, 강창희 국회의장과의 접견회동에서 “한국은 UN이 추구하고 있는 이상과 목표를 가장 성공적으로 대변하고 실천하는 나라”라고 치하한 뒤 “이번 여수엑스포와 런던올림픽에서 보여준 대한민국의 저력과 대한민국 국민들의 에너지에 한국인 출신 UN 사무총장으로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또 반 총장은 같은 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국회 새천년개발목표(MDG) 달성을 위한 한국의 역할 제고’ 간담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의 문제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삼아야 하며 공적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한국 방문 기간 동안 반 총장은 서울대 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개소 특별 강연,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면담, 유엔글로벌 콤팩트 간담회 참석, 차세대 세계여성대회 강연 등 3박 4일 간의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14일 출국했다.
한편,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면서 이에 대해 일본 측이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야욕을 노골화하는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언급하면서 “동아시아 지역의 영토문제는 당사자 간 대화를 통해 잘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해, UN의 사무총장으로서 ‘불편부당(不偏不黨)’한 자세를 견지하기도 했다.
이번 반 총장의 방한은 ‘해양환경의 보전’과 ‘여성지위 강화에 대한 전망’, ‘세계보건 증진’ 등 현재 반 총장이 핵심적으로 추진 중인 UN의 사업과 글로벌 이슈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계기가 됐으며 나아가 이런 사안들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역할 강화에 대한 강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급변하는 세계정세의 흐름을 한 발짝 먼저 파악하고 전쟁지역이나 분쟁지역 등 전 세계의 이슈를 만들어내는 곳에서 직접 발로 뛰며 세계 평화외교의 전도사 역할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그는 현재 자신의 소임을 통해 ‘한국인’의 우수성과 성실성을 만방에 알리고 있는 중이다.

온화한 카리스마로 세계를 품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지난 2007년 1월, UN 사무총장이라는 위업을 시작한 반 총장은 어려운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 외교관의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타고난 온화함과 리더십으로 국제사회를 경영하는 UN의 방향키를 잡은 그는 충주고등학교 2학년 재학 시 외국학생의 미국방문 프로그램인 ‘VISTA’에 선발돼 미국을 방문, 당시의 미국 대통령이었던 케네디를 만나면서 외교관의 꿈을 키웠다. 
우수한 성적으로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곧이어 외무고시를 패스한 그는 외무부에 들어가 정통 외교 관료의 길을 걷게 된다. 반 총장은 주인도대사관 서기관을 시작으로 주미국대사관 참사관 겸 총영사, 외무부 미주국장, 외무부장관 특별보좌관, 외무부 외교정책실장, 외무부 제1차관보, 대통령비서실 의전 수석비서관,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반 총장은 주미대사관 정무공사 재직 시 터진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한국과 미국 사이의 대북정책을 지혜롭게 조율해 위기를 넘기는 발군의 외교실력을 보여줬다. 또 1997년에는 북한 노동당 비서를 지낸 황장엽이 망명할 때 중국과 필리핀을 오가면서 밀사역할을 해 망명을 성공시키는 산파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 이후에도 반 총장은 영전을 거듭했다. 1998년 주오스트리아대사 겸 주비엔나 국제기구대표부 대사를 비롯해 2000년 외교통상부 차관을 거쳐 2001년에는 제56차 UN총회 의장 비서실장과 2003년 대통령비서실 외교보좌관을 지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참여정부의 외교 및 통상을 총괄하는 외교통상부 장관으로서 우리나라 외교 분야에 일획을 긋기도 했다. 
지난 2006년 10월 13일, 192개 UN 회원국의 대표들로부터 만장일치로 제8대 UN 사무총장의 자리에 오른 반 사무총장은 수락연설에서 “세계 안보의 평화적 해결과 발전을 도모하고 정치,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의 발전과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그는 말보다 실천이 앞서는 사무총장으로 UN 개혁의 초석이 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온화한 성품과 특유의 성실성으로, 대한민국 최초로 UN의 수장 자리에까지 오른 반기문 총장은 5년간의 성공적인 임무 수행으로 지난해 6월 17일, 안정보장이사회국의 만장일치로 연임에 성공해 올초부터 ‘2기 반기문 체제’를 이끌고 있다.
자신을 낮춰 겸손을 보이며 타인을 배려하는 평소의 자세는 화합과 평화를 도모해야 하는 UN 사무총장의 역할에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는 그래서 당연한 듯 보인다. 2016년까지 이어질 반기문 총장의 임기 동안 그가 만들어 낼 업적을 다시 한 번 기대한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