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빛과 만나 만들어 낸 돌의 오묘한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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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빛과 만나 만들어 낸 돌의 오묘한 감성

박헌열 조각가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교수

박헌열 작가는 1982년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 동아일보가 주관한 제2회 동아미술대전에서 동아미술상을 수상한 뒤 조각의 정통 이탈리아 로마로 유학을 떠나 귀국한 1993년까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프랑스, 미국, 일본 등지에서 작가활동을 해왔다. 개인전 18회 그리고 200여 차례의 단체전을 통해 작가로서의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그는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그는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2011년에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한 ‘국제조각페스타’를 창립해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세계에서 유일한 조각만의 아트페어로 외국작가들의 참여를 이끈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 한국조각전을 기획해 한국 조각의 진가를 알리는데 그 시작점을 만들어냈다.

이민정 기자 meua88@epeopletoday.com

찰나의 영감에서 비롯된 따스한 빛의 조각

박헌열 작가가 최근 몰두하는 작업에는 대리석이 주재료로 사용된다. 2008년 초 가졌던 샘 갤러리 전시에서 집중적으로 선보인 바 있는 대리석 조각들은 1990년대 초까지 그가 몰두해왔던 것으로, 최근 다시 대리석을 다루는 것은 그 때에 남겨진 미련과 향수 때문이라고 말한다. 박 작가의 대리석 작업들은 조각의 한 변을 5mm정도로 아주 얇게 만들어 뒤에서 비추는 광원을 통해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기존까지의 인체작업과는 다른 <여인과 조화> 시리즈를 통해 박 작가는 시적이며 서정적인 자유로운 명상의 세계로 그 영역을 확대시키고 있다. 또한 인간의 기원과 생명의 근원을 생각한 <천사와 나무> 시리즈, 조형적이고 추상적인 <숲>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작업 형식을 보이며 대리석과 및을 이용한 독특한 작업에 심취해있다.
박 작가가 작품에 빛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1989년 초 작업 도중 우연히 발견해낸 것으로, 돌을 얇게 만들어 인체나 풍경을 비추는 기법을 사용한 것은 그가 최초다. 브론즈를 가지고 구상 조각을 해오면서도 아직까지 그 매력을 유지하고 있다. 깨질 듯 깨지지 않는 정도의 두께에 작가가 구상한 이미지를 마치 그림을 그리듯 자유롭게 새기는 것은 그자 그간 닦아온 고도의 기술과 감각이 아니고서는 불가능 할 것이다.

 

“세계 속에 한국 조각의 위상을 펼쳐나가겠다”

현재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 한국조각전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헌열 작가는 52명의 유명작가들과 함께 230여 점의 조각품이 전시된 대규모의 해외 한국조각전을 열어 조각의 본고장인 이탈라이에 우리나라 조각을 선보였다. 그동안 조각품은 회화작품들보다 무게와 부피의 한계 때문에 해외 전시를 갖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박 작가는 세계적 규모의 이벤트를 무사히 소화해내며 한국 조각의 위상을 드높이데 일조했다.
한국의 현재조각들은 개념적이고 스케일로 승부하는 해외 작품들과 다르게 재료의 물성을 중시하는 감성적 작품들이 주를 이뤄 특히 손재주가 많은 한국인의 정서와 정체성이 잘 드러나 있다. 박 작가는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조각의 경쟁력”이라 말하며 이탈리아 작가들이 돌이나 브론즈를 선호하는 반면 우리나라 작가들은 돌, 숯, 철, 나무 등의 전통적 재료 외에도 종이, 스테인리스 스틸, 플라스틱, 비닐, 영상, 빛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기 때문에 홍보만 잘 이뤄진다면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부수를 띄워 볼 실력임을 자부했다. 이어 그는 “이번 전시가 미술 분야의 ‘한류(韓流)’를 선도하는 효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박 작가는 “국내 조각가들이 국제 화단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아니라 서로 뭉쳐야만 한국 조각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당부하며 성황리에 마친 이번 이탈리아 전시를 본보기삼아 파리, 뉴욕, 홍콩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전시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헌열 조각가

1982 홍익대학교 조소과 졸업
1982 이탈리아 Roma로 유학, Roma국립미술대학 조소과 입학
1987 이탈리아 Cararra 국립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2011 ISF2011국제조각폐스타 운영위원장

개인전 18회
그 외 국내·외 단체전 및 초대전 다수
국제조각심포지움 13회 참가

주요수상경력
1992 제4회 로댕대상전 <하꼬네미술관상> 수상, 하꼬내미술관, 동경, 일본
1990 제1회 몽브리손국제조각심포지움 <2등상> 수상, 몽브리손, 프랑스
1987 제3회 디녜국제조각심포지움 <3등상> 수상, 디녜, 프랑스
1986 제8회 까라라국제조각심포지움 <1등상> 수상, 까라라, 이탈리아
1985 제1회 국제사롱전 <동메달> 수상, 반 고호관, 아를래, 프랑스
1984 제2회 파나노국제조각심포지움 <파나노예술상> 수상, 이탈리아
1984 가을살롱전  <특별상> 수상, 엑상프로방스, 프랑스,
1982 동아미술대전 <동아미술상> 수상,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978 중앙미술대전 <입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현  재
서울시립대학교 예술체육대학 환경조각학과 교수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피에트라산타2012한국조각가전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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