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 기법으로 완성한 ‘딱지 미디어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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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 기법으로 완성한 ‘딱지 미디어 아트’

박윤배 작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화가에게 있어 평생 풀어나가야 할 과제와 같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박윤배 작가 역시 자신을 인정받게 한 구상회화를 과감히 버리면서까지 새롭게 찾아낸 ‘딱지’라는 오브제를 통해 탈 장르를 넘어 새로운 장르를 구축해내는 데에 이르렀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딱지’를 가지고 현대미술의 가치미학에 접근해낸 그는 나아가 이제는 자신의 작품이 시대의 역사적 산물로 남길 바라고 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끝없는 발전을 위해 경주하고 있는 박 작기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민정 기자 meua88@epeopletoday.com

지난 4월, 현대미술의 새로운 조형언어구축으로 독창적 창작활동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호응을 얻어내고 있는 박윤배 작가가 2012 이형아트센터선정 ‘올해의 우수작가’로 선정돼 초대전시회를 가졌다. 이번 전시까지 총 11회의 개인전뿐만 아니라 국·내외 화단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박 작가는 그 동안 즐겨 그려온 작품과 다른 형식으로 이번 전시회를 꾸몄으며, 우리나라 세시풍속 중 하나인 ‘딱지’를 오브제로 사용함으로써 보다 친숙하게 현대사회문화에 접근하고 있다는 호평을 얻으며 성황리에 전시회를 끝마쳤다.
이번 전시를 주최한 이형옥 이형아트센터관장은 “새로운 시대의 가치와 탐닉으로 세상의 빛과 그늘을 담아냈고, 마치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보는 마음으로 화면 위의 매체(딱지)는 질료의 특질과 독백을 리드하며, 또한 부드러운 색면을 자유자재로 접어 구사함이 있어 이것들을 인간의 호흡처럼 즉, 심상의 깊이와 넓이에 의한 우주와의 교감의 연장선상에서 행해지는 독창적 표현 행위로 귀결된다”고 박 작가의 작품을 소개했다.

변화의 두려움 떨치고 새로운 작품세계 개척하다

오늘날까지 원로작가뿐만 아니라 청년작가에 이르는 다양한 계층의 수많은 작가들이 자신만의 표현기법을 완성하고자 연습과 수련을 거듭해오고 있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으로 ‘미(美)’를 표현해내는 데 있어 자기화해낸 기법 찾아내기 위한 화가들의 각고의 노력은 시대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박윤배 작가 역시 활발하게 활동해온 작가 중 한 명으로, 1970년 후반부터 화단에 들어선 그는 본래 구상회화 작가로서 입지를 다져온 이다. 프랑스 르 살롱 전에서 제191회 은상 수상에 연이어 제192회에는 금상을 수상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 오랜 역사만큼의 공신력을 갖춘 공모전에서 인정받을 만큼 뛰어난 구상회화 실력을 자랑했던 박 작가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는 구상회화를 거쳐 추상성의 작품으로 전향하게 된다.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추상형의 조형언어를 연구해오며 마침내 한국의 전통놀이 중 하나인 '딱지'를 작품의 오브제로 사용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내며 현대미술의 가치미학에 접근하고 있다.
작가에게 있어 자신이 갖추고 있던 화법을 바꾸기란 쉽지만은 않은 일. 박 작가는 그동안의 과정을 돌아보며 “30여 년간의 긴 방황이었다”고 말한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잘 한다'고 생각하는 구상회화를 하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실험적 기법으로 그려내는 이상향을 줄곧 바래온 것일지도 모른다.


‘딱지’, 단순 오브제 아닌 시대를 조명하는 미디어
 
박 작가가 오브제로 사용하고 있는 딱지는 모두 신문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이슈와 유명인사의 기사만을 선별해 제작됐다. 이 딱지들을 작품의 밑 배경으로 삼고 그 위에 반복적인 드로잉으로 형과 공간 여백을 나타내며 작품을 돋보이게 한다. 담백하면서도 도시적인 기하학적 형태의 변화는 창의적임과 동시에 관객들에게 친근함으로 다가가 색다른 재미를 전하며 박 작가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박 작가의 작품에는 유독 ‘눈동자’가 눈에 띈다. 작품 속 눈동자에 대해 그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표현했다”고 간단명료히 설명했다.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부연 설명이다. 특히 딱지를 신문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미디어 역할을 하게 되는 박 작가의 작품은 일명 ‘딱지 미디어 아트’라 불리는 것이다. 그리고 박 작가는 한 시대를 아우르는 이야기가 담겨있는 만큼 ‘타임캡슐’의 역할로도 작용돼 하나의 역사물로 전해지길 기대했다.
그리고 또 하나 박 작가 작품의 특징은 흑과 백이 갖는 ‘여백의 미’다. 무채색 중 상반이 되는 두 가지 색을 통해 음양을 표현하는 한편 가득 채워짐보다 앞으로 더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시키고
있는 것이다.

붓 아닌 열정이 그려가는 ‘미디어 아트’ 세계

오늘날 구상과 비구상 그리고 추상의 경계가 점자 옅어져가는 현대미술에서 철저히 자신만의 기법으로 새롭게 탈 장르화 해낸 박 작가는 누가 보아도 ‘박윤배 작품’임을 입증하는 세계를 구축해내는데 성공해내며 중견작가의 반열에 올라왔다는 데에 감히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뚜렷한 오브제가 생겨나자 오히려 더 많은 아이디어가 시시때때로 떠오른다는 박 작가의 손에는 항상 스케치를 할 수 있는 종이와 펜이 쥐어져있다. 순간마다 떠오르는 생각들을 곧바로 스케치해두었다가 작품 활동에 훌륭한 참고 자료로 사용한다.
특히 주재료가 되는 신문의 변색을 막기 위해 연구해온 그는 신문지 양면에 손수 약품 코팅 처리함으로써 작품의 지속성을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작품의 진행 속도가 더딘 것은 당연하다. 신문 재단부터 코팅작업을 거쳐 딱지로 접는 데까지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다 이를 작품으로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그에 견주는 인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림을 향한 열정이 부족하다면 결코 걸어갈 수 없는 길일 것이다.
오랫동안 화단에서 활동해온 박 작가에게는 좀 더 쉬운 길이 얼마든지 있을 테지만 그는 “앞으로 좀 더 밀도 높은 작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며 아직도 건재함을 드러냈다. 많은 관객들이 호응을 해준 덕분에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부응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오히려 그에게 활력소가 돼주는 듯 했다.


약력

프랑스 르 살롱 전(파리) 은상, 금상 수상
일본 연전(동경) 장려상
미술대전, 목우회 등 다수 입상

현대구상작가 70인의 200호전(전북예술회관)
대전시립미술관 개관 기념초대 300호전
남도사색100호 초대전(남도예술회관)
그 질팍한 삶의 토양전(남포미술관)
노원 문화예술회관 개인초대전
드로잉 전(인사아트프라자)
신작 부스전(신상갤러리)
contemporary art exhibition(신상갤러리)
한국회화작가 초대전(일본 나라미술관)
신작전 200호 대작전(서울예술의전당)
ART  WIDE 2011 (단원미술관)
제주국제미술교류전(제주미술관)
그룹터전(빛갤러리)
무진회특별전(공평갤러리)
강화 미협전(옥토끼우주센터 전시관)
그 외 다수

現 한국미술협회, 신작전, 탑전, 무진회, 그룹터, 강화미협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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