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산학연지원센터장 이강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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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국 470여 대학교 중 사립대학교는 292곳이다. 2011년 발표된 사립대 경영진단에 따르면 사립대학교 중 무려 36%인 105곳이 최소한 비상 경영에 돌입하거나 최악의 경우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 곳 중 한 곳이 경영난에 처해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상아탑의 상징이었던 학문의 보고(寶庫) 대학은 졸업장과 대출금만을 남기는 골칫거리가 되어가고 있다. 서경대학교 이강군 교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대학의 역할에 대한 재고(再考)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 등록율 점차 낮아져.. 2020년경 80% 이하 추락

2005년 당시 한나라당의 김주호 의원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 202개 4년제 대학 중 51개 대학이 학생 등록율이 80%에 미치지 못했다. 재적인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학교도 11곳이나 됐다. 정부의 규제가 풀리고 군소 대학들이 생기며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학교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경영에 충실하지 못해 교육 수준이 떨어지고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면 이는 전공지식 부족과 교육에 대한 의식 하락, 이에 따른 전공분야 취업난 문제까지 이어진다. 200만에 가까운 청년 실업률은 부실대학에도 일정 부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지난 2011년 9월 발표된 부실대학 평가에서 28개 대학교와 15개 전문대학을 재정지원 제한 부실대학으로 발표했다. 정부는 해당 학교에 대해 재정지원을 중단하고 학자금 대출을 제한하는 강경조치로 대학의 구조 개혁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내에서 학생에 대한 실질적 취업 지원이 미흡해 졸업 후에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이것이 외부에 공공연하게 알려지며 해당 학교에 지원하려는 학생이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학교 입장에서는 재적인원을 충당하지 못해 경영 악화에 빠지게 되고 학생에 대한 지원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서경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이강군 교수는 ‘취업’이라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에 대해 대학과 교수의 변화가 수동적이라고 비판했다.

“대학 차원에서는 학생이 졸업 후에 직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요구하지만 교수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교수는 자신의 연구와 논문 발표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학생이 취업할 수 있도록 멘토링을 해주고 기업을 찾아 학생을 연결시켜주는 등의 활동에 대한 평가가 없으니 소극적일 수밖에 없죠. SCI 논문 한 편 발표하는 것이 승진에는 더 큰 도움이 되니까요.”

이 교수는 아직도 사회에서 요구되는 변화의 당위성이 학교의 시스템과 거리가 있다고 한다. 사회 경험이 많지 않은 교수들이 사회와의 괴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학문적인 연구에만 매진하기 때문에 실제로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학생들의 고충에 대한 체감이 떨어진다는 것.

대부분의 대학은 산학협력 시스템의 실효성이 떨어지지만 모범적 사례를 보이는 대학도 있다. 산학연 지원센터가 효율적으로 운용되는 대학은 이미 학생의 취업에 대한 교수 평가제도가 도입돼 있다. 학교와 기업이 연결되면 교수는 해당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찾고 그에 걸맞은 교육으로 학생이 졸업과 함께 직장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산학선도대학지원사업(LINC), 경쟁력 있는 대학 육성

정부는 산업과 학교의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학교에 정부지원을 해 주는 ‘LINC’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50개 학교를 선정해 총 1,700억원의 육성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이 사업은 대학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교육과학부는 매년 LINC 사업 예산을 확대 제공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어 대학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서경대학교의 경우 ‘미용’에 특화된 탄탄한 산업협력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미 학생들에게 서경대는 ‘미대는 홍대’와 같이 ‘미용학=서경대’라는 이미지가 생겼을 정도로 특성화에 성공한 사례다. 15년 전 미용 분야 특성화를 시작할 때만 해도 다른 대학들은 성공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성공을 예측할 수 없었던 서경대 산학연 시스템은 현재 뷰티산업 분야의 선두에 서서 타 학교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국민 소득이 높아지고 생활수준이 좋아지면 인간이 추구하는 것은 두 가지라고 봅니다. ‘건강’과 ‘미용’입니다. 저희는 뷰티 산업에 집중 육성하기 시작했죠. 그 결과 국내 뷰티 산업 인력은 거의 모두 서경대학교에서 배출되고 있습니다.”

서경대학교 미용예술관련 전문인력을 매년 약 1,500명 가량 배출한다. 박준, 이가자, 이철 등 유명 헤어디자이너를 교수로 초빙해 학생들을 교육하고 대형 뷰티체인 사업체와 협력해 학생들의 현장실습과 취업 연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1년 미용예술학과의 1차 수시모집 경쟁률은 무려 50:1이었다. 정시 지원에도 54명 모집에 304명이 지원해 5.6: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교육 시스템과 산업 연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기대할 수 없었던 쾌거다. 

2013 오송 국제뷰티페스티벌 준비

아직 한국의 문화서비스 형태의 산업은 성공 모델을 찾기 힘들다. ‘선진국형 산업’인 문화와 컨텐츠 관련 분야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오는 2013년 충북 오송에서 열리는 ‘국제뷰티페스티벌’을 통해 한국이 새로운 산업 동력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가 차원의 뷰티 엑스포인 이 행사는 한류와 뷰티산업, 의료관광이 한데 어우러져 발전하면 종합 뷰티패션 분야의 종합적 역량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다.

미용 분야에선 누구보다 자신있다는 이강군 교수와 서경대학교는 뷰티산업 관련 최고의 전문가 30여 명의 교수들의 역량과 경험, 그리고 미용예술학과의 세계적 뷰티산업 네트워크를 통해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지원을 계획 중이다. 3차 서비스 산업은 제한이 없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새로운 산업 동력인 만큼 서경대학교와 이강군 교수의 야심찬 계획이 2013년 오송에서 빛을 발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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