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향기 따라간 곳에서 팔방 매력을 발견하다

  • 입력 2012.03.05 15:25
  • 기자명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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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쌀쌀한 겨울바람이 곁을 맴돌고 있다지만 봄 역시 기운 차릴 채비를 하며 따스함을 불어넣고 있다. 꽃마다 피어나는 시기는 제각각일지라도 역시 꽃이 가장 화려한 봄이야 말로 ‘계절의 여왕’. 여왕의 귀환을 맞이하며 해마다 네덜란드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꽃 축제, ‘큐켄호프 꽃 축제를’ 개최해 여행객들의 눈과 발길을 사로잡는다. 화훼산업으로는 세계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특히 ‘튤립’은 네덜란드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것만이 네덜란드의 전부가 아니다. 그밖에 ‘풍차’, ‘축구’, ‘미술’, ‘유럽 육상 교통의 요지’ 등 네덜란드를 나타내는 키워드는 다양하고도 아찔한 매력을 선사한다.

이민정 기자 meua88@epeopletoday.com

대정원을 수놓은 천연색의 극치 ‘2012 큐켄호프 꽃 축제’

네덜란드 리세(Lisse)에 위치한 큐켄호프 공원은 튤립을 비롯한 각종 구근화훼들로 가득 채워진 면적 280,000㎡(약85,000평)의 정원과 같다. 이 공원은 1949년 당시의 리세 시장이 구근 재배농가와 수출업자의 도움을 빌어 전시 정원(show garden)을 만들고자하는 아이디어를 실현한데서 시작됐는데, 지금에 이르러서는 세계 각국에서 찾는 발걸음으로 붐비고 있다. 특히 매년 3월말부터 5월 중순까지(올해는 3월 22일부터 5월 20일까지)는 아름답게 만개한 형형색색의 튤립과 그밖에 구근화훼들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꽃 축제가 열려 유럽의 봄(the spring of europe)이라 불린다.
수백만 송이의 꽃 사이로 여러 조각품과 풍차가 자리해 공원의 운치를 더해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어 해마다 꾸준히 백만 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축제를 다 즐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3시간 이상이 소요되는데 중간에 위치해있는 카페에서 갖는 휴식과 함께라면 그리 고단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꽃향기에 취할 수 있으니 그 황홀함에 젖어드는 것은 어떨지. 볼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시이벤트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체험들을 해볼 수 있겠다. 아울러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네덜란드 주 수출종목인 구근화훼를 세계에 알려 대표적 산업인 화훼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이바지 하고 있다고 하겠다.
시인 A.랭보는 말했다. “집은 책으로, 정원은 꽃으로 가득 채워라”고. ‘큐켄호프 꽃 축제’ 체험으로 마음의 정원이 꽃으로 가득해보길 바란다.
공식사이트 http://www.keukenhof.nl

그림동화 같은 풍차마을, ‘잔세스칸스(Zoanse Schans)’

네덜란드는 ‘낮은 땅’이라는 의미로 해수면보다 땅이 낮아 물을 퍼내기 위해 풍차가 이용되기 시작하면서 풍차가 발달하게 됐다. 이렇듯 네덜란드는 ‘풍차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수 있는데 특히 잔세스칸스(Zoanse Schans)는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북쪽으로 13km 떨어진 강변의 마을로 우리에게는 풍차마을로 더 익숙하게 불리고 있다.
전형적인 네덜란드의 풍경을 간직해 그림책이나 사진으로 봐왔던 우리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바로 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18세기에는 700개가 넘는 풍차가 있었지만 기계화에 밀려 이제는 많은 풍차가 사라지고 관광용으로 몇 개만 남아있다. 하지만 17~18세기의 목조건물들과 풍차들이 흩어져 있는 마을 곳곳에서는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풍차마을이라는 명성을 간직하기에 충분하다.
잔 강(江) 건너에는 보트 승강장과 풍차가 보이고 강에서 조금 떨어진 다른 쪽에서는 전통방식의 나막신을 만들어 파는 가게와 아기자기한 음식점들을 쉽게 볼 수 있으며 특히 목장 앞 치즈 공장에서는 치즈와 우유를 맛보고 견학할 수 있도록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잔세스칸스를 가는 길은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아웃헤이스트행이나 알크마르행 열차를 타고 꼬잔디크역에서 하차해 지하도의 왼쪽으로 걸으면 잔세스칸스를 향하는 이정표를 볼 수 있는데 큰 길을 따라 걷다가 나오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찾아올 수 있다.

가슴 아픈 유태인 소녀의 실화 탄생지,
‘안네 프랑크 하우스(Anne Frank House)’

유태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옥 같은 삶을 버텨야 했던 경험들이 절절하게 기록된 한 소녀의 일기가 있다. 세상에 드러나자 전 세계인의 공감을 얻어 다세대를 거쳐 온 지금까지 명불허전 필독서로 자리매김한 ‘안네의 일기’가 바로 그것. 10대의 소녀가 철저히 홀로 지내며 느낄 수밖에 없었던 고독감을 견디기 위해 쓰기 시작한 일기에는 당시의 시대 상황은 물론 소녀의 솔직한 내면 고백, 아울러 나치의 만행까지 그려져 있다. 그것도 아주 뛰어난 필치로.
안네 프랑크 하우스(Anne Frank House)에는 유태인 탄압을 피해 고국인 독일을 떠나 네덜란드로 피신해 살아온 그녀의 삶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암스테르담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 꼽히며 언제나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가면 일기장에 쓰인 대로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집, 특히 책장 뒤에 있는 비밀의 문을 볼 수 있으며 안네의 일기장, 옷가지들, 생필품 등도 함께 전시돼 있어 가슴 아픈 전쟁의 참상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다. 여느 관광지처럼 재미와 볼거리를 찾아볼 수는 없지만 마음 한 곳에 시린 감동과 삶의 소중함을 새길 수 있게 하는 추천할 만한 여행지다.

예술인의 나라, 네덜란드의 미술관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네덜란드 미술의 황금기를 장식한 대가들의 작품을 한 데 모아 렘브란트(Rembrandt)의 야경, 할스(Hals)의 즐거운 술꾼, 베르메르(Vermeer)의 부엌의 하녀 등을 한 곳에서 볼 수가 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에 거친 1885년 개관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리모델링 이 후 더욱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전시 된 작품으로도 충분히 유명하지만 미술관 건물의 웅장함은 세계 주요 미술관 중에 속하는 위상에 걸맞은 인상을 남긴다.

*반 고흐 미술관(Van Gogh Museum)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미술관은 암스테르담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 미술관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미술관 중 하나다.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미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암스테르담 최고의 관광 명소로 꼽힌다. 고흐의 사망 이후 그의 남동생 테오도르 반 고흐가 소장하고 있던 고흐의 작품 700여 점을 기증받아 1973년에 개관됐으며, 그의 회화, 데생 등 작품뿐만 아니라 자필 편지들과 동시대 화가들의 작품들도 함께 전시돼 있다.

*렘브란트 하우스 미술관(Museum het Rembrandthuis)
‘빛의 화가’로 불리는 렘브란트가 1639년부터 1658년까지 살았던 곳으로 1911년에 미술관으로 바뀌었으며 지금은 그가 생활하던 모습으로 복원해뒀다. 당시 높은 집값으로 인해 파산에 이르게 되며 채무자들로 하여금 집과 가구, 작품들이 팔아 겨우 빚을 갚게 됐고 그 덕분에 그의 작품들은 정확한 묘사와 당시의 감정가까지 함께 기록에 남아 있다.
이곳에는 렘브란트의 회화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애칭판화(동판을 산으로 녹여 제작한 판화)들이 함께 전시돼 있다. 사실 렘브란트는 애칭판화의 대가였으며 여기에 전시된 애칭판화들은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 그 외에도 그가 소장했던 미술품들과 제자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암스테르담 중심가의 모습

*담 광장(Dam Square)
암스테르담의 모든 길이 통하는 담 광장은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왕궁, 전쟁기념탑 등이 주변에 자리해 있고 거리의 예술가들과 60년대에 유명했던 담 광장 히피들, 많은 카페들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암스테르담 왕궁(Koninklijk Paleis te Amsterdam)
담 광장에 위치해있다. 원래 암스테르담 시청으로 쓸 목적으로 1648년에 짓기 시작했다. 왕궁 중앙의 높은 돔 지붕과 아치형 기둥 등은 로마 건축의 특징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암스테르담 중앙역(Amsterdam Centraal Station)
개장 이후 지금까지 네덜란드 및 유럽 육상 교통의 중심이 역할을 해오고 있는 중요한 곳이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여행객은 모두 한 번 이상 이 중앙역을 지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암스테르담의 모든 곳을 연결하는 전철역과 기차역이 이곳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근처 유람선 부두와 광장주변 버스 정류장들로 인해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암스테르담 신교회(Nieuwe Kerk)
암스테르담 왕궁과 바로 근접해 있으며 암스테르담을 대표하는 교회로 꼽힌다. ‘성 카트리나 교회’라고 불리기도 한다. 프랑스 고딕 성당들의 영향을 받아 지어졌으며 현재는 몇 번의 리모델링을 거쳐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게 됐다. 지금은 왕족의 대소사를 비롯해 국가의 주요 행사들의 장으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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