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사)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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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인심이 각박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묻지마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 뒤숭숭한 사회 분위기 속에 지금 이순간도 많은 사람들이 뜻하지 않게 범죄 피해자(범죄행위로 피해를 당한 본인이나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신세가 되고 있다.범죄 피해자가 늘어나면서 범죄자의 인권 못지않게 범죄 피해자들의 인권도 존중돼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는 법무부·전국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조 체계를 갖추고 피해자들을 보호·지원하는 제도와 프로그램을 마련해 피해자들이 힘들 때 쉬어갈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김태균 기자 free_tibet@gmail.com

 

 

두려움 속에 갇힌 이들에게 미소를 건네는 ‘스마일센터’

 

이용우 회장은 전국을 경악시켰던 유영철 사건 및 2008년 ‘논현동 고시원 방화·살인사건’의 참혹한 현장을 지켜보고 현실적 금전 지급의 문제점을 파악했다. 사건 당시 죽어가는 이를 살리기 위한 응급조치 비용은 최소 500~600만 원선. 사망시에는 적지 않은 장례비용까지 발생하는데 국가에서 지원하는 구조금은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의 경우에만 최대 1,000만원이었다. 이용우 회장은 유가족이 병원비조차 지불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모두 지켜봤다. 그 일화로 시작해 이 회장은 법무부에 구조금 상향조정을 건의했고 의견을 강하게 피력한 결과, 현재 구조금은 5,400만원까지 상향됐다.

이용우 회장은 금전적 보상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필요한 부분에도 손길을 뻗는다. 거주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경우, 피해자는 살해현장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어 당장 갈 곳이 없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10년 7월, ‘스마일센터’가 문을 열었다. ‘스마일센터’는 범죄로 인해 주거지에서 생활이 곤란한 피해자들에게 임시 주거를 제공하며 상담과 심리치유, 교육, 구직 알선 등 피해자들의 회복과 자활을 돕는다.

이 회장은 형사사법절차에서의 피해자 신변보호에도 관심을 기울이는데, 여성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과정마저도 신변이 노출돼 매우 위험하다. 이 회장은 경호업체에 피해자의 신변보호를 위탁해 세심한 부분까지 보호하려 애쓰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재 추진하는 여러 활동들의 결실로 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시설과 제도가 점차 늘고 있음에 긍지를 느끼며, 국내에도 전국적으로 인권 보호에 관한 문화가 선진화돼가고 있다고 전한다.

 

 

범죄 피해자들의 수호천사

 

(사)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는 전국 57개의 사단법인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대표해 범죄 피해자 지원에 관한 공공정책 및 입법 운동, 자원봉사자 및 전문상담사 교육, 센터 홍보활동 및 전국센터의 통합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강력범죄 피해자 임시주거 시설 및 정신과 심리치료를 위한 스마일센터를 법무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사)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의 이용우 회장은 범죄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활동은 많은 데 비해, 피해자를 위한 방안이 부족함에 모순을 느끼고 활동을 시작했다. 범죄자를 위한 예산은 2,040억 원인데 피해자를 위한 예산은 37억 원이었던 과거의 재정상황을 들어보면 범죄 피해자를 위한 제도가 미비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용우 회장은 관청이 피해자를 대신해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를 위한 제도의 시급함을 느꼈다. 그는 2009년 9월, 공청회를 열어 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남은 삶을 고통 속에 살아가는 처지를 알리고 범죄피해자보호기금법안의 재원확보 등 입법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 회장은 범죄자들이 낸 범칙금이 한해 평균 1조 5,000억 원인데 그 중 3%를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으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피해자들의 실상을 깊이 알지 못했던 의원들은 공청회를 통해 문제점을 크게 깨닫고 범칙금의 4%를 범죄피해자를 위한 기금으로 하는 기금법을 제정, 공포 시행했다.

 

 

직접 나서 이뤄낸 한인 피해자들의 권리 보장

 

다양한 범죄 사례를 지켜봐온 이용우 회장은 해외여행 시 가입하는 여행자보험에는 범죄로 인한 피해 보상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도 적용되지 않는다.

이 회장은 관광객으로 외국에 나가면 범죄에 더 많이 노출되지만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음에 답답함을 느꼈다. 그는 제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미국 유타 솔트레이크에서 열린 제 36차 NOVA ‘범죄 피해자를 위한 워크숍’에 참여했다. 미국의 범죄피해자지원기구 NOVA(National Organization for Victim Assistance)는 미국 내 5,500개의 산하단체를 확보하고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 지원 등의 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로, 이 회장은 NOVA의 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외국에서의 범죄피해로부터 피해자들이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논의 했다.

그리고 2010년 11월 (사)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와 미국의 NOVA는 ‘범죄 피해자 보호·지원을 위한 상호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의 협약 체결로 한국인이 미국 내 NOVA가 있는 지역에서 범죄피해를 당할 경우 경제·의료적 지원, 신변 보호 등에 있어 자국민에 준하는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미국인도 마찬가지의 혜택을 받는다. 아울러 2011년 10월 24일 일본 전국범죄피해자연합회와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한 연합회는 각 지역별 센터 연락처와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가이드북으로 제작해 국내 공항과 미국의 주마다 배포한다.

이 회장은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줄 수 없는 부분을 나와 연합회가 직접 해내겠다”며 지금까지 터가 닦이지 않은 범죄 피해자들의 인권 보호에 앞장서 보다 나은 사회로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

이용우 회장은 (사)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의 전국 58개 센터에서 매일 피해자를 지원한 내용을 집계하고 의견 교류할 수 있도록 통합 시스템을 개선해 올해는 연합회의 내실을 다지는 시기로 만들고자 한다.

아울러 그는 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활성화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피해자를 위한 상담 전문가 과정을 만들어 전문 상담사를 많이 육성할 예정이다.

이용우 회장이 인권 보호와 함께 선진화된 문화가 정착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바로 ‘소통’이다. 그는 전국 검찰청과 피해자지원센터에서 한해 평균 1만 6,000여건, 약 100만여 명의 피해자와 피고소인들이 형사사건 조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격한 감정을 해소하고 서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한다. 이용우 회장은 "이제 정부의 협조를 넘어 국민들이 범죄 피해자에게도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며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앞으로 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에도 힘을 실어 달라"고 요청했다.

“소통만이 온 국민이 화합하고 올바른 인권 문화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이라는 이용우 회장의 말대로 새해에는 대한민국 모든 범죄피해자의 인권이 희망으로 변모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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