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표준시의 기점, 그리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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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 3, 2, 1. 모두가 환호하는 2012년을 시작하는 자정의 시각. 전 세계인이 다함께 환호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글쎄. 시차, 경도가 나눠놓은 시간의 차이로 우리의 환호는 말 그래도 파도타기 시간차환호. 세계는 국제표준시간을 기준으로 경도에 따라 시차가 존재하는데 이 기준이 되는 곳이 바로 ‘그리니치 천문대’이다. 세계인 모두가 같은 시간 카운트다운을 외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궁금하기는 하다. 경도 0.00의 그곳,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선 하나를 두고 시차를 넘나드는 짜릿함이.

정보제공 / 영국관광청
이민정 기자 meua88@

 

 

세계 동서의 중심을 넘나드는 즐거움
그리니치 천문대는 1675년 찰스 2세가 천문항해술을 연구하고자 런던 교외 그리니치에 설립해 당시 명칭은 왕
립 그리니치 천문대였고 초대대장은 J.플램스티드(J. Flamsteed)였다. 설립 초기에는 영국의 천문학자들이 태양·달·행성 등의 위치를 측정하는데 기준으로 삼으며 그리니치 천문대는 많은 공적을 남겼다. 그리고 1884년 워싱턴국제회의에서 그리니치 천문대의 자오선을 본초자오선으로 지정함으로써 이곳은 지구의 경도 그 원점이 됐다. 즉 이 본초자오선을 기준으로 지구의 동서가 나뉘게 된 것이다. ‘Greenwich Mean Time’의 약자인 GMT라는 용어가 세계 각지의 시간을 쓸 때 사용되는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1930년대에 런던 시가지가 스모그 등의 공해가 심해지면서 관측이 어렵다고 판단, 1945년 그리니치 남쪽 서섹스州 허스트몬슈로 이전돼 지금은 천문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그리니치 천문대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런던의 유명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전 세계 시간의 기준이 되는 이곳 그리니치 천문대는 런던 지하철 2존에 위치해있는데 런던 도심과는 약간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적한 모습의 낯선 런던거리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역에서 내리면 보이는 ‘Royal Observatory’라고 적힌 표지판을 따라 가면 되는데 해발 47m에 있어 약간의 구릉지로 올라가야 한다. 가볍게 언덕길을 산책하는 오르다보면 그리니치 천문대에 이른다.
천문대의 입구에는 시계가 걸려있는데 독특하게도 이 시계는 보통의 12시간까지가 아닌 24시간짜리로 독특함이 엿보인다.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앞서 말한 본초자오선이 있는데 지구의 동서를 오가면서 시차를 넘나드는 즐거움을 경험하고자하는 관광객들로 분주하다. 이렇듯 그리니치 천문대는 그 역할을 잃었음에도 경도 0.00에 와있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져다준다. 더불어 이곳은 런던 시가지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많은 이들의 발길을 모으며 런던 외곽에서 느끼는 여유와 한적한 분위기 때문에 한번쯤 와볼만한 곳이기도 하다.

 


런던 속 드넓은 정원에서 찾은 여유

그리니치 파크는 런던에 있는 영국 왕립 공원 중 하나로 1433년에 개장했다. 면적은 0.7㎢ 정도이며 그리니치 세계 유산의 일부이다. 게다가 앞서 소개한 그리니치 천문대가 자리한 공원이기도 하다. 천문대가 우뚝 솟은 언덕 아래에 펼쳐진 잔디밭은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그래서 이곳은 관광객들은 물론 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훌륭한 휴식처가 돼준다. 그러다보니 날씨가 좋은 날은 잔디밭 곳곳에 자유로이 앉거나 누워서 여유를 찾는 이들을 종종 보게 된다.
영국은 조경과 화훼 산업이 발전한 나라인 만큼 취미 1순위 역시 Gardening(가드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서든 멋지게 정원을 가꾸어 놓은 것을 볼 수가 있는데 그리니치 파크 역시 조경이 잘 돼있어 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 중 하나이다. 영국의 공원들이 대체로 그렇듯 그리니치 파크 역시 오래전부터 있었던 공원이라 크고 고목의 나무들이 가득하다. 그리니치 파크에는 특히 밤나무가 많은데 그 울창한 가로수 사이를 지나다보면 잔디밭에서 느끼던 것과는 또 다른 여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 혹독했던 겨울이 지나면 여기저기 꽃들이 만발하는데 장미의 계절 6월에는 로즈가든에 가볼 것을 적극 권하는 바이다.

 

활기찬 시장거리, 오감을 만족시키다
주말에 그리니치를 갔다면 이곳에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바로 그리니치 마켓. 시장다운 활기찬 모습이 보고 싶다면 주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원래는 생선도매시장이었지만 1985년부터는 예술품과 공예품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앤티크&빈티지, 주말에는 각종 디자인 제품과 공예품을 파는 노점이 장을 이룬다. 생선도매시장이었다는 것을 새카맣게 잊을 만큼 지금의 그리니치 마켓은 다양한 디자인 상품들로 가득하다. 특히 곳곳에 진열된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마켓 주변에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은 여행으로 쌓인 피로를 잊기에 안성맞춤이다. 여러 음식점들 가운데 눈에 띠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돈가스, 덴뿌라(てんぷら), 제육덮밥, 두루치기 등 한국인과 일본인에게 익숙한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다. 찾아간다면 런던 거리에서 우리나라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짜지만 알차다, 런던의 무료입장 박물관

①해양박물관(National Maritime Museum)
관련 사이트 : http://www.nmm.ac.uk
영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립 해양박물관은 해양 미술관(Maritime Galleries), 왕립 천문대 그리니치(Royal Observatory), 퀸즈 하우스(Queen's House)로 구성돼있다. 약 200만 점의 수집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를 주름잡았던 영국의 해양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그리니치 천문대와 더불어 퀸즈 하우스 역시 유명한데 영국에 최초로 세워진 고전 양식의 건물로 알려져 있다. 화려한 천장 장식뿐만 아니라 채색이나 섬세한 문양의 대리석 바닥 등을 통해 당시의 화려함을 엿볼 수 있다.

②대영박물관(British Museum)
관련 사이트 : http://www.britishmuseum.org
18세기 중반 개관 당시부터 지금까지 무료로 입장하도록 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문화, 역사를 총망라한 세계최고의 국립박물관으로 꼽힌다. 연간 약 6백만 명의 관람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으며 1810년 이전까지는 사전허가제를 거쳐야 입장이 가능했지만 이 제도가 폐지된 후로는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됐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수집한 전시품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19세기 초부터는 지속적으로 시설을 확장하게 됐으며 1885년에는 자연 부분을 ‘자연사 박물관’으로 독립시켜 오늘날 세계 제일의 박물관으로 우뚝 서게 됐다.

③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
관련 사이트 : http://www.vam.ac.uk/index.html
세계적 장식예술 박물관으로 사우스 켄싱턴(South Kensington) 박물관, 베스널 그린(Bethnal Green) 어린이 박물관, 기록보관소 등으로 구성됐다. 1857년 문을 연 이곳은 개관 당시 빅토리아 여왕이 주춧돌을 놓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여왕과 남편인 앨버트 공의 이름을 따서 이름이 붙여지게 됐다. 2009년 도자기관과 르네상스관을 새로 여는 등 박물관은 계속 확장되고 있으며 세계 전 지역에서 온 장신구, 도자기, 가구, 그림, 사진 등 450만 개의 전시품이 소장돼있다. 1992년부터는 한국관도 설치됐으며 특히 140개가 넘는 갤러리 중 복제조각실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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