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울트라북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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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북의 등장은 혁신이다. 노트북과 견줄만한 성능에 넷북보다 가벼운 휴대성을 가진 차세대 휴대용 컴퓨터 울트라북은 대만의 컴퓨터 제조업체 에이서(ACER)에서 최초로 출시했다. 애플의 맥북 에어에 대적하기 위해 탄생한 울트라북은 점차 휴대용 컴퓨터의 차세대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국내외 컴퓨터 제조업체에서 잇따라 발매하는 울트라북의 장·단점을 알아보자.

포터블 디지털 디바이스의 변천사

휴대용 전자기기의 흐름은 초창기의 휴대성에서 성능, 가격, 디자인으로 점차 선택의 범위가 넓어져 왔다. 1979년에 세상을 놀라게 한 최초의 휴대용 음악재생기기인 SONY의 ‘WALKMAN’이 그랬고, 1981년에 등장한 최초의 노트북 ‘OSBORNE 1’ 역시 마찬가지였다. ‘WALKMAN’의 출시는 세계 각국의 전자제품 제조회사들이 앞다퉈 휴대용 기기를 만들어 경쟁체제를 구축하게 만들었고, 곧 제품의 경쟁력은 성능과 가격으로 확장돼 갔다. 소비자의 선택의 폭은 넓어졌고 제조업체들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소비자의 니즈(needs)를 파악하고 신제품 출시의 주기를 점점 줄여갔다.

기술이 발전하고 전자기기의 부품들이 소형화, 경량화가 진행돼 가격은 저렴해졌다. 모든 제품들이 상향평준화되며 성능 이상의 경쟁력이 필요해진 기업들은 디자인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이한 형태의 제품들은 오래가지 못했고, 무난하면서도 시선을 끄는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이 주목받게 됐다. 오디오기기의 명가 뱅 앤 올룹슨(Bang & Olufsen) 등 몇몇 기업들은 해당 시장에서 그들만의 스타일을 완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전자기기가 성능만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시대가 저물어 갔다.


디자인 혁명, 애플의 뒤를 이어

2008년 세계적인 기업 애플이 선보인 ‘맥북에어’는 혁명이었다. 고(故) 스티브 잡스가 황갈색의 서류봉투에서 노트북을 꺼냈을 때 세계는 열광했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노트북’이라고 소개된 이 제품은 다른 노트북을 초라해 보이게 만들었다. 애플의 장·단점이자 고유한 특성인 폐쇄성 덕분에 타 기기와의 호환, 기기 자체의 성능은 최고가 아니었지만 ‘디자인’만큼은 최고였다.

전자제품의 디자인 혁명은 곧 여타 기업들을 긴장하게 만들었고, 이전까지 외관보다 성능에 치중했던 노트북 업계의 판도는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휴대성을 저해하는 ODD 등 부피를 차지하는 파츠가 외장형으로 분리되고, 절전형 설계로 배터리의 무게도 줄였다. 저장장치 또한 일반 HDD보다 약 20% 가볍고 성능이 크게 향상되는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를 장착했다. 13.3인치 크기의 울트라북의 평균 무게는 1.3Kg. 라이트 유저를 위한 ‘넷북’과 불과 100~200g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넷북보다 뛰어난 성능에 노트북보다 가벼운 휴대성을 더한 울트라북의 시장 점유율은 무섭게 상승할 전망이다.

울트라북이 휴대용 컴퓨터의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을 예견한 많은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울트라북 생산에 뛰어들었다. 국내에 가장 먼저 울트라북을 출시한 Acer, 빠른 충전속도와 뛰어난 발열 제어기능을 갖춘 레노버, 최대 9mm에 불과한 두께와 오디오 전문업체와의 협력생산으로 음질 향상을 주무기로 내세운 아수스 등 소비자의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 삼보 등 국내 제조업체들도 울트라북 생산을 위해 나섰다. 자체생산보다 주문자상표 부착방식(OEM)을 채택한 이들 업체는 외산 브랜드와 비슷한 성능을 유지하면서 외관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LG 첫 울트라북 ‘Z330’ 시리즈

국내 업체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LG전자는 첫 울트라북 Z330을 출시하며 타사 울트라북과의 차별점으로 ‘내로우베젤’을 내세웠다. 디스플레이를 감싸고 있는 테두리 부분을 아주 얇게 만들어 상대적으로 화면을 크게 보이게 하고 노트북의 전체 크기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실제로 13.3인치 화면을 채택한 Z330의 크기는 여느 12인치 노트북의 크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크기를 줄이며 무게 역시 1.21Kg으로 어댑터를 포함해도 1.5Kg을 넘지 않는다. 다만 화각이 좁은 TN 패널을 사용한 것과 배터리 용량이 3셀이라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무게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버린 것이 아닐까 싶다.


 

 

Simple is best, 레노버 ideapad ‘U300s’

초창기의 노트북에 비하면 많은 것이 사라졌다. 무게는 최초의 랩탑 컴퓨터 ‘PC convertible’의 무게(5.4Kg)의 25% 수준이며, usb 3.0 포트와 hdmi 단자 등 외부에 노출되는 부분 역시 최소화했다. 인텔 CPU를 사용하는 제품에는 피할 수 없이 따라오는 로고 스티커조차 제품 하단에 레이저 각인으로 숨겼다. 덕분에 매우 간결해 보이는 외관은 합격이지만 sd카드 리더기가 없는 것은 단점이다. 한국인의 타이핑 성향에 맞지 않게 작은 오른쪽 shift 키 역시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인텔의 고성능 i7-2세대 CPU를 장착했지만 램(RAM)의 용량이 4Gb에 그친 것은 확장이 불가능해서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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