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국민경선, 정치개혁 이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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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야권 통합의 야심찬 슬로건으로 출범한 민주통합당의 경선에 국민 선거인단 참여가 결정됐다. 현 정권을 쇄신하고자 지도부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에 70%의 시민과 당비당원의 참여를 발표하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에 따르면 지난 7일 마감한 선거인단 접수 결과 약 65만명의 시민이 참여해 대의원 2만 1,000명, 당비 당원 12만 7,920명 등 총 79만 2,27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당 사상 최대 규모의 선거인단으로 당초 예상한 25만~30만명의 3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 투표로 결정되는 정당 지도자

민주통합당의 지도부는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이번 경선을 통해 1명의 당대표와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며 선출직 외에 원내대표 1명과 지역·노동·여성·청년을 대표하는 지명직 최고위원이 각 1명씩 할당된다. 민주통합당은 기존의 정당으로는 2012년 총선 및 대선에서 야권의 승리를 확신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구태의연한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정치·정당의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바람을 안고 있기도 하다.

지역별 선거인단은 신청 지역이 파악된 일반인 57만 5,148명 중 서울이 20만 1,937명으로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경기도 11만 6,128명, 인천 2만 3,493명 등 수도권 인원이 59.4%의 비율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전남 5만 1,036명, 광주 4만 30명, 전북 3만 9,428명 등 호남이 22.7%로 뒤를 이었고 영남 지역이 9.7%를 기록했다.

시민 선거인단 중 88.4%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투표를 신청했고 나머지 11.6%는 현장투표를 신청했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에 실패하더라도 현장 투표가 가능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민주통합당은 원래 9일부터 사흘간 모바일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선거인단이 크게 늘자 기간을 14일까지 연장했다. 대의원 선거인단은 모두 현장투표로 참여해야 한다.

시민 선거인단과 함께 경선 투표에 참여하는 당원은 민주당에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하고 있는 정식 당원이다. 65만 시민과 함께 당대표 선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당원들의 표심 역시 그 행방이 묘연하다. 정당 간의 경쟁이 아니라 당 내부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만큼 후보자들은 자신들을 지켜보는 국민과 그들을 지지하는 당원까지 내외적으로 정당과 정치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내세워 민심을 얻어야 할 것이다.

 

30~40대 선거인단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민주통합당의 2012년 첫 전당대회는 시민 선거인단의 모바일 투표 결과와 함께 선거인단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30~40대 투표권자의 표심이 후보의 당락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 참여자가 65만명에 이르러 조작이 사실상 불가능해 경선 결과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9명의 경선 후보자들은 뭉치표를 가지고 있는 시민단체 등과 연대감을 조성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유력한 당선 후보자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당선을 위한 물밑작업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명숙, 박영선, 문성근, 박지원 후보 등은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의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에 출연해 각자의 의견과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적아(敵我)를 구분하기 힘든 방송에서 출연진과의 입담 대결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각 후보자들은 저마다의 공약을 내세우며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9명 후보의 공통된 약속은 30~40대 기득권 세대의 적극적인 의사 표시와 정치 참여에 대한 의지를 받아들여 ‘젊은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나며 단순한 불만 표시로 치부할 수 없게 된 국민의 언행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과 대표가 절실하다.

시민 및 당원의 투표 결과는 14일 투표가 끝나면 미집계 상태로 USB 메모리에 담겨 참관인의 감시 하에 보관된다. 15일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의 투표가 끝나면 함께 집계해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민주통합당의 경선으로 얼마 남지 않은 총선과 대선의 판도가 어떻게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 정권에 대한 평가와 책임 이어받을 대표가 필요하다

한 정권의 정치적 행보를 평가하는 것은 다음 정권에서 해야 할 일이다. 시간이 지나야 사건이 역사가 되듯, 그들이 옳은 길을 가고 있는지 지켜보는 것이 현재의 국민들이 수행해야 할 의무이자 권리다. 사회적으로 입지가 좋지 못한 정치인을 선택하는 것보다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무관심이 고인 물을 더욱 썩게 만든다. 어제의 일을 반성하고 오늘의 일은 의무를 다하고 내일의 일에 약속을 지키는 것이 현 정권에 가장 필요한 원칙이 아닐까? 민주통합당의 차기 당대표에 서는 후보자는 ‘현재에 대한 책임’이라는 무거운 짐을 안고 시작해야 하는 어려운 길을 가야 한다. 미래의 그가 쓰러지지 않고 짐을 무사히 내려놓기를 바란다.


* 후보자 명단과 대표공약

기호 1번 한명숙(67) 민주통합당 소속
국가의 역할, 기회의 균형, 정의와 공평이 살아 있는 미래 행복국가 건설

기호 2번 이학영(59) 희망제작소 이사, 진보통합시민회의 대표상임의장
시민운동 단일후보, 시민의 뜻을 받들어 한미 FTA 폐기와 전면 재협상에 주력

기호 3번 이인영(47) 민주당 최고위원, 야권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을 바꾸는 젊은 정당을 위한 약속,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공천혁명

기호 4번 이강래(58) 국회의원
2040이 함께하는 젊은 정당 건설, 계파정치 철폐 및 공정·투명한 경선관리

기호 5번 박용진(40) 시민당
노동과 복지를 국정현안 우선과제로, MB악법과 악정 개정·폐기하겠다

기호 6번 박영선(51)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국민공천예비선거제 도입, 99% 서민과 중산층 위한 경제민주화·재벌개혁

기호 7번 문성근(58) 시민당, 국민의 명령 대표
약속 지키는 정당, 정당 혁신으로 시민정당·젊은정당·전국정당 건설

기호 8번 박지원(69) 국회의원, 국회운영위원회 위원
수권을 위한 믿을 수 있는 새로운 변화를 기조로 민주복지국가 건설

기호 9번 김부겸(53) 국회의원, 국회 저출산고령화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3대 원칙·12대 정책의 경제민주화로 양극화·실업·비정규직 문제 근원적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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