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경 ”THE KIM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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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이라면 밥 한 공기에 김치만 있어도 허기를 속일 수 있을 것이다. 민족 고유의 전통음식이자 누구나 즐겨 먹는 김치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모델 홍진경 씨가 어머니의 손맛을 가득 담은 김치를 내놓았다. 모델 홍진경이 아닌 ‘주식회사 홍진경’의 대표 홍진경 씨는 김치를 담그는 어머니 김민정 씨의 솜씨가 좋아서 시작하게 된 소규모 사업 ‘더김치’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영광스러울 뿐이라고 한다. 김치에 이어 만두와 죽, 샐러드까지 식품사업가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환용 기자 maddenflower@gmail.com
 

한국적인 맛, 어머니의 손맛

한국의 대표음식 김치는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한민족 고유의 전통 중 하나다. ‘채소를 소금물에 절인다’는 뜻의 침채(沈菜)가 발음의 변화로 ‘딤채’로 바뀌었고 오늘의 ‘김치’가 됐다. 처음에는 무를 주원료로 한 동치미, 장아찌 등 채소류의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단순히 소금에 절이는 정도였다. 이후 조선시대 중반에 배추와 고추가 유입되면서 고춧가루와 각종 젓갈 등의 양념을 첨가해 만드는 현재의 김치 형태가 자리를 잡게 됐다. 
 
재료에 따라, 지역에 따라, 시기에 따라 수백 가지 종류로 나뉘지만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매일 밥상에 올리는 것은 배추김치다. 평소 어머니가 담근 김치를 맛있게 먹던 홍진경 씨는 어머니의 김치 맛이 전국적일 것이라는 생각에 소규모로 김치 사업을 시작했다. 단순히 연예인의 이름을 빌려 유명세를 등에 업은 상품이 아니었다. 홍 대표의 어머니가 직접 내놓은 레시피 그대로 담근 김치는 곧 맛을 무기로 전국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젓갈과 고춧가루는 국산을 사용하고 화학 조미료와 설탕을 넣지 않아 깨끗한 맛이 장점이다. 또한 담백하고 깊은 맛을 내기 위해 물 대신 다시마, 양파, 무, 노가리 등을 넣고 끓인 노가리 육수를 사용했다. 2005년 첫 선을 보인 ‘더김치’는 CJ홈쇼핑 히트상품 9위에 오른다.
 
 

연예인의 이름을 딴 브랜드는 레스토랑부터 대형 식당체인까지 다양한 형태로 성업 중이다. 하지만 식품업계만큼 품질관리가 중요한 분야에서 장수하는 연예인 브랜드는 흔치 않다. 처음 모델 홍진경 씨가 ‘김치 사업’을 한다는 소식이 관심을 끌었지만 정작 유명세를 탄 것은 홍씨 어머니의 손맛과 ‘더김치’의 품질이었다. 직접 재료의 산지를 찾아 좋은 재료를 고르고 골라 사용하는 홍진경씨 모녀의 김치에 대한 정성이 놀랍다.
 
아무리 유명한 연예인이 모델로 앞장선다 해도 제품의 품질이 좋지 못하다면 소비자들은 발길을 돌리게 마련이다. 2010년 런칭 5주년을 맞은 ‘더김치’는 CJ오쇼핑 오전·오후 총 2시간의 판매시간 동안 총 30,000세트 이상을 판매해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때까지 매출액은 약 330억원. 이쯤 되면 브랜드 이미지와 관계없이 품질만으로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봐도 좋겠다. 당시 CJ홈쇼핑의 식품담당 MD는 “최근 4년간 ‘더김치’의 재구매율이 가장 높았다”며 17만명 이상이 두 번 이상 구매했다고 전했다. 이름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재료 구매부터 포장·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관장하며 품질 관리를 하는 덕분이다. 

참살이를 위한 식품 개발에 주력

‘더김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김치 뿐 아니라 다른 식품들도 볼 수 있다. 참살이 열풍 속에서 더 좋은 식품을 공급하고자 개발한 제품은 만두, 죽, 장, 샐러드 등 여러 가지다. 이 식품들 역시 화학 조미료를 일절 넣지 않고 국내산 재료를 사용해 소비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간식으로 인기가 높은 ‘더만두’는 ‘더김치’의 성공적인 런칭에 힘입어 2005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작년까지 온라인 쇼핑몰과 편의점에서 판매하다가 올해 상반기부터 대형할인매장에도 공급을 시작했다. 편의점에서만 연간 60만개가 팔려나갈 정도로 매출 호조를 보이는 ‘더만두’는 만두의 계절 겨울이 다가오며 유통경로를 더 확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당당히 이름을 내건 자부심

홍진경 씨의 첫 시작은 ‘웰컴’이란 이름의 회사였다. 홍씨의 어머니는 딸의 설득으로 보조 2명과 함께 배추김치와 총각김치를 담갔고 홍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김치를 팔았다. 하루 10세트도 팔리지 않던 ‘더김치’는 연예인의 후광이 아니라 깨끗하고 고소한 맛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브랜드의 홍보와 책임감을 동시에 짊어지기 위해 이듬해 법인명을 ‘주식회사 홍진경’으로 바꿨다. 마케팅이 좀더 수월해지는 이점도 있지만, 행여 잡음이 생기면 모델 출신의 연예인에게 커다란 타격을 줄 수도 있는 위험성도 가지고 있었다.
 
홍진경 씨는 진지한 사업가로 변모했다. 홈쇼핑 홍보를 위해 스튜디오 청소를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나가던 임원이 홍씨를 알아보고 기회를 줬고 기회는 성공의 교두보가 됐다. 현재 6종의 김치와 8종의 만두, 9종의 죽과 된장, 샐러드를 판매하는 ‘주식회사 홍진경’은 지난해 18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목표는 220억원이다. 이름만을 내걸고 인기에 편승하려 했다면 결코 오르지 못했을 성공 가도에 오른 홍진경 씨는 앞으로도 스스로 ‘얼굴 마담’이 아닌 경영인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갈고 닦겠다고 다짐했다. 문득 추운 겨울밤 출출할 때 잘 익은 배추김치 한 점 얹은 만두를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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