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LTE, 아직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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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부터 각 통신사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LTE(롱텀에볼루션)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불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SKT와 LG U+ 등 2개 통신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LTE 서비스의 통신망은 현재 서울과 경기 일부, 전국 광역시 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KT는 기존 2G 이용자와 계약 해지 문제로 아직 LTE 서비스를 시행하지 않고 4G 와이브로를 서비스하고 있다. 
 
SKT의 경우 올해까지 서울 25개 구 약 8,300개의 LTE 망을 설치했고 2013년까지 전국 82개 도시로 구축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LG U+는 9월 현재 수도권과 6대 광역시에 LTE 망을 구축했고 2012년 6월까지 세계 최초로 전국망을 형성할 것이라고 했다. 12월 현재 LTE 휴대폰을 구입한다 해도 사는 곳이 도서지역이라면 SKT의 경우 2013년까지는 비싼 요금을 내고도 서비스를 받지 못할 수 있다.
 
또한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서비스 사용 가능 지역인데도 연결이 잘 되지 않아 휴대폰을 구입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해지하는 사람도 있다. LTE 휴대폰의 경우 4G 통신망을 수신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3G 통신망으로 변경하도록 설정돼 있다. 하지만 4G를 수신해도 통화가 안되거나 데이터 통신이 불통되는 등의 문제가 속속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LTE 휴대폰 사용자 중 일부는 아예 4G 사용을 중단하고 3G만 사용하도록 설정한 이용자도 있다. 일반 스마트폰 요금제와 큰 차이는 없으나, 주된 홍보 방향인 LTE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기회비용의 손실이 큰 편이다. 
 
하지만 두 통신사의 LTE 휴대폰 판매는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1월에 9만원이 넘는 요금을 내며 LTE 휴대폰으로 교체한 직장인 윤모씨는 “알고보니 내가 사는 목포에는 LTE 망이 깔려있지도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휴대폰 대리점에서 추천받아 최신형 스마트폰을 구입했지만 비싼 요금만큼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제조업체 외에도 HTC, 모토로라 등 해외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LTE 휴대폰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단일제품 제조로 유명한 RIM은 LTE 서비스를 지원하는 태블릿 pc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제품들 역시 현재 서울 및 주요 수도권 도시가 아니면 100%의 성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신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통신사와 제조사에 혼재하고 있다. 굴지의 휴대폰 제조업체 삼성전자의 경우 3월 ‘갤럭시S2’를 출시하고 뒤이어 ‘갤럭시S2 LTE’와 ‘갤럭시S2 HD LTE’를 공개했다. 최소 2년의 약정기간을 가지는 스마트폰이 몇 개월 단위로 새로운 제품이 출시돼 기존 제품의 사용자들은 허탈해질 수밖에 없다. 최신 휴대폰이라는 광고를 믿고 휴대폰을 구입하지만 한두 달이 지나면 구형이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하지만 ‘최신 전자제품을 사려면 죽기 직전에 사라’는 속설처럼 전자제품의 세대교체는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소프트웨어 문제는 휴대폰 OS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해결할 수 있고 하드웨어 역시 수치의 상승은 있지만 쉽게 체감할 정도로 큰 폭으로 벌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제품 출시의 주기가 점점 빨라지며 소비자들의 원망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007년 처음 발표된 애플 社의 ‘아이폰’은 다른 하드웨어와의 호환을 거부하면서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폰’은 매년 신제품을 하나씩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른 휴대폰 제조업체가 달마다 성능이 향상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해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번 해에 새로 출시된 ‘아이폰 4S’의 경우 신제품의 출시 및 발표가 한 템포 늦춰지기는 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이폰 4’의 발표 때와 다름없이 애플에 환호했다. 제품 발표가 늦은 원인에 대해 사람들은 최근의 추세인 LTE 기능 때문이라고 예상했지만 LTE 기능은 포함되지 않았다. 세계적으로도 LTE 통신망은 국지적이기 때문에 혹자는 애플이 LTE 통신망이 전국으로 확대될 때까지 LTE 기능을 추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4G LTE, 진정한 4G가 아니라고?

LTE 서비스를 홍보하는 통신사의 가장 많은 홍보문구는 ‘4G LTE’다. 하지만 엄연히 따져보면 현재 사용 가능한 LTE는 ‘pre-4G’로서 진정한 4G 서비스라고 할 수 없다. 지난 2008년?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국제 전기통신 연합)에서 4세대 이동통신 규격을 정의하며 저속 이동 시 1Gbps, 고속 이동 시 100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국내 및 해외에 적용된 LTE는 엄밀히 말해 4세대 이동통신 규격이라 할 수 없다. 또한 당시 ITU는 4세대 이동통신 규격의 선정 후보로 LTE를 개선한 ‘LTE-Advanced’와 와이브로를 개선한?‘와이브로-에볼루션’(Wibro-Evolution, 와이맥스2)을 언급한 바 있다.
 
그래도 LTE와 와이브로는 기존 3G 규격에 비해 기술적으로 상당히 발전한 규격인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LTE와 와이브로는 ‘pre-4G’ 혹은 ‘3.9세대’로, 진정한 4G 규격은 각각이 발전한 LTE-Advanced와 와이브로-에볼루션(와이맥스2)으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였다. 그런데?2010년 12월 ITU에서 LTE, 와이브로, 다른 진화한 3G 통신망(예: HSPA+) 등도 4G라고 부를 수 있다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현재 명확한 세대 구분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각국의 통신사는 이를 '4G' 라 부르고 있다.
 
LTE 서비스를 현재의 3G 휴대폰처럼 전국 어디서나 사용 가능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통신사와 판매 대리점, 그리고 소비자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지역에서는 LTE 휴대폰의 판매와 구입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개인에게 LTE 휴대폰을 판매하는 것이 법적인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원활한 서비스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소비자를 ‘베타테스터’로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환용 기자 maddenflower@epeopl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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