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더불어 올해 역시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는 단어, 바로 ‘썸’. ‘썸씽’(Something)에서 파생된 이 단어에 대해 한 백과사전은 ‘사귀는 것은 아니지만 사귀고자 관계를 가져나가는 단계를 일컫는 말’로 정의내리기도 했다. 이처럼 호감을 가진 사람들이 미묘한 감정을 주고받는 것으로 사용되는 말인 ‘썸’은 마치 불붙은 연인들의 사랑처럼 빠르게 대한민국을 활활 타오르게 만들며,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우리 생활 속으로 광범위하게 파고들고 있다.
거리를 걸을 때마다 ‘내 꺼 인 듯 내 꺼 아닌 내 꺼 같은 너’라는 노래(소유&정기고의 ‘썸’)가 흘러나오고, 서점에는 ‘우리들의 썸남 썸녀, 연애보다 뜨거운 사랑의 순간과 고민들’(이다인 저/ 데이지북) 등 ‘썸’과 관련된 서적들이 빼곡히 진열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썸’은 그저 잠깐 유행했다 지나가는 하나의 연애·문화 트렌드가 아니라, 과거에 사랑을 했던, 현재 사랑을 하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미래에 사랑을 하게 될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할 수 없는 ‘과제’로 거듭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5년 국내 첫 로맨스 영화였던 ‘오늘의 연애’는 술자리에서 쏟아질 법한 ‘썸남썸녀’ 이야기를 화두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들을 내숭없이 풀어냈다. 현우(문채원)와 진전도 없고 정리도 어려운 애매한 사이를 이어나가는 준수(이승기), 여러 남자와 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정작 사랑은 어려워하는 현우. 그들은 매일 같이 밥을 먹고 영화도 보고 손도 잡고 오피스텔 비밀번호까지 아는 영락없이 애인‘같은’ 사이지만 애인은 아니다. 그러나 가족이나 다름없는 18년 친구라고 주장하며 다니지만 그들 사이에 단지 우정만이 존재한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렇게 연인과 친구의 경계에서 갈팡질팡하며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끊임없이 밀고 당기기를 행하는 이들의 모습은 오늘날 썸과 연애를 고민하는 남녀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이렇게 다채로운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는 영화 ‘오늘의 연애’. 들었다 놓아져도 좋으니 2015년 달달한 연애에 푹 빠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내 꺼 인 듯 내 꺼 아닌 내 꺼 같은 너’를 사로잡기 위해 늦기 전에 영화 ‘오늘의 연애’ 티켓을 2장 예매하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