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Today 인터뷰] 상주사 주지도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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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상주사 주지 도연스님
사진 = 상주사 주지 도연스님

[피플투데이 정근태 기자] = 2015년 첫해가 떠오른지도 어느덧 한달여가 지나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시작과 동시에 대내외적으로 크고 작은 사고가 가득했고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았다. 우리 사회는 현재 리더의 부재와 상호간의 불신 그리고 심신의 고통으로 크게 망가져있다.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이 이 많은 갈등과 분쟁 안에 결속되어 또 다른 갈등과 분쟁을 조장하고 시대를 비난하고 있다. 스스로의 행동과 마음가짐이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우리 모두는 현 시대가 범하고 있는 오류를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럼 우린 도대체 어디서 희망의 뿌리를 찾아야 할까?
이는 형태가 없는 것으로 정확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해답을 내기가 쉽지 않겠지만 우선은 그 뿌리를 타인이 아닌 우리 스스로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사회는 이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 한명 한명의 존재와 이해관계에 의해 완성되기 때문이다. 내가 올바르면 모두가 올바른 것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가르침은 종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종교는 개인적 차원에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제공해주고, 자기반성과 성찰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삶의 만족감을 높여주는 기능을 갖고 있어 사람을 올바르게 가꾸어준다. 또한 사회적 차원으로 봐도 사회 통합, 사회 통제, 사회 변동의 기능을 겸하고 있어 앞으로 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긍정적으로 지정해준다.
현재 우리나라의 종교는 크게 기독교와 천주교 그리고 불교로 나뉘어져 있다. 이 중 불교계는 지난해부터 ‘붓다로 살자’는 결사도량을 선포하며 모든 국민의 화합과 단결, 그리고 모든 사회세력의 헌신적 참여를 유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사진 = 붓다로 살자
사진 = 붓다로 살자

붓다로 살자
붓다로 살자는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너와 내가 한 공동체이니 화합하고 더불어 살자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서로 아끼고 도와주고 보살피자는 대자대비(중생을 불쌍히 여겨 즐거움을 주고 괴로움을 덜어 주려는 부처나 보살의 마음)의 실천을 통해 현재 많은 고통과 번민 속에 괴로워하는 이들을 돕자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불교계는 도법 스님을 중심으로 ‘붓다로 살자’는 뜻을 전파하는데 힘쓰고 있는데 최근 ‘붓다로 살자’ 결사도량을 선포한 곳이 바로 상주사다.
상주사는 조계사, 국제선센터, 법륜사, 금정사가 결사도량을 선포한데 이어 다섯 번째 사찰로 전북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지난해 11월 상주사(주지 도연스님)는 200여명의 사부대중과 함께 ‘붓다로 살자 결사도량’을 선포식을 가졌다. 도연스님은 이 날 “오늘 점안대법회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관세음보살님과 같은 대자대비심으로 모든 중생을 구제할 것을 다짐하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며 “조실이신 태공 월주 스님께서 일찍이 주창하셨던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이 바로 관세음보살님의 대자대비를 몸소 실천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제대로 갖추어진 것이 없습니다만 생활불교·대중불교·지성불교를 구현하기 위한 끊임없는 고민을 통해 산중의 불교에서 민중속의 불교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지도연스님은 붓다로 살겠다는 보살행을 위해 △월1회 이상 법회에 참석합니다. △에너지를 절약합니다. △삼소식을 통해 밥상은 소박하게 차리고 음식은 남기지 않겠습니다. △삼귀의와 오계를 지킵니다. △밝은 미소로 사람을 대합니다. △남의 말을 경청하고 진실되고 따뜻한 말을 하겠습니다. △이웃과 인사하며 마을 공동체를 따뜻하게 가꾸겠습니다. △이웃을 위해서 기도합니다의 8가지 생활 청규를 제정해, 일상에서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연스님은 ‘붓다로 살자’는 뜻을 실천하는 것은 물론 전파에도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도연스님은 “성현의 가르침이 위대하지만 그 가르침을 우리생활, 대중생활에 접목시키지 못한다면 성현이 이 땅에 출한 의미가 있겠느냐”며, 종교를 전파하는 이들 스스로가 성현의 가르침을 따르고 행동하는 것은 물론 이 시대의 참된 지표를 제시하고 많은 이들에게 양심이라는 씨앗을 심어주는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진 = 희망프로젝트
사진 = 희망프로젝트

상주사 지주 도연스님이 말하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 “본분사”
도연스님은 2014년 한 해를 두고 “참으로 슬프고 고통스러우며 안타까운 현실이다”라고 평하며 인간의 독선적인 이기심으로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천지동근이요 일체만물’이라는 성현의 말씀을 예로 들며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점지해 주었다.
천지동근이요 일체만물이라는 가르침은 우리 모두가 한 몸, 한 뿌리로 이루어진 것을 의미하는데 현재 우리 사회는 ‘나만 잘 살면 되지, 남의 행복과 불행이 나랑 큰 상관이 있는가’라는 오만과 편견으로 뭉쳐져 현실에 법과 상식을 무너트리고 있다는 것이다.
도연스님은 “천지동근이요 일체만물의 가르침으로 우리 중생들이 너와 내가 둘이 아닌 한 공동체고, 이 공동체를 아름답게 꽃 피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통과 화합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도연스님은 이 뜻을 행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본분사’를 꼽았다. 본분사란 본래사(本來事)와 같은 뜻으로 자기의 본분을 찾는 일을 말한다.
도연스님은 “본분이란 본래면목을 말한다. 남편은 남편의 본래면목이 있고 부인은 부인의 본분이 있다. 학생과 선생님, 성직자, 사회지도층 등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본분이 존재하는데 현재 우리는 이것을 망각하며 살고 있다. 자기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는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본분사를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이 사회의 도덕과 윤리를 고취시키는데 본분사를 회복시키는 수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회 지도층이 본분사를 망각하고 갖은 죄악을 지어서 이 사회의 병폐가 만들어졌다며 성직자와 정치인 등 사회 각층 지도자들의 자기성찰을 요구했다.

사진 = 상주사
사진 = 상주사

은현동시(隱現同時)하고 내외막이(內外莫異)하라
한편, 도연스님은 상주사의 명칭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전하며 자신의 본분사를 설명했다.
도연스님은 “본래 상주사는 설립 당시 ‘윗상’과 ‘머물주’로 혼합된 ‘上駐社’라는 이름으로 쓰였는데 공민왕이 상주사를 찾아 당시 스님들에게 위에서 머물지 말고 나라를 받치는 성직자가 되라는 의미에서 ‘윗상’과 ‘기둥주’로 혼합된 ‘上柱社’로 명을 바꾸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상주사에 머무는 동안 나라를 받치는 본분을 다하는 이가 되겠다고 말했다.
도연스님은 이를 위해 초발심자경문에 나오는 가르침 중 하나인 ‘은현동시하고 내외막이하라’는 뜻을 받들어 하루를 지낸다고 한다. 이는 율곡이 자기 수양의 조문을 삼고자 지은 자경문에서도 볼 수 있다.
은현동시(隱現同時)하고 내외막이(內外莫異)하라는 말은 ‘비록 캄캄한 방에 혼자 있을지라도 큰 손님을 맞이한 것처럼 하고, 남이 볼 때나 안 볼 때나 한결같이 해서 안과 밖을 구별하지 말라. 마음이 깨끗하면 선신이 보호하고, 여색을 생각하면 하늘이 용납하지 않으리라. 선신이 보호하면 험한 곳에 있어도 어렵지 않게 되고, 하늘이 용납하지 않으면 편안한 곳에 있어도 편안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도연스님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는 제도적 장치나 사회적 시스템보다도 그 중심이 되는 인간 스스로의 양심과 본분사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진 = 상주사
사진 = 상주사

▲상주사
상주사는 백제 무왕 7년(606)에 혜공스님이 세웠다고 전해지며,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다시 고쳤고 하지만 당시 이 지역은 백제 영토였으므로 확실하지는 않다. 1362년(고려 공민왕 11) 혜근(惠勤)이 중창하며 현재 이름으로 바꿨으며 고려 말 공민왕이 이 절을 찾아 국가의 안녕을 기원했다고 전한다. 1641년(조선 인조 19) 취계(鷲溪)가 중수하고, 1762년(영조 38)에는 학봉(鶴峯)이 중수하였다. 오늘날에는 특히 나한 기도 도량으로 유명한데 그 유래가 전한다.
또한 상주사 나한전에 모셔진 16나한은 영험하다고 소문이 나 있는데 전하는 말에 의하면 순조 34년(1834)에 임피현감으로 있던 민치록 대감이, 꿈에 이상한 분들이 나타나 “우리를 높은 곳으로 옮겨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서포 바닷가에 갔더니 주인 없는 배에 16나한이 있어 이 곳으로 모셔왔다고 전한다.
한편, 지난해 5월 상주사에 위치한 목조삼세불이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21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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