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Today인터뷰] 김상수 거문오름블랙푸드육성사업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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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거문오름블랙푸드육성사업단
사진 = 거문오름블랙푸드육성사업단
[피플투데이 정근태 기자] = 인간의 음식 소비는 예부터 지금까지 스스로의 생명 유지를 위해 존재해왔다. 다만 최근에는 그 움직임이 생명 유지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현대사회의 음식 소비는 과거 허기를 채우는 음식 소비 형태에서 벗어나 먹는 기능을 넘어 음식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와 상징의 도구로 기능한다. 또한 이는 현대 소비문화와 같은 맥락을 함으로써 상업주의 속 시장논리로 확대 해석 할 수 있어 학문적가치까지 겸하고 있다.
일례로 우리는 생명 유지를 위해 스타벅스와 같은 유명 브랜드 커피 전문점에서 비싼 값을 치루며 음료를 마시는게 아니다. 본 행동은 스스로의 취향과 분위기를 전달해주는 기능 외 자신에게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있음을 나타내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한편, 외국의 유명 여배우 미란다 커가 자신의 몸매 유지 비법이라며 아사이베리 해독 주스 만드는 법을 공개한 후 아사이베리 값이 급격히 치솟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명인이 건강을 위해 섭취한다고 알려진 슈퍼푸드들은 내놓기가 무섭게 동이 나고, 이를 원료로 한 건강기능식품도 불티나게 팔린다.
이 때문에 음식 생산자들은 소비자들에게 음식, 그 이상의 것들을 보여줘야 하는 시국을 맞게 되었고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피와 땀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경제성장을 맞아 생겨난 웰빙 문화와 함께 고급스런 이미지를 상징하는 음식들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또한 각 도시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만들어진 음식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가 이와 같은 음식 산업에서 국제 경쟁력이 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 대표 관광 도시 제주도에서 국제경쟁력을 고취시킬 수 있는 식품콘텐츠를 생산해 육성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 = 제주도 거문오름
사진 = 제주도 거문오름

대한민국 슈퍼푸드를 만든다. 거문오름블랙푸드육성사업단
희망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도시 제주도의 거문오름이다. 거문오름은 2007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며 우리에게 알려졌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거문오름'의 장소적 가치와 청정 제주의 맑은 물과 공기는 현재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거문오름블랙푸드육성사업단은 이러한 자원과 흑색 농산물을 결합하여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건강과 함께 트렌드까지 겸비하고 지역경제를 발전시켜 활성화 하는데 기여함으로써 먹거리의 품위를 한 차원 높이는 한편 1, 2, 3차 산업 발전에도 커다란 공을 세우고 있다.
본 사업단의 수장인 김상수 단장은 거문오름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신청되던 2007년 2월1일 마을 이장직을 맡게 되었다. 이 때문에 그는 거문오름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면서 "당시 블랙푸드를 만들어 음식산업경쟁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우리농산물이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제주도는 밭농업이 발달되어 벼가 별로 없지만 제주도 특유의 농산물들이 건강식으로 자리 잡아 좁쌀조차도 가격이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청정지역인 거문오름의 자원을 기반으로 우수한 음식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사업이 진행될수록 잠재성 있는 자원을 적극 활용하지 못하는 실정에 안타까웠다. 생태관광자원인 '거문오름'과 '흑색 농산물' 자원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면 농촌지역의 발전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겠다고 자각하게 되었고 잉여자원의 융·복합을 통한 사업추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거문오름 인근 및 제주시 전체의 풍부한 자연생태와 관광자원을 프로그램화하여 연계 활용함으로써 다양한 테마체험을 생산하고 있고, 관광객 행태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테마관광 상품 및 프로그램 공급을 통해 지역관광 경쟁력 확보까지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 거문오름블랙푸드육성사업단(앞 열, 오른쪽에서 세번째 김상수 단장)
사진 = 거문오름블랙푸드육성사업단(앞 열, 오른쪽에서 세번째 김상수 단장)

거문오름블랙푸드육성사업단, 부가가치 창출에 승부를 건다.
김상수 단장은 거문오름블랙푸드육성사업단의 의의를 '거문'이 의미하는 신령스런 기운과 흑색농산물이 가지는 건강과 장수의 의미를 모두 담아내는 '그릇'역할이라고 소개한다. 현재 김상수 단장을 필두로 거문오름블랙푸드육성사업단은 거문오름 지구를 중심으로 산재되어 있는 자연생태 및 문화자원과 관광자원을 연결시켜주는 직접기능의 수행을 통해 관광객의 지역방문 및 체류시간을 연장시키며 제주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을 주고 있다.
김상수 단장은 "제주도로 전 세계 관광객이 방문해주시고 계시지만 그 분들께 제대로 된 상품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 이 부분은 제주도민으로서 앞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농산물을 활용한 상품은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가격은 조금 높더라도 중국산 재료를 이용하지 않고 순수 국내산 재료를 활용해서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동기를 갖게 되었고 그것이 많은 이들에게 살랑을 받고 있는 현재의 '오메기떡'이 생겨난 연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면적이 작고 인구도 62만 명밖에 안 된다. 하지만 현재 관광객은 연간 1000만 명 정도로 자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한계점을 넘어섰다. 이러한 환경에 거대 자본이 들어와 사업 투자를 하면 제주도와 도민의 소득 창출이 아닌 투자자들의 소득향상을 돕는 것 밖에 안 된다. 진정으로 지역민의 소득창출을 위한다면 제주도를 대규모 관광지로 개발 하는 것 보다 제주도 특유의 자연생태와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제주다운 제주로 만들어 줘야 한다."고 제주의 산업인프라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거문오름블랙푸드육성사업단은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식품으로 가공해 거문오름 지역이 갖고 있는 여러 콘텐츠와 결합, 판매하는 것을 목표에 두고 있다. 이것은 1차 산업에 속하는 먹거리를 단순히 음식소비로 끝내는 것이 아닌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키기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고, 경쟁력을 고취시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활동은 '블랙푸드'하면 '거문오름'이 생각나게 만들고 '거문오름'을 찾는 관광객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더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며 제주도민들의 소득향상으로까지 이어지는데 큰 밑거름이 된다.
현대사회에서 농업은 단순히 농산물 원자재를 생산하는 과정이 아니다. 농업은 식재료의 소재를 갖고 어떻게 변화시키느냐에 따라 부가가치를 상상할 수 없는 단계까지 높일 수 있다.
쌀 한가마니로 음료를 만들면 쌀 한 가마니 본연의 값보다 더 큰 가치를 얻게 되고 여기에 브랜드화 된 로고가 찍혀 유통되면 브랜드가치에 따라 그 이익이 또 달라진다. 바로 여기에 거문오름블랙푸드육성사업단의 존재이유가 있다. 거문오름블랙푸드육성사업단은 거문오름이 갖고 있는 브랜드가치와 지역의 특수성 그리고 식재료를 혼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거문오름블랙푸드육성사업단을 단순히 식품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곳으로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아직 우리 식품산업의 경쟁력은 미비한 수준이고 갈 길이 멀기만 하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거문오름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는 제주를 넘어, 세계가 찾는 대한민국의 음식이 탄생하길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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