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Today 인터뷰] 이은호 작가, 흐르는 강물에 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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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호 작가
▲이은호 작가
[피플투데이 이재형 기자] = 이은호 작가의 작품에는 그녀의 노력과 욕심, 상처, 좌절, 양보, 화합, 타협 등 흘러간 세월과 함께 그녀가 가졌던 마음을 볼 수 있다. 작가로서 인정받기 위해 달려온 그녀의 노력, 박사가 되고 싶다는 욕심, 이십년간 전국의 대학을 다니며 강사로 일할때 느꼈던 상처와 회의, 가정을 지키고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한 화합, 그리고 양보. 이은호 작가는 말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얻게 되었다고’....
피플투데이는 흐르는 물처럼 살고 있는 그녀를 만나보았다.
▲생-순환, 이은호
▲생-순환, 이은호

노력(努力)
이은호 작가는 동양화가를 꿈꾸었던 아버지의 권유로 동양화를 시작했다. 그녀는 본래 누군가에게 지적을 받으면 그림을 잘 못 그리는 성격인 탓에 대학시절 당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잡고 ‘스스로를 이기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지인을 모델로 그린 작품이 중앙미술대전에서 입선, 이후 또 다른  작품은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특선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당시 미술대전은 1년에 1회, 동양화는 1000여개 접수 중 13~15개의 특선만을 뽑았다) 이때부터 그녀는 1년에 한두 번씩 다양한 대회에서 수상하며 26살부터 지방 대학의 강의를 다녔고 27살에는 국립대의 강의도 나갈 만큼의 명예를 얻었다.(당시 국립대는 특출한 경력을 가진 사람 외에 30세 이하에게는 강사직을 주지 않았다) 
▲생-꽃, 이은호
▲생-꽃, 이은호

편승하지 않는 삶(生)
그녀의 현재 자리는 단순히 행운이 아닌 실력을 통해 앞으로 꾸준히 정진한 결과이다.
한 평론가는 이 작가의 작품을 보며 “그의 작품은 그의 성품처럼 정연하고 단아하다. 베어나는 서정조차 은근하다. 색면이든, 여백이든, 작위적인 게 없다. 내용에 따라 먹의 쓰임이 자연스럽고 색의 활용 또한 무리가 없다. 말하자면 용필, 용묵, 용색이 어떤 경지를 이루고 있다는 뜻이다. 20여 년 꾸준히 연마한 내공이 탄탄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 한국 화가들이 실험과 연구를 통해 자기 조형의 지평을 넓혀온 것처럼 이은호 작가도 그러하지만 그녀는 쓸데없이 조형의 외연을 넓히는 데만 주력하지 않고 동양화의 근간을 지켰으며, 본령을 파기하지 않았다. 편법이 기승을 부린 시류에 그는 편승하지 않았다. 또한 그의 조형은 세련된 구성과 언어를 지니고 있으며 지나친 상상주의에 포커스를 두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이나 인간에 대한 은은한 설화를 보여주었다. 그런 점이 이은호 조형의 저력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이은호 작가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꿈, 이은호
▲꿈, 이은호

그리고..숙명(宿命)
이은호 작가는 ‘흐르는 물처럼 살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모든 것들은 바뀔 수 있는 옷이라 생각하며 언제든 자신이 입은 옷을 내려놓고 가장 자유로운 작가로써의 삶을 지향한다. 옛 노자의 ‘유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라는 말도 이제는 이해가 된다는 이은호 작가. 아마 다른 이가 보기에는 그녀의 삶이 단지 흐르는 물처럼 흘러가 보였겠지만 사실 그녀 내면에서는 자신과의 ‘숙명’이라는 전쟁에서 끊임없이 생기는 수많은 욕심과 욕망의 불길을 식히고 비우기 위해 흐르는 물에 태워 애써 흘려보내려는 모습은 아닐었을까.


이은호 작가 프로필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학사, 석사
-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
- 개인전 22회(서울, 뉴욕, 동경)
- 제 16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 (국립현대미술관)
- 제7, 10,11, 12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국립현대미술관)
- 1992 동아미술대전 특선 (동아일보사, 국립현대미술관)
- 제6회 정예작가상 수상 (미술시대, 박영덕화랑)
- 해외 아트페어 및 초대전 400 여회
-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주예멘한국대사관,  주두바이한국대사관 등 작품소장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부교수
- 홍익대학교 현대미술 최고위과정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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