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2007년 남북정상회담, 성취와 과제'를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공존의 철학이 남북관계의 출발이 돼야 한다"며 "북핵문제도 결국 남북관계 발전을 기반으로 시작해 북미관계가 정상화될 때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정권 교체 때마다 북미관계의 변화를 추진해왔다"며 "우리가 머뭇거리는 동안 미국과 북한은 계속 움직이고 있고 일본도 북한과의 관계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과의 경제협력과 화해교류 정책을 통해 북한이 개혁개방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통일과 평화를 위한 최선의 길"이라며 "남북관계의 변화는 남북기본합의서, 6·15남북공동선언, 10·4남북정상선언에서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채택 당시 북한에서 6월 15일을 기념일로 정하자고 요구했으나 우리나라 내부 사정으로 추진되지 못한 에피소드도 털어놓았다.
그는 "실제로 북한은 이날을 기념일로 정했지만, 우리나라는 기념일을 지정하려면 공청회를 열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며 "정권 말기여서 이를 추진할 힘도, 여유도 없었고 그럴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