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대안정치 박람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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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투데이 박정례 기자] = 대안정치 박람회가 열렸다. 한국정치 상황에 대한 진단을 곁들여서 열린 이날 발표회는 총 일곱 단체가 나서서 다양한 의제로 주장을 펼쳤다.

 

정동에 있는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오늘(10. 28) 저녁 7시에 열린 제 1회 대안정치 박람회는 때가 때인 만큼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는데 먼저 발표단체를 소개한다. 정치경제연구소장인 유명종 목사의 발제를 시작으로 한인호 다준다청년정치연구소 부실장, 홍기표 노동당 당원,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 주동식, 사회디자인연구소소장인 김대호, 주)에카스 대표인 박창기, 넥스트코리아 대표 김두수 이상 일곱 팀에서 발제를 해줬다.

이중 주목할 만한 발표는 ‘다준다청년정치연구소’ 소속의 한인호 씨와 노동당 홍기표 씨 등 두 청년의 발표였다, 청년으로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정치의 현장에 머물면서 자신들과 같은 청년의 문제와 결부시키며 대안을 찾아서 천착하는 점에서도 그랬다. 87년 쟁취한 직접투표의 성과와 상관없이 청년들은 여전히 일자리와 비정규직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자본가와 중산층을 대변하며 군림하는 새누리당과 새정련에 막혀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는 현실에 절규하고 있었다.

 

청년들은 총 유권자의 30% 이상을 차지하지만 시도지사 같은 그럴듯한 선출직엔 감히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그러니까 2030세대는 기초의원비례대표선거까지 다 합해 봐도 당선 율에 있어 3.2% 정도를 차지할 뿐이다.

 

우리나라의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기간이 단 14일이다. 그중에서 투표 당일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의 선거운동은 단 13일에 불과 한 실정이라서, 유권자가 후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적고, 정치 신인이 자신을 알려서 당선자가 되기에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정당의 설립요건도 까다로운 나라다. 더구나 정치활동을 억제하고 감시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선거관리위원회라는 것은 유독 우리나라에만 있다시피 한 제도라서 이래저래 한국사회에서는 청년이 정치를 하는 것도, 정치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대안정당을 만드는 것도 난공불락일 수밖에 없다.

  

          


 

2000년도 민주노동당에서 출발한 진보정당들은 오늘 날 진보당,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등 넷으로 갈라졌다. 또 새정치를 표방했기에 제 3의 신생정당의 탄생을 열망했던 젊은 세대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았던 안철수 세력도 한국사회의 대안정당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 점도 청년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한다.

 

이밖에 주)에카스 박창기 씨는 ‘집권정당 플랫폼 만들기’라는 주제에서 미국의 풀럼북 제도를 소개했다. “미국은 선거가 끝나면 새 정부에서 약 8천여 개의 정무직 공무원을 바꿀 수 있는데 우리도 3천여 개에 달하는 정무직공무원들을 저항 없이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야 “정당은 우수한 인재를 모을 수 있고, 정권교체를 이룬 정당은 정권인수에서부터 시작하여 국정을 수행하는 일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제3 정치세력이 등장했다가 현실에 착근하지 못하는 이유를 진단했다. 이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양당이 가진 정치적인 자산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즉 “새누리당은 박정희/근대화, 새정치연합은 80년 광주항쟁과 민주화투쟁/김대중이라는 상징자산의 위력이 있기에 가능하다.” 따라서 박정희라는 상표가 있는 새누리당의 강고한 보수성은 비집고 들어가기 어렵다고 본다. 하여 진보세력들이 바꿀 수 있는 곳은 새정치민주연합인데 이도 문제가 많다. “새정련은 친노들이 당권 장악에서는 백전백승인데 선거에서는 백전백패인 이유와 많은 것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친노, 그들은 정치적인 자산이 없기 때문이라고 봤다. “오랜 민주화 투쟁과 80년 광주항쟁이라는 상징자산은 김대중과 호남의 것인데 김대중과 호남의 상징재산을 네다바이 하여 친노는 자기 것이 아닌 정치적인 상징자산을 자기 것으로 등기하는 수단으로 노무현 우상화를 줄기차게 시도하며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형국이고 이는 그야말로 형용모순일 뿐이다.”

 

그러므로 대안정당을 모색하는 진보세력들은 새정치연합의 친노 세력과 이들이 내 세우는 ‘노무현의 우상’화 시도에 정직하게 정면으로 맞서 깨뜨릴 용기가 없으면 대안정당 시도는 가면을 쓴 얼굴로 내미는 거짓 된 속임수나 마찬가지기에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보수 세력들은 오늘날 군사독재 시절의 물리력을 활용하기에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자신들의 기득권과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호남 증오와 왕따 전략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이 시대에 호남은 가장 큰 정치적인 피해세력이면서 문제 해결력의 주력군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안정당 세력들에게도 일침을 고했다. “제3신당의 출현을 고대하면서도 호남을 외면하면 호남 대중뿐 아니라 개혁대중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다시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를 되새긴다.

 

임진왜란 때 호남은 곡창지대로서 군량미와 서해안에서 나오는 풍부한 해산물로서 먹거리를 조달했다. 뿐만 아니라 조선해군의 함선(艦船) 구축에 필요한 전진기지로서 해전 24전 24승의 승리의 견인차 노릇을 한 지역이다. 호남이 민주세력을 재건할 주력군이다. 대안정당을 주장하는 세력들도 명심해야할 부분이다.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다.

 

박정례/기자, 르포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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