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작가, 옛 문인들의 정신을 품고 명맥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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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투데이 이재형 기자] = 소박한 작업실, 옛 문인들의 정신을 품고 문인화의 명맥을 잇고 있는 김재수 작가를 만났다.

‘내 그림이 곧 내 마음이요, 자연의 물결이다’. 이 한 줄의 시처럼 그의 작품에는 한 획 마다의 의미가 담겨 있다. 병폐된 사회의 물결은 그에게 내적 갈등을 호소하게 하며, 내적 갈등을 통해 그려진 작품은 또 다른 이에게 고뇌를 만든다. 문인화가(文人畵) 김재수 작가는 아름다운 그림이란 나의 갈등이 표현된 작품을 보는 이도 느끼고 공유될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작품이라 말한다.


불 꽃_57X43cm

문인화는 옛 왕실의 귀족이나 사대부, 벼슬을 하지 않은 선비들이나 순수한 문인이 그린 그림을 포괄적으로 말한다. 이에 세부적으로 남종화(南宗畵) 또는 남종문인화(南宗文人畵)로도 구분되며 옛 선비들이 학문(學問)에 지쳐 심신을 달래기 위해 시작되었다 전해온다. 김 작가는 옛 선비들이 문인화를 그리는 동안에는 단지 평온함을 찾기 위한 것일 뿐 아무런 욕심과 욕망이 없을 거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모든 예술에는 인격(人格)이 반영되기 때문에 작품을 표현할 때에는 그 자체로 욕심을 버리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표현해야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만약 어떠한 욕심을 가지고 작품에 임한다면, 그 자체로 본인은 병폐될 것이고 나아가 함께하는 많은 문인화가들 또한 병폐될 거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작품을 통해 항상 사회의 병폐된 문제와 갈등, 인간의 내면 속 욕망과 욕심을 표현한다.


구성원 화선지_170 x 70CM(2011)

김재수 작가는 문인화 화단의 일부 병폐된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각 종 대회나 공모전에 출품하는 신인 작가들의 그림 속에서 스승이 누구인지 확실히 보일 정도로 악습이 베어 있다고 한다. 또한 과거와 달리 문인화의 대중들의 관심이 떨어진 것은 ‘판매’라는 욕심에서 나온 ‘진심’을 담지 않은 작품을 ‘그리지’않고 ‘찍어’내고, 이러한 혼이 담기지 않은 작품을 대중들이 알아채기 시작하면서 관심이 떨어졌다 지적했다. 이에 김 작가는 이러한 병폐된 모습들이 오히려 문인화의 발전을 막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김재수 작가는 자연 속에 모든 스승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조선시대의 문인들이 그러하였듯 자연의 바람, 물, 산, 동식물, 그외 모든 것 등 인생에 대한 철학과 자연에 대한 섭리를 깨달아 인격과 교양이 갖추어져야 비로소 그 격조(格調)가 우러나올 수 있는 작품이라 말한다.

해암(海巖) 김재수 작가는 자연이 어우러진 전라남도 해남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의 조부는 서당 선생님. 김 작가가 문인화를 접하게 된 이유가 유전적인 것과 환경적인 계기가 크다 말한다. 그는 전문성 없이 시작해오던 과거를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문인화에 뛰어들기 위해 20대 후반 성남으로 올라와 은사의 가르침을 통해 문인화의 길로 빠져든다. 이후 8년 뒤 공모전에 본인의 첫 작품을 선보이며 작품활동을 시작하였고, 좀 더 체계적인 문인화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2002년도에는 국어국문학까지 전공하였다. 이후 현실적으로 어려운 예술 생태계로 인해 강의와 전문직업을 병행하며 생활하면서도 문인화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애시당초 ‘포기’라는 것은 자신에게 없는 이야기이며 긍적적인 사고방식이 최고라 말한다. 또한 그에게 문인화란 “나 자신 그 자체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생활 속에 일부분 중 하나다”라고 말한다. 동고동락(同苦同樂), 김 작가에게 문인화란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하는 ‘나 자신’ 그대로인 것이다. 그런 그의 품격(品格)은 옛 선비와 닮아 있다.

 
김재수 작가는 후배 작가들에게도 "본인의 색을 가진 작가만이 진정한 문인화가로 말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그림을 좋아한다면 어느 곳에 편중되지 않고 자유로운 그림을 그렸으면 하는 바램을 남겼다. 더불어 서예나 문인화만이 일필로 그림을 표현하는 장점 덕분에 대중들과의 직접적이고 빠른 소통과 호흡이 가능해 많은 퍼포먼스(함께 그리기 등)로 대중들의 참여로 소통할 수 있어 문인화에 대해 직접 소통하며 널리 알리는 계기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작은 소망도 비추었다.

이상을 쫓아  화선지_170 X 70cm(2011)

해암(海巖) 김재수

· 2012 김재수 문인화전
·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4회
· 추사김정희휘호전 특선
· 노동문화제 동상
· 문인화대전 입상
· 전국한석봉휘호대회 대상
· 상묵회 회장 역임
· 모란학생미술대전 운영위원 · 심사위원 역임 
· 문인화협회 사무국장 역임
· 성남미협 이사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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