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냄새가 나는 곳 ‘목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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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투데이 이가영 기자] = 지친 몸을 차창에 기대어 집으로 돌아가는 늦은 밤 퇴근길. 덜덜덜 머리가 차창에 부딪히는 소리. 덜덜덜 그 소리에 맞춰서 생각나는 농기계 소리. 서울에서 너무나 먼 고향 생각에 오늘 밤도 가까운 술집으로 향하는 수많은 직장인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고향 생각에 술집을 전전할 필요가 없다. 주말에 잠시 시간을 내어 ‘목향원’에 들르면 한옥에서 석쇠 불고기와 쌈 채소를 즐기며 고향에 온 듯한 기분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푸근한 분위기와 소담한 인테리어로 몇 년 전부터는 매체에도 출연하게 된 장소라서 몇 년 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목향원(木鄕園) : 나무가 있는 고향의 동산
도로 위의 자동차, 건물 안의 엘리베이터, 대중교통을 이용 할 때면 손에서 놓지 않는 휴대폰까지. 없으면 어떻게 살까 싶을 만큼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 주는 도구들이다. 그렇지만 이런 도구가 우리에게 주는 편리함은 어쩐지 쓸쓸하고 안타깝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깨끗한 바람, 산, 강물 자리를 대신한 첨단 기계와 고층 빌딩들로 인해 이제 도심에서는 더 이상 고향의 따뜻함과 푸근함을 느낄 수 없게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답답하고 복잡한 도심 속의 생활 속에 지친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이 있다. 나무들이 울창한 경관 속에 전통 한옥이 있고, 그 옆에 옹기종기 즐비해 있는 장독들, 그리고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곳. 이름 뜻 그대로 ‘나무가 있는 고향의 동산’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한성우 원장이 재현한 제2의 고향, 목향원이다.
목향원의 한성우 원장은 어렸을 때 전라도 남원에서 지냈다. 그가 남원에서 보냈던 행복한 어린 시절은 목향원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되었다. 그는 고향의 모습을 재현하고자 남양주에 전통 한옥을 짓고 가계를 시작했다. 한옥은 요즘 시골에서도 볼 수 없는 건물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그는 건물 관리에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였다고 한다. 특히나 옛날 난방장비인 온돌은 설치해 주는 곳을 아무리 수소문해도 찾을 방법이 없어 한성우 원장이 직접 그 설비를 해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난방장치 하나하나에서까지 그가 고향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런 노력 덕에 목향원에서는 서울 근교에서는 볼 수 없는 정겨운 풍광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목향원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남원의 둘레길을 연상케 하고, 나무와 풀들이 무성한 모습을 보면 마치 남원의 숲 속에 있는 착각도 든다. 못 위의 다리에서는 금방이라도 춘향이와 이몽룡이 만나 사랑의 밀어를 속삭일 것만 같다. 그만큼 목향원은 한성우 원장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남원의 이미지를 그대로 풀어내고 있다. ‘고향에 온 것 같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기성세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유는 바로 한성우 원장의 추억이 녹아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한성우 원장이 이렇게 힘을 들여가면서 고향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재현하고자 노력한 것은 그 역시 도심 생활에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성황리에 영업 중이던 음식점도 그만두고, 남양주로 내려왔다. 도시에 살 때에 운영하던 가게는 영업도 잘 되고, 그래서 물질적으로도 부족함 없이 생활했지만 삶의 여유를 찾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남양주에 내려오게 된 것이다. 그는 너무 많은 사람들 틈에서 빠져나와 어린 시절 행복했던 고향의 기억을 환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도심에서의 안락한 삶을 모두 정리하고 내려올 만큼 한성우 원장이 가지고 있는 고향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그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남원에서 멀리 떨어져 혼자 고학(孤學)을 했기 때문이다.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그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이 특별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공부를 하다가 방학이면 잠시 남원으로 내려올 수 있었죠. 하지만 서울로 돌아가는 그 완행열차 안에서 조차 향수를 느끼고 고향을 그리워했습니다. 기차야 멈춰다오. 속으로 얼마나 외쳤는지 모릅니다.” 그는 가끔씩 남원에서 지내던 그 시간이 삶에서 가장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목향원은 한성우 원장의 어린 시절 추억이 서려있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있고, 유년 시절의 외로움을 잊게 해주는 고마운 공간이며, 어린 시절 그토록 그리워했던 꿈같은 고향을 머릿속에서 그대로 옮겨 놓은 공간이다. 


건강한 식자재와 넉넉한 인심
목향원이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비단 인테리어나 풍광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건강한 식자재와 넉넉한 인심 때문인데, 목향원에 단골이 점점 늘어나게 되는 이유도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넉넉하게 대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목향원의 음식에는 하나하나 정성이 들어간다. 단순히 조리과정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라 식자재를 선택하고 가져오는 과정까지 정성을 많이 쏟는다.
특히, 목향원의 쌈 채소는 수질 관리가 철저한 팔당에서 직접 공수해오는 유기농 채소들로만 사용된다. 건강한 식자재를 얻기 위해서 한성우 원장은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같이 팔당에 다녀온다고 한다. 재료가 모자라게 되면 직접 전화해서 다시 가져와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그는 좋은 식자재를 얻기 위해서 앞으로도 이런 과정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후추 가루 하나도 100% 국산인지 확인하고, 좋은 식자재를 공급받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에서 좋은 것만 주고, 좋은 것만 대접하려고 하는 고향 사람의 인심이 느껴진다.
“특별한 사업 전략은 없어요. 다만, 마음을 비우고 좋은 재료로 정성스럽게 요리를 하면 먹거리가 좋아지는 거죠.”
가격은 비싸도 좋은 식자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좋은 식자재가 음식의 맛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을 실제로 지키려고 하는 음식점들은 거의 없다. 손님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넉넉하게 제공하며 고향 사람처럼 정직하고 후덕한 인심을 베푸는 것. 이런 이유 때문에 전원생활을 경험해 보지 못한 어린 아이들부터 고향의 진한 향수를 느끼는 어른들까지 전 연령대가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공간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작년부터 한성우 원장은 정기적으로 마을의 어른들께 경로잔치를 베풀면서 식사도 무료로 제공한다. 처음 목향원에서 가게를 시작하게 될 때부터 마을의 어르신들에게 먼저 다가가 목향원에 대한 조언도 구했다.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과 목향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지속적으로 목향원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길 피력했다. 함께 하기 위한 진심어린 애정표현을 아끼지 않은 결과, 목향원은 마을과 함께 발전하며 성장하는 운명 공동체가 되었다. 한성우 원장에게 목향원이 바로 제2의 고향이 된 것이다. 
그의 진심어린 마음은 단골들의 발걸음을 오늘도 목향원으로 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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