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소리, 들리는 색 Visible Sound, Audible Color' 백순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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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e to Music 1403 2014 150x270cm acrylic and oil on canvas (베토벤_교향곡 제6번 전원 F장조 Op.68)>
▲<Ode to Music 1403 2014 150x270cm acrylic and oil on canvas (베토벤_교향곡 제6번 전원 F장조 Op.68)>

[피플투데이 정근태 기자] = ‘모차르트’하면 무슨 음색(色)이 떠오릅니까?

음색이란 본디 발음체가 소리를 낼 때, 그 음의 높낮이가 같아도 악기 또는 사람에 따라 달리 들리는 소리의 특성을 말한다. 이 때문에 같은 소리도 화자나 연주자 혹은 청취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들려온다. 하지만 소리가 어떤 목적을 갖고 하나로 모여 설계되면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음이 갖고 있는 색(色)을 볼 수 있다. 음은 이처럼 만질 수 없고, 볼 순 없지만 가벼움과 무거움, 부드러움과 단단함, 뜨거움과 차가움과 같이 지각력을 불러일으키며 어떤 이미지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소리는 이미지를, 이미지는 소리를 자극하며 상호 번역된다. 그리고 우린 이렇게 형형색색으로 모여 조화를 이루는 ‘음’을 ‘음악(音樂)’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우린 모차르트나 슈베르트, 베토벤과 바흐 등의 음악을 들으면서 이미지로 떠오르는 색을 그릴 수 있다.

 

▲<Ode to Music 1402 2014 acrylic and oil on canvas 150x270cm (말러_교향곡 제1번 D장조 거인)>
▲<Ode to Music 1402 2014 acrylic and oil on canvas 150x270cm (말러_교향곡 제1번 D장조 거인)>

▲<Ode to Music 1406 2014 162x227cm acrylic and oil on canvas (베토벤 _ 교향곡 제3번 영웅 EЬ장조 op.55)>
▲<Ode to Music 1406 2014 162x227cm acrylic and oil on canvas (베토벤 _ 교향곡 제3번 영웅 EЬ장조 op.55)>

▲<Ode to Music 1411 2014 73x91cm acrylic and oil on canvas (베토벤 _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F장조 _봄_ op.24)>
▲<Ode to Music 1411 2014 73x91cm acrylic and oil on canvas (베토벤 _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F장조 _봄_ op.24)>

보이는 소리, 들리는 색 ‘Ode to Music-

인간은 촉각, 미각, 후각, 청각, 시각을 통해 세상과 교감한다. 예술가들은 이러한 감각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재탄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백순실 화가의 예술적 원동력도 이러한 감각들 간의 상응과 상호작용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는 단지 음악을 그림의 소재로 삼는 피상적 소재주의를 넘어서, 보다 깊은 차원에서 서로에 대해 반응함을 표현한다. 40여 년간 판화분야에서 선두작가로 여겨져 온 그녀는 판화 뿐 아니라 200호 크기의 대작을 다수 포함하여 음악에 대한 그림을 200여점 그려왔다. 이번 개인전시회는 그의 연장선상에 위치해 있다.

 

백순실 화가는 어릴 적 아버지가 틀어주던 축음기로 들려오던 음악을 시작으로, 70년대 동숭동의 학교 근처에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바로크’, ‘르네상스’, ‘필하모니’같은 전설적인 클래식 음악 감상실과 ‘돌체’, ‘학림’ 같은 음악다방에서 추억을 쌓았으며, 40대 후반에는 10여 년 간 음악을 테마로 해서 세계여행을 했다. 지금도 작업 중인 작곡가가 연주되는 현장은 찾아다닌다. 작가에게 클래식은 자연스럽게 들려오던 것이었지만, 어느 새 본격적으로 섭렵하는 시기를 거친다. 2000년대 들어서 음악 전문잡지에 시인 이인혜가 쓴 텍스트와 짝을 이룬 그림 100곡을 수년간 그려왔고, 연재가 끝난 후에도 작가가 선곡하여 뚝심 있게 작업을 지속해왔다. 클래식 관련 그림을 연재하기 전인 1990년대에는 ‘한국의 소리’ 시리즈를 70여점 연재하기도 했다. 소리와 음악은 동일시될 수 없지만--소리는 ‘정제되지 않은 음들, 아직 인식되지 않은 음들’(빅토르 주어칸들)이다--음률이 있는 소리와 정제된 음악에 대해 오랫동안 꾸준히 작업을 한 결과가 이번 전시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이선영 미술평론가는 “백순실의 작품에서 다양한 재료와 도구를 이용하여 만든 화면은 특정한 색과 형태로 환원될 수 없는 미묘한 것으로, 들을 때마다 달리 들려오는 음악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고 평했다.

 

‘Ode to Music- ’로 시작되는 작품 제목에는 작품의 소재가 된 곡명이 함께 적혀있지만, 음악자체가 추상인 한 그 해석은 무한대이다. 이번 전시에서 음악과 미술의 링크는 엄밀하면서도 자유롭다. 그것은 음악을 그림으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음악에 영감 받아 새로이 생성된 무엇이다.

 

듣는 것을 듣는 것으로, 보는 것을 보는 것으로 끝내버림으로서 현대사회는 획일성과 상투성을 낳고 있다.

백순실의 작품은 여러 감각들 간의 심리적이고 상징적인 조응 뿐 아니라, 재료와 도구의 실험을 통해 감각들 간의 전이를 객관화한다.

 

좋은 음악은 시간을 잊게 해준다.

 

백순실 화가의 이번 ‘Ode to Music-’ 개인전을 통해 우리는 일상의 무딘 감각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어떤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보이는 소리, 들리는 색채를 넘어서, 소리와 색을 만지는 감각을 경험해 보자.


▲전시기간: 2014년 5월 28일부터 6월 20일까지

전시장소: 금산갤러리 Keumsan Gallery

전시담당자: 금산갤러리 김수미 팀장

서울시 중구 소공로 46 남산플래티넘 B-103

B-103 Namsan platinum, 46 Sogongro, Jung-gu, Seoul,

 

Tel. +82-2-3789-6317  Fax. +82-2-741-6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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