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이비' 당신이 믿는 것은 진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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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투데이 박재찬기자] = 영화 ‘사이비’는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과 ‘창’에 이어 3번째 사회 고발 애니메이션이다.
영화의 내용은 수몰예정지역 마을에 새로운 교회가 생기고 그 교회의 장로와 젊은 목사는 마을이 물에 잠기면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쉼터를 짓겠다고 하며 마을사람들의 보상금을 공공연하게 가로채려한다. 그때마침 노름과 폭력, 술로 아내와 딸을 버리고 마을을 떠났던 민철도 마을이 수몰예정지구로 지정되어 보상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아내와 딸을 찾아 마을로 온다. 마을로 와서 민철은 우연히 장로가 마을사람들의 보상금을 노린 사기극을 버린다는 것을 알아내고 마을사람들에게 장로와 목사의 실체를 알리지만 그의 가족을 포함한 마을 사람들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고, 오히려 민철을 마귀에 씌었다며 궁지로 내몬다.
 

당신이 믿는 것은 진짜입니까?
 영화 ‘사이비’는 믿음과 진실에 대한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
사람들은 장로와 젊은 목사를 믿는다. 그러나 민철은 믿지 못한다. 이미 민철은 마을에서 노름과 폭력, 술에 빠진 망나니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온 장로와 젊은 목사는 말끔한 옷과 말투,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었다. 그리고 이들은 병자를 고치고 기도와 봉사를 하며 불안한 마을 사람들에게 위로와 안식을 주었다. 결국 장로와 젊은 목사에게 사람들은 절대적인 믿음을 갖지만, 민철에게 사람들은 절대적인 불신을 갖는다.
 
 
 
결국 영화는 마을 사람들의 믿음의 대상인 목사와 장로의 진실을 민철이 알면서 상당한 아이러니에 빠진다.
민철은 사람들이 그렇게 절대적으로 믿음을 갖고 있는 장로와 젊은 목사의 진실을 직접 목격했다. 이들의 진실은 서울에서 보상금을 노리고 온 사기꾼들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 중 오직 민철만이 이들의 진실을 알게 된 것이다.
마을사람들은 민철을 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시선으로 봐도 민철은 노름과 폭력, 술에 빠져있는 악한 사람이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선한 사람들로 믿고 있는 장로와 젊은 목사도 악한 사람이다. 이 영화의 아이러니는 악과 악이 진실이라는 사실을 두고 대립한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점은 마을사람들의 관심은 진실에 있지 않다. 오로지 자신들의 믿음에 있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이 믿는 것이 어떤 것인지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렇게 절대적 믿음은 맹목적 믿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여기에는 어떠한 이성적 판단도 없다. 선택의 고민도 시간도 필요없다. 믿음은 진실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멀리있다.
 
영화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담고 있다. “당신이 믿는 것은 진짜입니까?”
 

사이비 : 겉보기는 그럴 듯하지만 실제는 전혀 딴판인 것
 지난 대선 우리사회는 너무나도 많은 정책과 공략들이 난무했었고, 이제 박근혜 정부는 1년이 지나서 2달 뒤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우리사회는 정치에 대한 맹목적 믿음만이 난무하는 사회가 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지난 1년 국민들의 삶이 어떠한가? 뉴스에는 경제성장과 취업률이 높아진다고 연일 보도가 나오지만 실제 국민들의 삶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대선 국민들은 믿음을 갖고 투표했지만 현재의 시점에서만 봤을 때는 이번에도 역시 믿음은 실망과 분노로 변해가고 있다. 물론 박근혜 정부만 그런 것은 아니다. 안철수 대표와 민주당은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또 새로운 당을 만들었다. 그동안 구태정치와 맞서 새 정치를 하겠다던 안철수 대표는 양당구조의 구태정치 속으로 흡수된 듯 보인다.
 

 
우리사회는 영화 ‘사이비’의 수몰지역 마을 사람들처럼 오갈 때 없는 궁지에 몰린 사회의 모습을 하고 있다. 경제적 양극화는 날로 심해지고, 사회는 고령화되어가고, 청년실업은 극심해 지고, 저출산, 자살, 학원폭력 등의 극심한 문제들이 여기저기에 쌓여있다. 마치 언제 쫓겨 날지 모르는 영화 ‘사이비’ 속의 수몰예정지역의 주민들처럼 우리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불안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국민들은 선거기간이 되면 영화 ‘사이비’ 속 마을사람들이 목사와 장로를 믿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정치에 희망을 걸고, 믿음을 갖는다.
 

 
사이비의 사전적 의미는 겉보기는 그럴 듯 하지만 실제는 전혀 딴판인 것이다. 이제 6.4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또 많은 정치인들이 겉으로는 그럴싸한 공약들을 가지고 국민들의 표를 요청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매번 속지만 그럴싸한 공약에 한표를 던질 것이다. 이번 선거는 절박한 국민들의 믿음을 이용해 그럴싸한 공약을 내고 현실은 전혀 딴판인 선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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