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현 화백
[피플투데이 정혜미 기자]= 형상과 색채의 감각적 조화를 통해 서정적인 예술세계를 펼치는 조기현 화백. 그는 구상과 비구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동서양을 아우르는 개성 넘치는 화폭으로 화단의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예술의 귀재’라는 수식에 걸맞게 매혹적인 화법으로 화면을 채우는 조 화백은 서양화, 동양화, 누드, 케리커쳐, 그림문자, 천지창조, 자연의 노래뿐 아니라, 시, 평론, 무용의 영역까지 확대해 다양한 예술 장르를 자유롭게 소화하는 만능예술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향토적 감성 속 강렬한 추상성을 표출하는 그의 캔버스는 노을이 지는 석양 아래,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진한 따스함으로 포옹하고 있었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 대상의 형태를 초월한 감각적 화법
조기현 화백의 화면이 유독 빛을 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즉물성’의 표현기법에 있다. 그는 밑그림을 과감히 생략하고,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대상의 형태를 초월한 감각적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따라서 그의 조형적 해석에 의해 탄생된 작품들은 신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단순화와 집약으로 ‘인간상의 희노애락(喜怒哀樂)’과 ‘기억의 편린’들을 조형화시킨다. 생동감 넘치는 대자연의 울림은 감상자들에게 흥을 돋우며, 절로 노래하게 한다. 동심의 시선으로 표현된 이미지는 유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옛 추억에 잠기게 한다. 작가 내면의 절절한 감성이 빛의 멜로디가 되어 고향의 따스함을 담아 감상자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화폭에서 발산하는 영롱한 빛은 독특한 색채언어로 탄생된다. 작가의 손끝이 스친 자리마다 질감이 감각적으로 살아나,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더욱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교향곡으로 비추어낸다.
‘예술’이라는 벗과 함께 하는 숙명적 화가의 삶
조 화백에게 그림은 창작의 설렘과 열정을 이상적인 미(美)로 승화시키는 회화적 속삭임이다.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탐구하여 그 아름다움에서 얻어지는 감동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조 화백은 “예술을 통해 인생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느끼면서 살아간다. 앞으로도 화가의 삶을 숙명으로 받아들여 더욱 넓은 시야로 자연을 관조하고, 그 안에서 동심의 시선으로 한국적 자연미를 특질적으로 담아낼 것”이라며 작품관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무지개빛 색동옷, 단청무늬, 아리랑 고향의 오방색으로 음양의 원리를 색채이미지로 구현했으며, 이미지의 형태 및 독특한 구도와 배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관객의 시선을 흡수한다. 특히 화면은 압축된 이미지 속에서 강렬한 생명력과 함축적 메시지가 분출되고 있다. 화려한 기교나 기법에 치우치지 않고, 그만의 색이 담긴 단순화된 작품세계를 추구하는 조 화백의 열정은 감동의 진폭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조 화백은 그림이라는 현장에 몸을 던져 몰입하는 예술가다. 그렇기에 캔버스 형상들은 작가만의 독자적인 시선과 감성이 담겨있다. 예술적 가치는 일상에 삶의 온기를 불어넣어, 예술로 승화된 창조적 인생을 추구하는 데 있다. “무엇보다 평생 그림을 그리면서 따뜻한 감성을 전파하고 싶다”는 조 화백의 간절함이 그림 속에 녹아들어 작품의 격을 한층 높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상을 관조하고, 철학적 성찰과 더불어 작품의 영감을 받아, 강렬한 에너지를 표출하는 조기현 화백. 그에게 자연은 부단히 그를 자극하고, 미적 감흥을 촉발시키는 풍부한 자양분이었다.
예술은 사회를 이끌어가는 동력인 동시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그 시대의 이야기를 새롭게 끌어내는 강력한 힘을 지닌다. 한국 고유의 전통미를 아름다운 화폭으로 표현하고,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편안한 그림으로 소통하는 조 화백. 한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예술가 조기현 화백은 평소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처럼 평온한 인상을 주지만, 작업을 할 때면 냉철함과 집중력으로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 속에서 예술을 향한 열정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었다. 그의 혼이 담긴 작품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들에게 주목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