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산업은행 2조2천억원에 321건 여신관리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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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투데이 이승우 기자]= 민주당 정무위원회 김기식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2008년 이후 국내은행 부실채권 자체 지적사항 및 징계내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산업은행의 부실채권 금액이 다른 은행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반면, 이에 대한 징계는 가장 미약하게 이뤄졌던 사실이 확인되었다. 산업은행 부실채권 문제가 단지 “부실 대기업 여신을 억지로 떠안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산업은행이 제출한 자료 「정책금융공사 통합시 BIS 변동」 자료에 따르면 2013.12.1. 국내 도입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는 바젤Ⅲ 기준으로 추정할 때, 2013.6말 현재 산업은행 BIS 비율은 14.4%이며 통합 후 13.7%로 0.7%p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이미 2009년 10월 정책금융공사와 분리된 이후 산업은행의 BIS 비율은 계속 낮아져 왔다.

또한 산업은행의 「전체 여신 규모와 건전성 분류」자료에 따르면 2013년 6월말 현재 총여신 98조 6,572억원 가운데 ‘고정 이하’로 분류되는 부실 여신이 전체의 2.12%, 금액으로 보자면 2조920억이나 된다. 추정 손실액만 5천억원이 넘고 이에 대한 충당금 또한 6,683억원 책정되어 있다. 이러한 수치는 201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며 2013년 들어 특히 급증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은행별 부실채권 비율 및 금액」 자료를 보면 2013년 6월말 기준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높은 은행은 우리은행으로 2.90%이며 다음으로 농협과 수협이 2.30, 산업은행이 네 번째인 2.12%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산업은행 부실 가운데 사실상 절반 이상이 산업은행 내부적인 잘못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금융감독원을 통해 제출받은 「2008년 이후 은행별 부실채권 자체 지적사항 및 징계내역」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현재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채권의 절반 이상은 산업은행 스스로가 ‘자초한 결과’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산업은행의 부실채권 관련 자체 지적사항을 살펴보면 액수는 다른 17개 은행들을 완전히 압도할 정도로 컸고, 건수는 기업은행(541건) 다음으로 많은 321건이었음

건당 평균 부실채권금액 역시 산업은행은 140억원인데 반해, 우리은행 61억원, 수협 36억원 등으로 부실채권의 개별 규모 또한 산업은행이 압도적으로 컸다.

결국 연 평균 약3천6백억원 이상의 부실이 은행직원들 자체적 부주의와 은행 잘못으로 발생한 셈이며, 이는 매년 발생하는 산업은행의 ‘고정’ 이하 부실채권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즉 산업은행의 부실채권은 일반적인 통념에서처럼‘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떠안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책임의 절반 이상은 은행직원들의 부주의와 은행의 잘못된 여신관리 시스템에 따라 스스로 ‘자초한 화’라 할 수 있다.

반면 부실채권을 발생시킨 직원들에 대한 징계는 ‘솜방망이’나 다름없었다. 2조2천억원이 넘는 부실채권이 은행원의 관리 소홀과 은행의 시스템 잘못으로 발생했음에도 견책 12명, 주의 246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은행의 징계 현황과 비교할 때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부실채권 금액이 다음으로 많은 우리은행은 면직 1, 정직 7, 감봉 23, 견책 117 등의 조치가 취해졌고, 지적 건수가 가장 기업은행은 감봉 40, 견책 121, 주의 1106 등 무려 1267명이 징계를 받았다. 산업은행 부실채권 금액과 건수가 다른 은행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징계 수위와 수준은 너무나 낮았다.

더욱이 감사로 지적한 사항조차 제재양정심의위를 거치며 징계수위가 크게 낮아졌음 또한 확인되었다. 자체감사를 통해‘견책’ 이상의 징계를 요구받았음에도 제재양정심의위에서 다시 수위를 낮추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산업은행이 ‘반복된 잘못’을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과 의지가 없음은‘퇴직자들의 부적절한 재취업 행태’가 근절되지 못하고 있는데서 다시 확인된다. 작년 국감 본 의원실에서 2012년 6월까지 퇴직자를 재취업실태를 발표했고,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2012년 7월 퇴직한 홍**씨의 경우를 포함해 총 13명의 퇴직자들이 퇴직하자마자 산업은행이 대출과 투자 기업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갔음이 확인되었다.

이에 김기식 의원은 “홍기택 회장은 다른 은행들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부실채권 발생의 내부적 원인을 시급히 분석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시급히 내놓을 것”과 “징계양정의 기준과 원칙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빠른 시일 내에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산업은행이 투자했거나 대출한 기업에 ‘낙하산’을 타고 재취업하는 관행을 즉각 중단하고, 대출/투자업체를 퇴직자 재취업 기관으로 여기는 사고와 관행부터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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