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에서 동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임시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7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하며 통화 긴축을 이어왔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110.56)는 작년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상승률이 2월(4.8%)보다 0.6%p 떨어졌고, 작년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가장 낮은 4%대 초반까지 떨어진 만큼, 무리하게 금리를 더 올려 가뜩이나 수출 부진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얼어붙은 경기와 금융에 부담을 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연속 동결로 시장에서는 ‘한은 금리 인상 종결론’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과의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추가 인상 여지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1.50%p(한국 3.50%·미국 4.75~5.00%)로 유지됐다.
이미 2000년 10월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큰 차이인데,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5월 최소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만 밟아도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75%p 이상까지 벌어지고, 그만큼 한국 경제는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절하(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