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긍정의 에너지를 담는 ‘할미꽃 작가’

Ssyong 숑 송대성 작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덧 따스함이 가득해 자주색 할미꽃이 피는 봄이 왔다. 산뜻한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는 계절에 강물 속에서 꺽지와 각시붕어와 함께 춤을 추는 Ssyong 숑 송대성 작가는 마치 흰 머리카락을 연상시키는 할미꽃을 그의 호(號)처럼 경쾌하게, 긍정적인 힘을 주는 꽃으로 그려낸다. 피플투데이는 그러한 송 작가의 작업 활동이 궁금해 일명 ‘할미꽃 작가’, 송대성 작가를 직접 만나보았다.

 

긍정의 힘을 주는 색다른 시선
3월 22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송대성 작가의 화업 인생 40년 기념 기획전은 ‘춤추는 탐진강’이라는 제목으로 할미꽃과 은어의 모습이 담긴 요동치는 탐진강의 감성을 담아냈다.  Ssyong 송 작가는 약 15년의 세월 동안 탐진강을 주제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탐진강의 기억 속에서 확장된 이야기를 펼쳐보였던 지금까지의 작업과는 달리 이번 전시회 ‘춤추는 탐진강’에서는 탐진강에서 형성된 감성을 춤추는 감각으로 되살려 청보랏빛의 일렁이는 물결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림 안에서 강물과 함께 크고 화려하게 춤을 추는 할미꽃은 섬세한 솜털과 다양한 색감으로 나타나는 기쁨과 희망 그 자체인 듯하다.

“묘지에서 흔하게 자라는 할미꽃은 늙음과 죽음, 슬픔 등 부정적인 의미가 강한 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밝은 마음으로 탐진강을 걸으면서 봤던 할미꽃, 그리고 그때의 기쁨과 희망을 말하기 위해 할미꽃을 긍정적인 이미지로 묘사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작가의 특권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재해석을 거쳐야 새로운 창작물이 나오는 것입니다.”

 

 

맑고 투명한 1급수에서만 사는 은어는 비린내가 아닌 수박향이 나는 민물고기다. Ssyong 송 작가가 그리는 은어는 두 마리가 한 마리가 되어 어딘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강물을 유유히 헤엄친다. 그림 속의 은어는 머리가 하나면 꼬리가 두 개, 꼬리가 하나면 머리가 두 개로 되어 있는 형상을 띤다. 은어는 본디 다른 개체가 다가오면 공격하고 쫓아내며 단독 생활을 하는 생물이다. Ssyong 송 작가는 이러한 외로운 속성을 지닌 은어에게 짝을 지어주며 인생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위안적인 존재, 행복감, 혹은 동반자를 염원하고자 했다.

“나만의 소박한 쉴 곳, 정신과 육체를 편안하게 하는 공간을 바라는 마음으로 정자나 소나무 그림을 그리다 보니 어느 순간 곁에 다가옴을 느꼈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붓질에 마음 속 깊은 에너지를 담으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한 몸이 된 물고기들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기운이 좋다고 여겨지는 달마도처럼 그림은 작가의 정신적인 에너지로 표출되며 그 에너지는 관객에게 반드시 다가가게 됩니다. 제 그림을 보시면 점도 아니고 선도 아닌, 어떻게 보면 점이지만 또 어떻게 보면 선인 그 중간의 표현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저는 그림에 좋은 기운을 담기 위해 수천 번, 수만 번의 붓질을 합니다. 제가 느낀 밝음과 기쁨, 행복을 물감으로 색을 입혀 캔버스에 덮는 작업입니다. 그런 마음을 작품에 계속 쌓다 보면 관객들이 제 그림을 볼 때 우울한 마음을 치유 받고 나쁜 기분도 좋아지고 행복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 소통의 미학
송대성 작가에게 화업을 이어 나가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을 묻자 그는 ‘관객이 작품을 바라보며 골똘히 그림을 감상하고 있을 때’라고 답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창작으로 구현되며 작품을 매개로 관객에게 닿는다. 그 순간은 송 작가가 그림에 쏟은 에너지가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되는 공감의 순간이다. 

“작가의 최우선적인 의무는 열심히 작품을 창작하여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올해부터는 화업 40년을 맞아 관객들에게 제 작업에 관한 철학이나 방향성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관객들 또한 유명세나 타인의 감상을 기준 삼아서 그림을 관람하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자신이 공감할 수 있고 철학을 사유할 수 있는 그림을 많이 접하는 기회를 늘려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저 또한 앞으로 좋은 작품을 남길 수 있도록 작업 활동에 매진하겠습니다.”

 

profile
조선대학교 순수미술학부 졸업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19회, 단체전 290여회
2023 춤추는 탐진강(인사아트센터 G&J갤러리)
2021 강물위에 춤추다(영산강 문화관)
2020 탐진강- 뒷켠에서 흐르다(드영미술관)
2019 스며들다(유스케어문화관 금호갤러리, 천관문학관)
2018 매화향기천관에 물들다(천관문학관)
2017 춤추는 강(인사아트 플라자갤러리) 외 多


송대성미술관 관장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