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고요한 마음을 안겨주는 명상의 화가

서경자 작가 임채은 기자l승인202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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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그림은 우리에게 소란하고 격렬한 감정을 일으키는 반면, 어떤 그림은 고요하고 잔잔한 마음으로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이렇듯 사람의 정서를 뒤흔들거나 가라앉히는 힘을 가진 것이 바로 예술이다. 서경자 작가는 ‘명상’이라는 주제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펼치고 있다. 명상이라는 비물질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을 이미지로 떠올리거나 만들어내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정갈하고 온화한 마음을 명상이라고 부른다면 서경자 작가의 그림은 분명히 명상이다. 유유자적의 마음으로 청명한 그림을 그려내는 명상의 화가, 서경자 작가를 피플투데이가 소개한다. 

▲ meditation , 194×112, acryric on canverse

 

“그림 작업이 곧 명상”
서경자 작가의 최근 작업은 ‘사막’에서의 명상이다. 이는 아프리카 여행에서 서 작가가 바라본 주관적 시선과 그로부터 얻은 심상이 ‘명상’이라는 대명제 아래에서 특유의 색감과 곡선으로 형상화되는 작업이다. 주로 산과 바다, 우주 등 자연적 요소와 맑은 색감을 결합해 편안한 감정을 그림으로 나타내는 서경자 작가는 예술로 얻을 수 있는 안식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명상의 명제는 폭이 넓기 때문에 제가 다 담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림을 그리다보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명상으로 수렴되고 있습니다. 감상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는 그림을 지향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명상이라는 큰 틀로 묶이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주제로는 저만의 내면세계를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러한 작업을 계속해나갈 것입니다.” 

서 작가의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은 다름 아닌 흰색이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새하얀 가지와 잎들은 흰색 물감으로 쌓아올린 것이 아닌 배경의 가장 첫 번째 색을 남겨둔 모습이다. 작가는 이러한 흰 나무 형상으로 땅과 하늘을 잇는다. 세상을 연결하는 영혼의 영속성을 ‘남김’의 과정으로 만들어내며 명상이 비워냄의 미학임을 역설한다. 또한, 여러 색을 쌓아 색감의 깊이를 만드는 일반적인 서양화와 달리 단정한 색상의 아크릴로 흰색을 덮어내 은은함을 자아내는 독창적인 표현기법으로 서양화와 한국적 기법의 조화를 이뤄낸다.

“저에게는 그림 작업이 그 자체로 명상입니다. 방해 받지 않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오로지 작업에만 몰두하죠. 그러면서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표현 방법과 구도, 형태를 구상하고 고민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화사하고 청명한 색을 표현하기 위해 계산을 거쳐 색을 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캔버스에 흰색을 여러 번 덧칠해 올려 밑바탕을 만들고, 흰색으로 드러나는 형태 부분만을 남기며 다른 색깔을 칠해내는 과정으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번 칠한 흰색 위에 다른 색을 올리면 아래에서부터 은은한 색감이 올라오면서 서로 조화로운 색감이 만들어집니다.”

▲ meditation, 91×65, acryric on canverse

 

내면을 바라보는 예술
어떤 그림이든 마찬가지지만, 특히 추상화는 작가 내면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되는 그림이다. 작가의 의도와 표현은 작가 밖에서 나올 수 없다. 이에 서경자 작가는 자신을 더욱 갈고 닦는 모습이다. 

“작가는 각자의 내면세계로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립니다. 추구하는 예술이나 이상적인 예술도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나이 들어가며 그 때 그 때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들을 그림으로 충분히 잘 풀어내는 것이 저의 예술적 지향점입니다. 그림 작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사 콘텐츠나 연구자들의 대담 프로그램 등을 접하고 여행을 다니며 제가 일상을 충실히 보내고 경험한 모든 것들은 결국 제 작업으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제 작품을 소장한 분들의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작업 활동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저의 그림이 궁극적으로 단순히 소장하기 좋은 작품이 아닌,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져서 정말 위로 받고자 곁에 둘 수 있는 그림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없이 힘든 이 시기에 관람객들이 제 작품으로 어두웠던 마음을 조금이라도 떨쳐내길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자가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묻자 서 작가는 “전 세계적으로 예술과 미디어를 결합하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는 이러한 시류에 따라 영상 전시회에 입문하는 단계다”라고 전했다. 서경자 작가의 작품이 더 넓은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전해주길 기대해본다.

▲ meditation, 116×91, acryric on canvase

 

Profile
1978 홍익대학교 서양화가 졸업, 동대학원 판화과 졸업
2005 제2회 중국베이징비엔날레(北京)
2008 제3회 중국베이징비엔날레(北京올림픽 초대작가)

개인전 28회, 주요 그룹전 300여 회
2003 베네치아 갤러리 초대전, 대전현대갤러리 초대전, 판화미술제(예술의 전당)
2004 갤러리 가이아, 인갤러리 초대전, Carrousel De Louvre(Paris, France), 한국-오스트레일리아 현대미술초대전(오스트레일리아 문화센터)
2010 한-아랍에미리트 수교30주년 기념 교류, 한국현대미술초대전(아랍에미리트 아브다비 국립미술관)
2022 갤러리 이즈(2월 16일~3월 1일) 등

작품소장
북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아트뱅크), 중국상해문화원, 충청남도 도청, 고려대학교 박물관, 연세세브란스병원, 그 외 기업 다수


한국미술협회, 홍익여성화가협회, 한국여류화가협회, 프랑스 SNBA 정회원


임채은 기자  notalklat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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