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3만2661달러…“20년 만에 대만에 밀려”

  • 입력 2023.03.08 10:24
  • 수정 2023.03.08 15:22
  • 기자명 설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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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2661달러에 그쳐 20년 만에 대만에 뒤처졌다. 원·달러 환율이 13% 가까이 급등한 영향이다.

한은이 7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2661달러를 기록해 2021년 3만5373달러에서 2712달러(7.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최대다.

1인당 GNI는 연간 명목 국민총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것으로 국민의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1인당 GNI는 2017년 첫 3만달러 돌파 이후 2018년 3만3564달러까지 올라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2019년(3만2204달러) 미·중 무역분쟁, 2020년(3만2038달러)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2021년(3만5373달러)에는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경기가 회복하고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3% 떨어지면서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1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1인당 GNI 감소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영향이 컸다. 

1인당 GNI 감소 금액을 요인별로 분석해보면, 환율 상승이 4207달러 감소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달러 환율은 2021년 연평균 1144원에서 지난해 1292원으로 12.9% 올랐다. 반면 경제성장(896달러), 물가상승(437달러), 국외순수취요소소득(88달러), 인구감소(74달러) 등은 GNI 증가에 기여했다.

지난해 주요국의 GNI 지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아 우리나라 1인당 GNI 순위를 알기 어렵지만,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대만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대만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1인당 GNI는 3만3565달러로 우리나라보다 904달러 많았다. 

하지만 한은은 지난해 정부와 여당이 제시한 ‘국민소득 4만달러’ 목표에 대해 “머지않아 달성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향후 2~3년간 연평균 실질 GDP는 2% 내외 성장하고 디플레이터도 2% 안팎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달러 환율이 과거 10년의 평균(1145원)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는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실질 GDP는 1년 전보다 2.6% 성장해 1월말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했다.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2.1%p, 정부는 0.4%p로 집계됐다. 순수출은 오히려 성장률을 0.1%p 끌어내린 반면, 내수는 2.6%p 기여했다.

민간소비는 4.3%, 정부소비는 4.1% 성장해 소비가 성장세를 주도했다. 속보치 대비로는 각각 0.1%p씩 하향 조정됐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3.2%, 3.7%로 증가했다. 각각 속보치 대비 0.3%p, 0.2%p 상향 조정된 것이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0.5%, 3.5% 감소했는데, 건설투자는 속보치와 동일했지만 설비투자는 0.2%p 상향 조정됐다.

실질 GDP는 1964조8000억원으로 2.6% 성장했음에도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얻는 소득은 감소했다. 실질 GNI는 1873조3000억원으로 1.0% 감소했다. 1998년(-7.7%)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실질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24조원으로 2021년(20조8000억원)보다 증가했지만 유가 상승, 반도체 가격 하락 등 교역조건이 악화하면서 작년 실질무역손실(115조6000억원)이 2021년(44조7000억원)보다 3배 가까이 급증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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