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성취,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문자 한글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박정례 기자l승인202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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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별처럼 아침을 연다. 아침 해처럼 온 누리를 비춘다. 문화 한국의 꽃을 피우기 위해 한말글 자주독립을 위해 매일같이 달렸다. 행복하고 보람찬 생활이었다. 마르지 않는 샘처럼 당찬 외침이다. 세상의 드센 바람, 온갖 설움, 갖가지 걸림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넘어지지 않는 삶이다. 오늘도 어제처럼 환하고 밝은 얼굴로 앞장서고 있다. 55년을 한결같이 한말글 운동을 위해 고군분투해온 한글독립운동가 이대로 선생의 모습이다. 이대로 선생을 만나 선생의 한말글 운동에 대해 알아본다. 

언제부터 한말글 운동을 하셨는지?
“국어운동을 처음 시작한 것은 60년대 후반이었다. 예산 농고를 나와 평생을 농민운동에 바치려고 결심했다. 그러던 것이 한글학자 김윤경 교수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한글 운동으로 방향을 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대로 선생은 1968년 국어운동대학생연합회가 창립됐을 때 연합회 초대 감사를 맡았고, 모교인 동국대에서는 ‘국어운동대학생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우리말과 글을 살리기 위해 오늘날까지 한눈팔지 않고 오직 한길을 걸어왔노라고 한다. 
이어 “한말글 앞에는 늘 굵직한 걸림돌이 놓여 있었다”면서 “한말글의 큰 스승이자 위대한 선각자들이 없었다면 우린 지금도 문자 노예의 삶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며 선각자들에 대해 소개한다. 선생이 이처럼 국어운동의 현장마다 선각자들에 대한 존경과 고마움을 표하는 것으로 말문을 여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작금의 우리 현실이 국권을 빼앗긴 시대도 아니요, 말과 글을 금지당한 처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글학회와 한말글문화협회 앞에는 여전히 수많은 어려움이 가로 놓여 있는 현실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조선어학회의 업적과 선각자들의 수난
이대로 선생은 한흰샘 주시경 선생을 위시한 <조선어학회>에 대해서 소상하게 일깨워준다. “조선어학회는 일제강점기 당시 한글의 연구와 보급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조선어학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맞춤법통일안’, ‘사정한 조선어 표준말 모음’을 내놓은 데 이어 맞춤법과 표기법을 정비하고 이와 함께 우리말 사전 제작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1929년부터 시작된 조선어사전 편찬 작업은 1942년 봄에 이르러 조판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그해 가을 ‘조선어학회사건’이 터진다. 한글 발전을 위해 한글운동을 하던 사람들 중 체포된 사람들만 해도 33인이나 되고 그중 ‘한징과 ’이윤재‘ 같은 분은 옥사하기까지 했다”라며 한글운동의 안타까운 역사를 소개한다. 

한말글 운동의 은인들
이대로 선생은 이어 구한말 육영공원 교사로 와서 ‘사민필지’라는 한국 최초의 순 한글 지리 교과서를 저술한 헐버트 박사를 소개했다. 헐버트는 책의 서문에서 “조선의 지배층은 한자만을 고집하고, 한글을 업신여긴다”면서 평소 “한글은 현존하는 문자 가운데 가장 우수한 문자”라며 어려운 한자 대신 한글애용을 권장했다. 또 “조선은 제 글자로 말글살이를 하여 나라 힘을 키워야 튼튼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인 청년 호머 헐버트의 공로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최현배 선생과 한글기계화에 앞장서며 수많은 재산을 한글운동에 헌납한 공병호 박사 그리고 한글회관을 마련하기 위해 전 재산을 팔아 헌납해준 이인(초대법무부장관) 한글학회 이사장과 허웅 교수를 거론하며 “이분들에 대한 고마움이 뼈에 사무친다”고 회고했다. 

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하는데 앞장선 것으로 알고 있다.
“10월 9일 한글날이 국경일로 제정된 것이 2005년이다. 90년대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총력을 기울인 결과였고 전덕구 선생과 서정수 교수의 수고가 적지 않았다. 물론 수많은 한글운동 단체들이 총력을 쏟았고 흥사단, YMCA, 참여연대와 같은 시민단체들도 힘을 보탰다. 세상 그 어느 나라를 봐도 문자가 만들어진 날을 따로 기념일로 삼은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면서 그 이유를 명쾌하게 설파한다. “우리는 한글이 만들어진 날짜도 알고 그 문자를 만든 사람도 알고 문자를 만든 목적도 아는 세계 유일의 국가다.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존 맨, 제러드 다이아몬드, 제임스 매콜리, 소설가인 펄 벅까지도 한글을 두고 ‘인류의 가장 위대한 성취요.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글자이다’라고 찬탄한 바가 있다.”

 

기억에 남는 성과는 무엇이었는가?
이대로 선생의 대답이 빠르게 이어졌다. “한글학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학회장과 이사장의 겸임을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한 일이다. 일종의 개혁 시위인데, 연임에 목을 매다 보면 한말글을 갈고 닦고 빛내야 하는 연구 정신이 느슨해진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또 학회는 학문연구에, 재단은 학회의 존립과 유지를 돕는 지원 업무에 충실할 때 음양이 조화를 이루듯이 성공적인 한글 운동을 위해 순기능으로 작동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어 선생은 광화문과 한글회관 일대에 가온길을 조성한 일에 대해서 생생하게 기억을 살려냈다. “주시경 선생과 헐버트 박사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주시경마당’을 만들었고, 또 한편으로는 <조선어학회>를 창립하느라 희생한 분들을 기리기 위해 ‘한글수호탑’을 건립했다”며 “이 일은 이명박 대통령 때 김황식 총리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에 힘입은 바 크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나 더 빼놓을 수 없는 일은 언론매체의 한글전용과 가로쓰기에 동참하도록 건의하고 독려한 일화를 들려줬다. 한글 전용에 관해 상의하고 싶다는 모 신문사의 초대를 받아 간 자리에서 “귀 신문사가 한글전용을 한다면 머지않아 일등 신문이 될 거요!”라고 장담했다는 점이다. 물론 그 시작은 88년에 창간한 한겨레신문의 선도적인 모험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새해에 중점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한글학회 부설 한글문화협회는 우선적으로 정부에 “‘국어기본법’을 지킬 것을 요구할 것이고,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꿔달도록 줄기차게 외칠 것이다. 또한 10월 9일 한글날이 잘 지켜지도록 확고하게 정립할 것이다.” 이 일은 멀쩡하게 잘 지켜지고 있는 한글날을 난데없이 몇몇 국회의원들이 10월 둘째 주 일요일로 바꾸자는 법을 발의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서다. 새롭게 추진할 사업으로는 지난해 국민에게 돌아온 청와대를 세종대왕을 기리는 공간으로 만드는 일에 헌신하는 것이다.
55년 동안 한말글 운동에 쉼 없이 매달려온 선생이다. 한말글 운동은 중단할 수 없는 선생의 필생에 걸친 과업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사람이 자신의 소중한 과업을 도중에서 중단하는 일을 보았는가? 우리 한글로 말글살이를 하자는 선생의 주장이 뼈를 때리는 이유다. 선생은 오늘도 흐트러짐 없이 호소한다. “이제 한글이란 말을 타고 드넓은 세상을 누비자. 우리 말글로 우리 자주 문화를 창조하여 우리도 잘 살고, 세계 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하자.” 

 

Profile
한글학회 부설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연구소 소장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회장
세종대왕 나신 곳 찾기모임 대표
우리말살리는 겨레모임 공동대표


박정례 기자  8434pj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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