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향한 사랑, 봉황으로 승화시키다

신경미 화백 박예솔 기자l승인2023.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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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은 전설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상상의 새다. 수컷은 봉, 암컷은 황이라고 하며 금슬이 매우 좋다고 전해진다. 봉황을 곁에 두면 부부 금슬이 좋을 뿐만 아니라 자손 번창과 복이 따른다고 한다.

봉황의 머리 무늬는 덕(德)을 나타내고 날개의 무늬는 의(義)를 상징한다. 또 등에는 예(禮), 가슴 무늬에는 인(仁), 배 무늬에는 (信)의 의미가 담겨있다. 이처럼 덕·의·예·인·신을 고루 갖추고 있어 더욱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진다. 

신경미 화백은 전설 속 동물인 봉황 그리고 물고기라는 동양적 소재를 서양적 기법으로 자유롭게 표현해내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00호 크기의 캔버스 10개를 연결해 1000호로 작업해 대작을 남기고 있으며, 신 화백이 그린 10개의 캔버스가 모여 하나의 주제를 품은 일련의 작품을 구성하는 특색을 지니고 있다. 각각의 캔버스로 보아도, 전체로 보아도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다.

 

▲ 봉황날다 100호 162.2x130.3cm

평생의 조력자, 어머니를 그리다
신경미 화백은 특유의 두꺼운 질감과 거칠고 야성미 넘치는 붓터치 등 기교나 기술은 서양의 화법을 쓰면서 동양의 소재와 서정을 이용해 아름다움을 담은 독특한 작품을 선보이며 작품 속에 봉황과 물고기여인 등을 통해 가정의 평화와 어머니의 사랑, 자식에 대한 애정, 여자의 일생 등 신 화백의 한평생과 같은 이야기를 그려 넣는다. 특히 그의 작품세계에 있어 어머니는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이자 지향점이다.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어머니는 신 화백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였다. 

“설산에 나부끼는 하얀 눈이 흩날리는 날에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더욱더 그리워집니다. 어머니에게 멋진 한복을 입혀 첫 개인전에 초대해 멋진 결과물을 보여주기도 전에 갑작스레 돌아가셔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큰 충격으로 붓을 놓기도 했지만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그림을 그릴 때 작품 속에 여인을 통해 어머니를 떠올렸어요. 그렇게 작품으로나마 어머니의 사랑과 그리움을 기억하게 됐죠. 언제나 저의 뒷바라지를 하며 희생하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림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은 한 부분에 여인이 기도하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는 그림이 나오기도 해요. 마치 나를 위해 평생을 기도하던 어머니의 형상이 아닐까 싶어요. 가족들의 희생과 응원,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무탈하게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지만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붓에 담아 더욱 좋은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물고기여인 20호

더나은 미래를 위한 여정
그림을 시작한 뒤로 늘 공부와 작업, 전시에 몰두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던 신 화백은 초심으로 돌아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남기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제 자신을 되돌아보며 가장 첫 번째로 화실을 정리하였습니다. 재료비를 살 돈도 없던 시절 합판에 모래를 발라 그리던 그림부터 시작해 수많은 습작들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작품이 화실 구석구석에서 나오더군요. 젊은 날의 열정이 담긴 그림들과 다시 조우하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이때의 내가 모여 지금 대작을 그리는 신경미가 존재하는구나 생각도 들고요. 작가 신경미의 역사가 담긴 그림들, 모두 제 자식 같은 작품들이지만 과감히 버릴 것은 버리고, 남길 것은 남기려고 합니다. 지금은 대작을 주로 그리지만, 또 나이가 든 후에는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작은 작품들을 다루지 않을까 싶어요. 결국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그 때가 되면 작은 작품들을 모아 전시를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숨을 고르며 새로운 작품에 몰입할 시간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이 안 풀리거나 새로운 시도를 할 때에는 마냥 작업실에 앉아있기 보다 책을 읽거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거나, 작업 환경에 변화를 주며 영감을 얻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경북 고령군에 위치한 산골마을로 작업실을 옮겨 푸른 산과 들, 초록의 자연 속에서 좋은 그림을 탄생시켜보고 싶습니다. 멀지 않은 날에 다시 대중에게 좋은 작품으로 돌아올 날을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 봉황날다 10호

꾸준한 봉사로 보답하는 삶
신경미 화백은 그림 작업 시간 외에는 꾸준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화가의 길을 걷게 된 이후 자신을 위해 응원하고 희생한 사람들로부터 받은 고마운 마음을 봉사를 통해 갚아나가고 있다. 
 
“아무리 고단하고 힘들어도 다른 사람을 위해 베푸는 일을 소홀히 여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늘 겸손한 마음으로 주변의 이웃과 나누는 삶을 실천하며 그동안 제가 받은 나눔에 보답해나가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액자명인 김순태 선생님께 이 자리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화가들은 작품을 완성하고, 액자를 제작하는 것을 ‘옷을 입힌다’고 표현하는데요. 작품이 완성되어도 액자 하나 제작하지 못 할 정도로 힘들고 가난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김순태 선생님 덕분에 지난 2019년 처음으로 무궁화 조각 액자를 100호 크기로 특수 제작해 처음으로 봉황작품에 옷을 입힐 수 있었습니다. 두고두고 가보로 남길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 봉활날다 100호 162.2x112cm

Profile


호남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대구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조형창작학과 석사졸업

활동
개인전 22회
남송미술관 초대전
대구정부지방합동청사 초대전
조선일보미술관 초대전
G갤러리
중국 상해 개인전
독일 드레스덴 특별초대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내 ART르살롱전
일본 등 국내외 전시, 단체전 다수
서울국립미술관, 예술의전당, 인사아트프라자 단체전 다수
대한민국 미술대전 비구상 심사위원 역임
미술협회 회원
대가야미술가협회 회원
국제현대작가협회 회원

수상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선정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2회(국전)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외 다수
서울시정일보 논설위원
봉황문화대상
청소년신문
한국예술문화대상


박예솔 기자  yesall4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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