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적 문제에 초점을 맞춘 개혁, 한국경제의 새로운 힘이 될 것"

이두원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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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힘들었던 한 해가 마무리되었다. 격동적인 국제 세태로 크게 위축된 경제 상황이지만, 올해 또한 경제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해외 경제연구기관에서 올해 세계 경쟁 성장률이 코로나19 대확산 시기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발표됨에 따라 국가별 통화 정책 또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피플투데이는 앞으로의 국내외 경제 전망에 관한 전문가의 상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이두원 교수를 만나 보았다.

Q. 인사 말씀과 함께 교수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의 이두원 교수입니다. 먼저 대한민국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을 소개하는 피플투데이와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되어서 큰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1987년 졸업하고, 미국 Northwestern University에서 1991년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그 후 University of California-San Diego 에서 강의를 한 후 1994년부터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임 중입니다. 세부 전공은 경제발전론, 국제경제, 한국경제론 등이며, 다양한 학술지 등에 현재까지 약 60여 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하고, 국내외 주요 언론에 약200여 편의 기고를 하였습니다. 학회 활동으로는 한국경제학회 사무국장, 한국경제발전학회 회장, 한국동북아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또한 교내 보직으로는 미래교육원장, 국제처장, 상경대학 학장 및 경제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Q. 교수님께서 현재 주력하시는 연구에 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제가 관심을 가지고 하는 연구는 중진국함정 및 선진국 문턱의 함정입니다. 많은 국가들이 저소득국가에서 중진국으로 진입은 성공하지만, 그 이후에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장기간 중진국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현상을 중진국함정이라고 합니다. 반면 한국, 대만 등 동아시아국가들은 중진국 함정을 탈출하여 고소득국가로의 진입에 성공하였습니다. 하지만 선진국에 진입하였다고 해도 선진국 문턱의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의 국가들은 선진국으로 분류는 되고 있지만, 장기간 소득이 정체되어서 다른 선진국들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 한국 역시 이러한 선진국 문턱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는 걱정에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Q. 현재 국내외 경제 상황에 관해 교수님께서 가장 주목하고 계신 이슈가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가장 주목하는 이슈는 역시 전 세계적인 금리인상 동향과 그로 인한 부작용입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미국이 주도하는 금리인상 추세를 얼마나 쫓아가야 할지, 그리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이 있습니다.

Q.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상황,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현상 등 다양한 전조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앞으로의 경제 전망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의견 듣고 싶습니다.
이미 IMF 등에서 예견하였듯이, 세계경제는 내년에도 성장의 둔화세를 이어갈 것 같습니다. 또한 사정이 안 좋은 일부 국가들은 둔화를 넘어선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는 그동안 양적완화로 풀렸던 돈을 다시 회수하는 과정에서 생긴 금리인상으로 인해 어느 정도는 불파기한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거시경제적 흐름과는 별도로 우크라이나 전쟁 및 코로나 사태 (특히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와 같은 정치 안보적 이슈도 큰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경제적 요인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세계경제의 불안이 지속될 것입니다. 반면 이런 요인들이 개선의 기미를 보인다면 세계경제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또한 대외지향성이 높은 한국의 경제는 특히 이러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작금의 국내 경제 상황, 그리고 경제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하는 구체적인 방향에 관해 교수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한국경제는 상기한 세계경제의 흐름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외적인 요인들은 저희 능력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입니다. 그러므로 전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 전쟁과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 등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외부 요인으로 인한 불안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문제들을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느냐가 중요할 것입니다. 대외적인 불확실성과 관계없이 저희 대한민국의 경제는 다음과 같은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이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와 한계기업의 증가, 가계부채 문제, 재정적자(각종 연금 및 기금 포함)의 지속과 국가부채의 증가,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호전성, 기업 활동을 억누르는 각종 규제 등 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특히 과거 수년간 더욱 심화하여 왔습니다. 그러므로 한국경제의 주체들은 대외적인 충격을 흡수하면서, 동시에 이러한 내부적인 문제를 개선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Q. 교수님께서 앞으로 나아가실 비전, 목표, 혹은 계획에 대해 궁금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은 학교의 각종 보직을 맡으면서 학교의 발전을 위해 봉사를 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다소 개인적인 강의와 연구가 소홀해진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행정 보직으로부터 다소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그동안 소홀했던 강의와 연구에 더욱 매진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앞서 설명해 드린 한국경제의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경제 성장을 위해 국민들에게 당부의 말씀이나 격려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지금 한국경제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의 많은 부분은 저희가 잘못했다기보다는 국제적인 정세변화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측면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외변수들은 가까운 미래에 언젠가는 개선될 것이며, 이러한 전환점을 통과하면 한국에 다시 좋은 기회가 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국경제의 주체들은 그러한 때를 대비해서 내부적으로 그동안 미뤄왔던 구조조정과 개혁에 매진하여야 합니다. 비록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이는 결국 중장기적으로 한국경제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

 

Profile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 경제학 박사

2006~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2008~2010 한국주택금융공사 비상임이사
2010~2012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제학부 학부장
2013~2016 KTB 투자증권 비상임이사
2014~2017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 원장
2016~2017 한국경제발전학회 제22대 회장
2017~2018 한국동북아경제학회 제28대 회장
2018~2020 연세대학교 국제처 국제처장
2020~2022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제37대 학장 겸 경제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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