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의 미술여행] ‘이탈리아 성 베드로의 무덤에 핀 한 송이 꽃’

이탈리아 성 베드로 대성당(Basilica di San Pietro)

  • 입력 2023.01.02 21:08
  • 수정 2023.01.02 21:11
  • 기자명 김석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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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대성당_김석기 작가
성 베드로 대성당_김석기 작가

바티칸 박물관을 나와 ‘성베드로 대성당’ 앞에 선다.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이는 거대한 광장 양편으로 길고 아름다운 회랑이 펼쳐진다. 성 베드로 대성당이 완성되고, 교황 ‘알렉산데르 7세’에 의하여 1656년부터 12년간에 걸쳐 완성된 ‘산피에트로(성베드로) 광장’은 ‘베르니니’에 의하여 설계되었다.  
  
회랑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성당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고, 믿지 않는 사람들도 진정한 신앙으로 일깨워 감싸줄 수 있는 예수그리스도의 모습으로 양팔을 벌려 인류를 포용하는 형태로 설계되었다. 광장을 감싸고 있는 회랑의 기둥 284개가 도리아식의 건축양식으로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고, 그 위에 140인의 성인 조각상이 엄숙한 분위기를 만든다. 광장의 폭이 140m로 한 번에 이곳에 모일 수 있는 군중의 수는 30만 명이다.    
  

성 베드로 오벨리스크_김석기 작가
성 베드로 오벨리스크_김석기 작가

광장의 중앙에 기원전 1세기에 만들어진 ‘오벨리스크’가 있다. 원래 ‘칼리골라’(Caligola) 황제의 원형 경기장 뒤에 있던 것을 ‘도메니코 폰타나’가 교황 ‘식스투스 5세’의 명을 받아 1585년에 현 위치로 옮겼다. 청동사자 네 마리의 호위를 받으며 25.88m의 높이로 서있는 ‘오벨리스크’는 ‘칼리골라’ 황제가 그의 경기장을 장식하기 위하여 이집트에서 가져온 것이다. 
  
‘베르니니’가 이 광장을 설계할 당시 그는 좁고 복잡한 이탈리아의 여러 골목길에서 몰려올 군중들이 ‘산피에트로 광장’에 도착하면서 성당의 아름답고 거대한 규모에 놀라 그 충격과 감동이 신에 대한 절대적 믿음으로 극대화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로마 서쪽의 ‘코르넬리아길’ 가까운 곳에 공동묘지가 있었고, 그곳에서 ‘성 베드로’ 성인의 무덤이 발견되었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밀라노 칙령을 발표하면서 베드로 성인의 무덤이 있었던 곳에 성당을 짓도록 하였고, 그 후 교황 ‘니콜라오 5세’에 의하여 성당을 복원하고 확장하는 계획이 세워졌고, 그 계획은 ‘로셀리노’에 의하여 추진되었다.   
  

성 베드로 대성당_김석기 작가
성 베드로 대성당_김석기 작가

150년간의 긴 세월을 거쳐 1612년 ‘성 베드로 대성당’의 정면 제막식이 이루어지기까지 사연도 어려움도 많았다. 대성당 건축의 관리와 운영을 맡았던 지휘자도 ‘라파엘로’ ‘안토니오’ ‘미켈란젤로’ 등 유명한 예술가들로 바뀌면서 특히 설계과정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으며 결국 1626년 교황 ‘우르바노 8세’ 때 장엄한 봉헌식과 함께 ‘성베드로 대성당’은 완공되었다.  
  
성당으로 들어가는 문은 3개의 청동 문으로 되어있다. 중앙 문은 옛 성당의 문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으로 베드로와 바울의 순교 장면이 새겨져 있고, ‘성스러운 문’이라고 부르는 오른쪽 문은 25년마다 오는 성년(聖年 : 2025년)에만 열리는 문이다.
  

미켈란제로의 피에타_김석기 작가
미켈란제로의 피에타_김석기 작가

성당 안으로 들어서니 187m 길이의 거대한 예배당이 엄숙한 분위기와 함께 다양하고 아름다운 예술품들의 전시장과 같다. 상상을 뛰어넘는 성당의 웅장함 앞에서 미약해지는 인간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성당에서 만나는 첫 감동은 유리벽 속에 갇혀있는 ‘피에타’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미켈란젤로가 24세의 젊은 나이에 완성했다는 작품이다. 숨을 거둔 예수그리스도를 끌어안은 성모 마리아의 슬픈 얼굴에서 금방이라도 방울방울 눈물이 흘러내릴 것만 같다.     
  
가슴이 저려오는 아픔을 새기면서 성당의 안쪽으로 발길을 옮기니 ‘산피에트로(성베드로)의 동상’이 있다. 동상의 발에 손을 대고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전해오는 이야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산피에트로 동상‘의 발가락이 수많은 사람들이 만진 흔적으로 반질반질하게 윤기가 흐른다. 성당의 안쪽에는 미켈란젤로가 완성했다는 ’쿠폴라돔‘이 보인다. 지름 42m, 높이 136m로 까마득한 쿠폴라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도 있고,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537개의 계단도 있다. 돔에는 4대 복음서의 저자인 마태오, 마가, 누가, 요한의 모자이크 초상화가 화려하게 그려져 있고, 그 아래 중앙 부분에 ’베르니니‘가 만든 청동기둥이 꿈틀거리고 있다. 1642년 당시에 판테온 신전에서 뜯어 왔다 하여 비난도 받았던 작품이다. 바로크 스타일의 나선형 청동기둥 위에 고통스러워하는 여인과 밝고 아름다운 아기의 얼굴 모습이 대조적으로 새겨져 있다. 청동기둥의 아래에 지하무덤에는 역대 교황들이 모셔져 있고, 베드로의 유해가 NASA에서 설계한 유리 상자에 보관되어 모셔져 있다. 
  
성당의 가장 깊은 곳에 ‘베르니니’가 금동으로 만든 거대한 옥좌가 있고, 그 주변에 ‘성 아우구스티누스’와 ‘성 암브로시우스’ 등 성인들의 조각상이 배치되어 있다. 성당 뒷면 가장 높은 곳에 원형 창문이 있고, 창 위에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가 그려져 있다. 유리창이 아니고 대리석을 갈아 만든 창이라고 한다. 밖에서 스며드는 태양광선의 빛이 대리석 창을 더욱 신비스럽고 은은하게 그 운치를 더한다. 

 

성 베드로 대성당 앞에서의 작가
성 베드로 대성당 앞에서의 작가

  
성당을 돌아 나오는 곳에 ‘베르니니’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알렉산데르 7세'의 기념비가 있다. 붉은 대리석 작품에 나타난 옷감의 질감 표현이 너무 섬세하고 신기하리만큼 사실적이어서 흙으로 빚은 것인지, 밀가루로 빚은 것인지, 만져보고 나서야 대리석이라 확인을 한다.    
 
바티칸 시국의 교황은 종신직이다. 폴란드 출신 ‘요한 바오로 2세’가 456년 만에 처음으로 비 이탈리아인으로 교황이 되었으며, 현재의 교황도 비 이탈리아 인으로 독일 출신 교황 ‘베네딕토 16세’이다.
 
교황이 있는 바티칸 시국에 세계에서 가장 큰 ‘성 베드로 대성당’이 지어진 것은 ‘성인 베드로’의 순교로 인해 이루어진 역사적 사실이다. 이 세상 모두를 사랑하며 이 세상 모두가 믿고 살아갈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기대하면서 ‘성 베드로’의 순교가 가져다준 엄청난 사랑의 선물, 그의 무덤 위에 핀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며 감사의 기도를 한다.  

雨松 김석기(W.S KIM)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 졸업
경희대, 충남대, 한남대 강사 및 겸임교수 역임
프랑스 몽테송아트살롱전 초대작가
프랑스 몽테송아트살롱전 A.P.A.M 정회원 및 심사위원
개인전 42회 국제전 50회, 한국전 45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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