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표준화와 녹색성장으로 이룬 이홍기 회장의 고품격 성공이야기…골드라인 이홍기 회장

  • 입력 2013.10.17 14:33
  • 기자명 박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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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투데이 박정례 기자]=꽃향기는 백리를 가고, 좋은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고 한다. 자신의 고생과 노력으로 이룬 부(富)를 남에게 나눌 줄 아는 덕목이야말로 전형적인 인향만리(人香萬里)라 할 것이다. 2008년 미국 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는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쳐 장기불황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불모지에서도 황금을 캐는 사람이 있고, 죽은 나무에서도 꽃을 피우는 정원사가 있다. 도전과 응전으로 성공을 이룬 기업가가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여기 ‘한국 물류계의 선두주자’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이홍기 회장이 있다. 이홍기 회장은 어떻게 해서 한국물류업계의 선두주자가 됐을까. 한국 최고의 물류용품 사업가로 성장하기까지의 그의 인생역정과 성공스토리가 궁금하다. 직접 찾아가서 그를 만나본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주)골드라인을 찾아 간 것은 지난 주 목요일이었다. 초행길에 자꾸만 비가 내려서 그런지 찾아가는 길은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하지만 일찍부터 서둘러 만나본 이홍기 회장의 모습은 요즘 젊은이들에 비추어보더라도 결코 뒤지지 않는 큰 키와 부드러운 신사의 풍모를 발산하고 있었다.
 
업종에 대한 설명과 창업동기
“저희 골드라인은 물류수송을 위한 용품들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사업부문은 물품 받침대의 일종인 파렛트와 철재 운반기기와 수납용 박스등 입니다. 이밖에도 엔지니어링과 물류기기의 렌탈사업 부문, 공항수하물이나 상하차시스템에 관한 컨설팅과 설계, 제작, 감독, 시공과 시운전은 물론 유지보수까지 일괄서비스가 행해지고 있습니다.”
 경제성장률이 높은 나라일수록 물류수송에서의 선진화는 대단히 중요하다. 이회장이 물류기기 일을 시작할 때쯤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에서도 물류 승하차를 사람 손에만 의존하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물류선진국들은. 1970년대 이전부터 파렛트에 물건을 얹어 지게차로 들어 올리는 승하차 방법이 이미 보편화되어 있었다. 지금은 우리나라도 파렛트 없는 승하차는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됐지만 말이다.
 사업 아이템과 맞물려서 ‘물류업계의 선두주자’라는 의미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말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회장은 이어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미개척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때문에 그렇게들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하고 겸손한 대답을 내놓는다. 이회장의 말에 좀 더 부언을 하자면 88올림픽을 전후해서 우리나라는 국운이 상승하던 때였다. 때마침 수출물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는데 일감이 많아서 그랬는지 인건비 상승도 하루가 다르게 뛰었던 거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수출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백 번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엄청난 물동량을 소화하기엔 수작업만으로는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선적을 제 때 못해서 수출이 늦어지면 그만큼 국제신용도에 금이 가고 손실이 발생한다. 이게 다 물류시스템의 낙후 요인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작업능률은 뒤쳐지는데 인건비 부담은 늘어나는 이율배반적인 사태가 벌어진다. 업계에서도 낡은 방식으로는 안 되겠다 싶었던지 물류시스템의 개선에 눈을 뜨는 분위기였다. 수출경쟁에서 이기려면 변화와 개선만이 살길이었던 것이다.
 1973년, 이홍기 회장은 금호종합무역상사의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되었다. 이태리 밀라노 지사장을 거치면서 선진시스템들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이때가 이회장의 나이 29세 때 일이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모든 것을 등짐 져 나르는 식으로 하는 우리와는 달리 파렛트 위에 물품을 놓고 지게차 발로 불끈 들어 올려서 물품 적재를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거의 모근 수하물을 기계로 처리하는 것을 보게 된 청년의 마음은 그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예나 지금이나 밀라노와 뉴욕은 세계의 패션계를 선도하는 곳이다. “종합상사의 주재원이니만치 패션 매장을 도는 빼놓을 수 없는 일과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행 트렌드를 읽히게 되었고 패션슈즈라는 아이템에 맘이 끌렸습니다. 직장을 나와 첫 사업을 뉴욕에서 패션슈즈로 시작했죠. 그런데 사업이 제대로 맞아 떨어지는 것이었어요. 뉴욕의 젊은이들이 패션슈즈에 대해 열광하면서 대박을 터뜨렸으니까요.” 젊은 CEO였던 사업 초창기 시절을 회고하는 이회장의 눈빛이 섬광처럼 빛났다.

여수에서 천막을 치고 시작한 사업체가 매출 1천억대로 자라다.
한국에서는 아이템을 바꾸어 창업하신 건데 처음부터 승승장구하셨는지, 기업환경 면에서 당시와 지금의 차이점은 무엇인지요? “우리나라의 수출경향도 차츰 경공업 에서 가전제품 같은 값나가는 것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뉴욕에서 처음 벌인 사업이 패션슈즈라고 말씀드렸는데 다품종 소량 패턴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유통주기도 짧고 하니까 좀 더 무게감 있는 사업으로 눈이 갔습니다. 그래서 사업 아이템을 물류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요. 국내시장을 돌아보면서는 ‘될 수밖에 없는 사업이구나.’하고 확신을 갖게 된 것이고요.”
 이회장의 결심이 구체화된 것이 전남 여수 공장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천막공장으로 시작한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24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났다. 오늘날 골드라인의 생산 공장은 광주평동을 위시하여 여수 그리고 충남 당진, 여기다 연구센터를 겸한 수원 공장이 있다. 하남시에는 물류창고가, 해외지사로는 중국 청에 공장이 또 있다. 지난해 골드라인이 올린 매출액은 약 1100억 원대인데 해외법인 것까지 합하면 1천5백 원대에 이른다. 하지만 이홍기 회장은 골드라인이 명실상부한 글로벌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3년 이내에 달성할 매출액의 목표가 3천억 원대는 돼야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외형상의 숫자일 뿐이다. 기업하는 사람으로서의 진정한 기쁨과 보람은 외형적인 성장과 돈 버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 사회에 얼마만한 기여를 하느냐(?)도 간과할 수 없는 성취의 잣대로 여기기 때문이다. “정성스럽게 만든 샘플을 가지고 시장에 처음 나갔을 때 폭발적인 반응을 보면서 흥분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만큼 저희 제품이 환영받는 물건이었다는 반증이니까요.” 이홍기 회장은 물류수송에 쓰이는 골드라인의 생산라인이며 기술력이며 출시되는 제품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얼마나 재밌는 일인지 모른다며 순진한 어린아이처럼 골드라인의 현황에 대해서 설명해줬다. 나무로 만든 용기만 보다가 플라스틱제품을 가지고 나갔을 때라든지, 또 제품의 승하차를 기계로 할 수 있게끔 파렛트를 출시했을 때 보여준 시장의 호응도를 지금도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있었다. “기업은 시장에 의해서 크는 곳이라서 대한민국이 수출 강국으로 자라면서 저희도 같이 커나갔습니다. 해외로 나가는 수출물량과 함께 저희 골드라인의 물류기기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 거지요.”

물류 표준화외 녹색성장에 대해서
골드라인은 우리나라의 수출과 유통산업이 한데 맞물려 있었다. 자연히 물류표준화와 녹색성장에 대해서 물었다. 이에 “물류표준화가 되면, 화차나 컨테이너에 적재하는 과정에서 공간 낭비는 물론 불필요한 증차로 인한 경비절감이 됩니다. 물량탑재 시 적정량을 싣기에 용이하기 때문에 규격이 맞지 않아서 혼선을 빗는 일도 줄 것이고요.”하고 자신의 분야에 관한한 진정한 전문가다운 대답을 내놨다. 알기 쉽게 설명하는 그의 열변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절로 빨려들게 하는 흡인력이 있었으니까.
 “녹색성장을 또 봅시다. 골드라인 제품이 견고하고도 가볍다면 무게로 인한 부담이 덜해서 그만큼 에너지가 절약됩니다.” 딴은 그렇다. 용품이 견고하면서도 가볍다면 과적으로 인한 부담이 줄어들고, 걸핏하면 망가져서 한번 쓰고 버리는 낭비가 없을 것이다. 자원낭비가 줄어 원자재수입도 줄고 외화도 절약된다. 이것이 녹색성장이다. 골드라인에서 출시한 물류용품 덕에 원목을 수입할 때마다 벌어지는 나무의 남벌이 줄고 이런 기업은 녹색성장에 솔선수범하는 자부심이 뒤따른다.
‘물류표준화나 녹색성장에 기여한 예를 들어달라’는 주문에 “얼마든지 있습니다. 소주나 막걸리 같은 주류품 수출에도 저희 골드라인 박스가 많이 쓰이는데요. 수입물품이 들어올 때 보면 재활용되어 다시 들어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요.” 이홍기 회장은 이어서 “일본은 지진이 많은 나라라서 물품을 쌓았을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력’이 요구되고, 골드라인에서는 특유의 기술특허를 수십 개 보유한 덕분에 일본수출전선에 날개를 단 격”이라고 했다.

이홍기 회장의 기업관과 사회적 공헌과
회장님의 취미나 관심분야가 기업 활동이나 사회적 공헌에 어떤 의미를 갖나요? “합기도 협회 회장직을 10년 째 맡고 있습니다. 청소년기에 심신 수련의 한 방편으로 시작한 합기도인데 어느 덧 그랜드 마스터의 자리에까지 올랐고요.” 올 7월20일에서 21일 용인에서는 제 9회 국제합기도무술대회가 열렸다. 2010년 미국대회에 이어 골드라인이 후원사가 되어 대회를 치룬 것이다. 무예도 우리나라의 소중한 무형문화자산이다. 잘 지키고 계승해나가야 우리민족의 정체성 확립과 문화역량에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호신무술을 하는 분이 W 필하모니오케스트라 2대 이사장을 맡게 되신 특별한 이유는요? “연초에 한 음악회에 초대를 받아가게 됐는데 감동을 받은 게 그만 인연이 됐습니다.”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하지만 재정적인 이유로 해체될 위기에 처한 오케스트라의 관계자들이 찾아와 삼고초려를 한 때문이라는 것을 주위 사람들은 모르지 않는다. “누구나 탐을 낼 정도로 잘 되는 단체라면 사양했을 겁니다.”라는 그의 말에서도 어려울 때 힘을 보태려는 신앙인의 자세와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될 만한 사업 아이템을 보는 눈이 탁월한 이홍기 사장이다. 하지만 가꾸지 않은 논밭에서 곡식을 풍성하게 거둘 리 없고, 노력 없는 기업에 성공이 뒤따를 순 없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향해 도전과 결단과 개척으로 일군 성공이다. 사회적 공헌을 위한 행보도 그렇다. 이야말로 인향만리(人香萬里)의 전형이 아닌가!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젊은 여성과장과 힘께 나란히 인터뷰에 응해준 ‘골드라인’의 이홍기 회장, 기업의 성공뿐만 아니라 그가 뿜어내는 인향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며 더한층 빛나는 연주가 되길 빈다. 

<프로필>
광주고등학교 졸업
한양대 경영학과 졸업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고려대 정보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주) 금호 이태리 밀라노 지사장
미국 Gold Line Inc 대표
공드라인 패밀리 회장(현 골드라인, 골드라인차렛텍, 골드라인개발, 골드라인로지텍,
중국 청도 고덕리물류기재유한공사 등)
사단법인 한국통합물류협회 부회장(현)
사단법인 한국파렛트컨테이너 감사 겸 컨테이너 위원장(현)
합기도 세계본부 재단법인 국제연맹합기도 회장(현)
W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이사장(현)
광주고등학교 총 동창회장(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이끈 인물’
물류대상 산업포장(2009)
국무총리표창
지식경제부 장관상
산업자원부 장관상
한국의 아름다운 기업 대상 등 수상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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