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록색으로 물든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다

의태 최승애 화백 임채은 기자l승인20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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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태 최승애 화백

자연의 생생함을 초현실적인 색채로 담아낸 화가가 있다. 최승애 화백의 시선을 거친 자연의 풍경은 현실적인 모습보다는 아름다운 순간 그 자체를 담았기에 오히려 더 생생하게 와 닿는다. 이러한 최 화백의 작품은 화백이 나고 자란 거제도의 웅장한 자연, 그리고 그러한 자연을 담아내는 화백의 특별한 감수성에서 기인했을 것이다. 피플투데이는 의태 최승애 화백을 만나 화백이 품은 작품 세계를 들어보았다. 

 

▲ 몽유도원도 21c (140x90)

‘신의 손’, 거제도에서 자연을 만나다
고향 거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최 화백의 얼굴엔 행복한 웃음이 완연했다. 최근, 최 화백은 작품 ‘평화를 향한 백학의 찬란한 비상’을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 기증하며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섬세한 감수성을 품고 자란 최 화백은 어릴 적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신의 손’이라고 불리며 그림에 남다른 재능을 발휘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 만화를 잘 그렸어요. 초등학교 일학년 이학년 때 주변 친구들이 만화 그림, 공주 그림 그려달라고 제가 화장실 가기도 괴로울 만큼 줄을 서기도 했습니다. 고구마 간식을 주면서 그림을 받아 가기도 했고요. 나중에 크고 난 다음에 친구들이 하는 말이, 아주 어릴 때부터 제 별명이 신의 손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최 화백은 아버지 또한 그림을 참 잘 그리셨고, 지금은 화백의 손주가 국제학교에서 ‘그림 천재’로 불리며 예술적 감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원래부터 최 화백의 가문이 예술의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최 화백의 아버지께서는 자식이 가업에 따라 약사가 되길 바라셨지만, 최 화백은 가업에 종사하기보다는 자연과 그림에 관한 열정을 펼치길 원했다.

“아버지가 하시던 가업을 지금은 동생이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요, 그런 것보다도 아침에 해가 떠오르는 광경, 그런 환상적인 풍경이 너무 좋았습니다. 자연에 대한 감수성이 굉장히 예민했고 지금도 그럽니다. 자연을 보면 미치광이가 되어 버려요.”

 

▲ 평화를 향한 백학의 찬란한 비상 (230x230)

꿈속에서 본 풍경
최 화백은 작품의 원천이 ‘몽땅 나의 꿈이다’이라고 말하며 꿈에서 본 광경을 캔버스에 입히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자연의 풍경을 화면에 담음에도 불구하고 몽환적인 색채가 선연하게 화백의 그림을 이루는 것은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림을 그릴 때 사진을 참고 자료로 쓰지 않습니다. 보통 화가들께서 사진 많이 찍으시고 하시는 데 저는 제가 머릿속으로 꾸는 꿈으로 그립니다. 자면서 꾸는 게 꿈이지만 눈을 벙 뜨고 말을 하면서도 꿈에 들어갈 수 있어요. 그러면서 구상이 떠오릅니다. 옛날 선조님들이나 무릉도원, 그런 꿈들이 곧 제 구상이고 구도예요. 저는 그걸 바로 그려버립니다. 그래서 스케치를 잘 안 해요.”

유일무이한 ‘풀점묘법’의 화가, 청록산수를 되살리다
최 화백의 그림을 보면 섬세한 풀점이 큰 캔버스를 메우면서 푸른 자연의 광경을 형성한다. 최 화백은 이러한 풀점묘법의 탄생이 거제도에서 바라본 아주 먼 곳까지 펼쳐진 환상적인 풍경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시력이 남달리 좋습니다. 아주 먼 거리에 있는 산의 나뭇잎이 햇빛에 반짝이는 것도 다 보여요. 새벽안개가 싹 지나가면 무조건 그날은 맑은데, 그런 햇볕에 빛나는 나뭇잎을 보고 반했습니다. 그게 풀점묘법의 시작이었어요.”

고려시대 때부터 성행한 채색 그림 문화는 조선시대 추사 김정희 즈음하여 문인화가 등장한 이후로 자취를 감췄다. 그 영향으로 청색과 녹색 계열로 그린 산수화, ‘청록산수’ 또한 사그라들었다. 
장준석 평론가는 “근대에 와서 맥이 거의 끊긴 청록산수지만, 최승애 화백의 뜨거운 관심과 열정이 우리 시대의 새로운 청록산수를 예견하게 한다”면서 “신비로움의 교감과 한국의 산하를 꿈처럼 묘사하여 생명력을 부르는 화가”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또한, 김종근 평론가는 “마치 쇠라의 그림과 이론처럼 최승애의 화면에서 멋진 산야의 풍경이 푸른색 톤의 색상과 색점으로 태어났다”고 평론했다. 故박용숙 평론가는 “최승애 화백이 도전하는 회화의 이미지는 형상이 아니라 ‘나비의 꿈’에서 보는 자연풍광이라 해도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최 화백은 많은 평론가에게 관심을 받으며 전통을 이을 ‘현대의 청록산수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하늘과 산과 바다에 파묻혀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청색만 보면 저는 숨이 트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런 색채로 그림을 그리게 됐어요. 몽유도원도에 집중하다 보니 처음부터 청록산수를 그리고자 한 것은 아니었으나, 여러 평론가의 평론을 통해 제가 그리는 것이 청록산수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청록산수를 보존하고 이어가고자 하는 사명감이 생겼습니다.”

 

▲ 몽유도원도21c (163x131)

한국화의 미래를 위해
한국에서 동양화로 불리던 화풍이 원로 한국 화백들의 노력 끝에 ‘한국화’로 명칭이 바뀌어 정착하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이렇듯 전반적인 전통 한국화의 보존은 우리 모두의 숙제일 것이다. 최승애 화백은 이에 관해 각오의 말을 전했다.

“한국의 무릉도원, 그리고 아름다운 우리의 산수를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한국 사람인 제가 창안한 풀점묘법으로, 제 머릿속에 있는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정말 전 세계에 펼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제가 자존감과 사명감을 가지며, 건강관리 잘해서 붓을 다잡고 늘 작품을 향한 지속적인 연구에 임하겠습니다.” 

 

▲ 무릉도원&볼라레 (91x73)

Profile
서라벌예술대학 미술학과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수료

2015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최우수상/한국화 비구상부문 대상 
평창동계올림픽 세계미술축전 우수작가상
2022년 제1회 서울한강비엔날레 한국화부분 대상
제38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비구상부문,기독교미술대전 심사위원 
미술과비평, 제32회무등미술대전, 제16회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 운영위원 역임
청주국제공예비엔나레, 남송미술관 나는 화가다 선정작가  
한국미협자문위원 

작품소장
서울대학병원본관
숙명여대
한국토지주택공사본사
금보성아트센터
향암미술관
청주시청
거제시청
거제희망복지재단
호주브리스밴주지사관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등

▲ 몽유도원도21c (131x970)

임채은 기자  notalklat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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