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젊은 연구자

유준일 경상국립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 서성원 기자l승인202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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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 경상국립대학교병원의 유준일 교수(정형외과)가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 진흥원이 주관하는 ‘실사용 데이터(Real World Data-RWD)기반의 임상 근거 창출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번 사업에서 유 교수팀은 ‘노인 고관절 골절의 실사용 데이터베이스 구축연구‘를 연구과제로 설정했다. 연구과제는 근감소증과 인공지능 연료기기에 대한 실사용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통해 산학 연구 및 디지털 치료제 개발 등에 적극 응용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연구과제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는 디지털 치료제나 인공지능 기반의 의료기기에 중요한 자료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RWD 사업 총괄책임자인 경상국립대병원 유준일 교수를 만나러 진주로 향했다.

 

코호트 연구를 통한 빅데이터를 의료현장에 적용
유준일 교수는 현재 고관절 골절 원인에 관련한 질환 연구를 주로 한다. 골다공증과 근감소증이 대표적이며 고관절 집단, 즉 일정 특성을 갖는 환자의 상태를 관찰한다. 
“저희는 이런 집단 - 즉 코호트를 관리하는 국가과제를 진행해 왔고 최근 질환 극복을 위해 생물학적 치료제 개발이나 유전체를 평가하는 방법을 연구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얼마 전 끝난 과제는 ‘근감소증 고관절 골절 근감소증에 대한 유전체 코호트 연구’였습니다.”
지난 연구에서는 경남지역의 약 800명의 환자가 동의하에 참여했다. 근육 검체 또는 혈액이나 소변 등을 통해 유전체를 분석하거나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제였다. 
“새로운 목적으로 채취하는 것은 아니며, 수술 중 적출되는 버려질 물질이나 소변, 혈액을 한 번 더 검사하는 부분입니다.”
보행동작을 보고 근육이 빠지고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를 바로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유 교수는 최근 A.I.의 발달과 함께 어르신들의 행동, 움직임을 모아 어떤 상태인지를 평가하는 연구를 주로 진행한다.
“문제는 이런 방식의 연구는 다양한 회사, 많은 연구자들이 하고 있어 표준화가 힘든 겁니다. 임상 현장에서 적용이 거의 불가능한 것이죠. 그래서 저희는 데이터를 직접 연구에 목적에 두고 기획해 실제로 임상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런 것을 ‘RWD’라고 부릅니다.”
RWD, 즉 실사용 데이터는 임상 현장에서 나온 데이터를 갖고 어떠한 치료나 임상 연구를 해야 된다는 개념이 강해지면서 생겼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책임을 맡아 하는 과제는 많은 예산을 들여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유 교수가 책임지며 진행하는 과제 역시 앞으로 3년 간 이뤄지며 인공지능 관련 기업과의 연계가 있을 예정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구축하는 개방형 실험실은 현재 전국 7개 대학병원에서 진행 중이다. 고대 구로병원, 이대 목동병원(감염병 특화형), 아주대병원, 일산 동국대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전남대 병원과 경상국립대학교병원(감염병 특화형)이다.
개방형실험실은 병원의 우수한 역량과 인프라를 활용해 창업, 기술실용화를 활성하고 병원 중심 개방형 혁신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실험실의 창업 기업은 기존 병원의 인프라를 활용해 초기 비용을 절감해 시장 진입의 장벽을 낮추고 임상의 등과 협업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국가 연구개발성과의 산업내 기여도를 제고하고 병원의 보건의료개발 인프라 개방으로 보건산업 창업기업 성과를 확산해 기관에서 매년지원금을 지원받는다.
이처럼 개방형 실험실 구축사업은 K-바이오헬스 사업과 연계되며 지역클러스터-병원연계 창업 인큐베이팅 지원사업과도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다. 
기관들의 연계는 다소 복잡하다. 경상국립대병원 개방형 실험실의 경우 김해의생명센터에서 지원사격하며 분당서울대 병원의 기업부설기관, 그리고 조선대병원 산학협력단 등이 연계된다. 경상국립대병원 개방형 실험실은 유준일 교수가 직접 지원 관리하고 있으며 과거 코로나 시대에는 환자 모니터링이나 비대면 진료 등의 선진 기술이 필요한 의료현장에 20여 개의 기업이 입주해 돕기도 했다.
첨단의료를 위해 스마트폰 기반이나 키넥트(Kinect)카메라처럼 3D 기술을 활용한 카메라, 개발용실험실의 5개 기업이 관련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근감소증 빅데이터
유 교수는 고관절 골절이 생기는 환자군에서 근감소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보행분석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보행 분석할 때 아까 말씀드린 스마트한 기술, 즉 3D카메라 기술 등으로 환자의 동작을 분석합니다. 또 옵스봇(OBSBOT)이라는 얼굴을 찾아 트래킹 하는 카메라가 있어요. 360도 거치대에 카메라를 두고 환자를 따라다니면서 관찰하는 기능을 이용하여 포터블하게 촬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병원뿐 아니라 생활하는 가정에서 혹은 요양병원에 입소해서 환자를 촬영해 보내면 저희 의료진들이 데이터를 기초로 그 사람의 상태를 평가하는 자료에 참고할 수 있습니다.”
유 교수는 개방형 실험실에 경남, 부산권의 16개 업체가 참가했고, 후반기 4개 업체가 더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수도권 기업도 있지만, 연구실을 경남이나 진주 인근으로 이주할 계획을 가진 기업이다.
국립경상대병원에는 약 30명 이상의 임상 의사들이 분야별로 매칭해 있다. 코로나 폐렴에 호흡기 내과 - 감염내과 교수들이 연계되어 있는 것과 같이 IT분야는 통계학적으로 의료 빅데이터를 통계하는 교수도 존재하고 유준일 교수처럼 빅데이터 연구를 이어가는 교수를 포함해 10명 이상이 모여 연구한다.
실험실에는 실장을 포함해 6명의 석・박사 인력이 직접적 기업면담이나 교수와 기업과 다리역할을 하며 활동하고 있다.
“실험실에서는 간단한 기업미팅을 잡는 것은 물론 홍보 브로셔나 홈페이지 광고 하나까지 돕고 있습니다. 디자인 인력까지 포함되어 있어 홈페이지 디자인이나 기업 이미지 파일도 만들고 있습니다. BT를 전공한 분은 실험세팅을 돕고 고가의 서버를 구축해 바이오 3D프린트를 관리하기도 하죠. 즉, 수술 현장에서 바로 바이오프린트, 바이오잉크를 통해 나온 물질 피부 이식이나 뼈 이식에서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겁니다.”

 

스승을 따라간 코호트 연구
유준일 교수는 6년 전 진주로 내려와 여러 학회에서 활동 중이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 구경회 교수님께 고관절 전임의과정을 밟으면서 새로운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유준일 교수는 일반적인 고등학교 과정이 아니라 과학고 출신이었다. 60명 졸업자 중 2~30명 정도는 서울대, 2~30명은 카이스트, 1~2명만이 의대로 진학했으며 교수는 그중 한 명이었다.
과학자의 꿈을 안고 대다수가 고등학교로 진학했고 늘 과학을 가까이 생각했기에 의대 생활을 하면서도 역사적인 과학 현장의 변화를 눈여겨 봐왔다. 바로 가까운 친구의 일이었고 항상 과학 정보를 듣는 위치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쁜 병원생활에 10분의 여유도 없었지만 하루하루 수술과 진료실를 오가면서도 병원 소속의 전임의 이후 프리랜서 전임의가 되고자 했다. 남들은 선택하지 않는 일이었고 동기들은 유 교수의 선택을 의아해 했다. 이처럼 병원에서 하는 임상이 아니라 의료 관련의 IT나 빅데이터에 관심이 높았다. 유 교수는 대한골대사학회 이사장이며 중앙대의대 정형외과 교수인 하용찬 교수를 찾았다. 
“그 선택이 너무 좋았던 것은 1년 반 정도를 제 마음대로 생활 할 수 있었습니다. 수술도 보고, 산학협력 하는 회사도 내방하고 보건대학 가서 통계도 배우고 A.I.관련학도 배우면서 1년 반을 바쁘게 보냈습니다.  나름 저만 갖고 있는 여러 무기가 생긴 것이죠. 은사님이신 하용찬 교수님께 아직도 감사드립니다.”
경남 진주로 내려오는 결단에는 가족들의 지지가 컸다. 특히 엘리트생활을 거쳐 정형외과 의사로 평생을 보낸 아버지와 집사람의 큰 성원이 힘이 되었다. 
스승도 경상대학교병원에서 일했고 코호트 연구에 심취한 인물이다. 특히 하 이사장은 고관절 골절 재활 임상치료 등을 진행하며 미래의학에서 빅데이터가 맞춤형 진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했다. 스승은 이전 진주 최동부 이반성면에 대한 코호트 연구를 지휘했었고, 진주 지역 관절 질환을 다루는 남가람(진주의 옛지명) 코호트에도 함께 했던 경험이 있었다.
유 교수에게 스승의 발자취를 쫓는 일은 가슴 설레는 영광이었다.
진주로 내려온 2017년부터 2~3년간은 앞만 보며 자신이 맡은 일에 몰두했다. 히스토리 없이 평가절하를 받지 않으려면 학계의 인정을 받는 수밖에 없었다. 수준 높은 논문을 유명 해외저널에 투고하고 밖에서 인정받은 뒤 국내학계에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
시간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은 거의 확률 0%에 가까운 도전이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자신의 취미생활도 접고, 관심 높은 SNS나 유투브를 쳐다보지도 않았으며 주말은 당연히 없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다수의 학술상과 정형외과 신진연구자의 최고 영광인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하였다. 지난 5년간 130편의 논문 및 저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에 2014년 스승이 받았던 대한골대사학회 학술상을 작년에 수상한 것도 의미 깊다. 내용은 ‘다중오믹스를 활용한 골근감소증의 바이오마커 발굴 및 신약재창출에 의한 제어 기술 개발’이었다.

 

국립대병원의 의료진의 역할 강조
유 교수는 국립대학교 거점병원의 교수로서 할 역할이 있다고 했다. 공공의료에서 일반 개업의들이 싫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일반 개인병원의 입장이 아니라 환자편에 서서 말해야 하는 역할이 저희에게 있습니다. 여러 의료사업을 하고 진료도 하지만 결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업을 발전시키는 일입니다. 아버지께서 늘 강조했던 게 ‘아무리 명의라도 1년에 300명 이상의 수술을 제대로 해내기 어렵다. 열심히 진료해 30년 정도를 본다고 해도 평생 만 명 이상을 넘긴 어렵다. 만일 그 이상을 본다고 해도 의사가 제대로 된 역할을 했는지는 알 수 없으니, 의료에 도움 되는 회사나 기술을 만드는 일이 더 큰 역할일 수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크게 보고 크게 생각해라 하셨죠.”
이를 실천하고자 유준일 교수는 자신의 연구가 의료현장에서 쓸모 있게 바뀌길 희망한다.
“의과대학의 상아탑 안에서만 활동하는 의사가 되기보다 의료연구나 기술이 개원가에서 혹은 다른 의료현장에서 돕는 연구자이며 선구자가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은 개원가 병원을 찾고 미팅하고 있습니다. 국내 의료의 90%는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병원이니까요.”

 

의료진을 대우하는 사회를 희망
“코로나 이후 사회의 분위기가 너무 의료인들을 코너로 모는듯 합니다. 의사의 귀중함을 모르는 현실에서 정책적 압박만 들어와 의사들은 본연의 자세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성형 등 비수술적 치료로 수입만 바라보는 도구로 전락하지 않게 하려면 수술로서도 충분히 수입이 되는 구조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안 해 왔죠. 사실, 운동선수처럼 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은 기껏 15년 내외이거든요. 의료수가의 체계나 정책이 어떤 식으로 변해왔든 현실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유 교수는 이에 공공의료도 민간의료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방적 의료, 그리고 최첨단 의료가 국책과제로 선정되어 진행하는 것이 오롯이 ‘예산’만으로 진행이 아니라 현장에서 반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경제에서 우리가 반도체 다음으로 미래 먹거리가 무엇일지를 생각한다면 분명 순위에 바이오헬스가 있을 겁니다. 몽상가들이 상상으로 ‘비대면 진료’나 ‘원격 진료’에서 미래가능성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미래먹거리는 그곳에 있지 않습니다. 의료IT기업들이 좋은 기술을 발전시키고 하려면 바로 현장에 실증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가야 해요. 현실적으로 우리도 할 수 있는 길인데 아직은 막혀 있는 현실이죠. 제대로 된 의료수가가 뒷받침 되지 못한다면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이어 그는 코로나 이후에도 국립병원 의료진과 그들에 대한 국민과 국가의 관심은 여전이 쌀쌀하다고 전했다.
“국립대병원조차도 매출적자가 나면 정치에 의해 존폐위기가 말해지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불철주야 의료진은 밤낮 가리지 않고 당직을 섰습니다. 코로나 긴급 상황에서 정형외과 의사까지 환자 진료를 했습니다.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대책이나 다른 방도는 없었습니다. 결국은 이제 코로나와 같은 비상사태에 온다면 앞으로 의료진의 노력은 이전과 다를 겁니다. 경험에 의한 학습효과를 갖고 있으니까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로 의료 현장에서 뛰고 희생했지만 그것이 ‘무한‘으로 되풀이 되진 않는다 점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유 교수는 도서 지역의 의미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병원에는 늘 지원자가 넘칩니다. 서울대병원 근무 이후 도서지역에서 순환근무를 시킨다고 하는데 보면 경기도 안에서만 돕니다. 여기 진주 근처에도 통영이나 거제 같은 섬에 의료원으로 오는데, 과연 누가 내려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유준일 교수는 현재 국내 의료는 미국을 따라가려 노력하나 의대 교수의 대우나 첨단기업과의 연계는 아직 많이 부족한 부분이라 전했다. 
그럼 유 교수의 최종적인 목적지는 어디일까?
“국내에서 가장 훌륭한 바이오 - IT기업을 키워내는 지역단체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이미 어느 정도는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서울에서 인정받고 능력 있는 기업의 연구소를 여기로 보내주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 경상남도에 동남아시아든 미국이든 벤치마킹을 하려끔 오게 만드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더 장기적으로 경남 혹은 진주에서 일으킨 의료기술의 혁신이 국내 의료산업의 노른자위가 되는 것이 꿈이죠.”
이미 개방형실험실에서는 창업진흥원과 함께 20여 개의 기업을 새로 창업하게끔 도왔고 여러 교육콘텐츠를 체계화시키고 있다. 이어 양・한방 융합을 통해 K-메디를 육성하고 BTS나 K드라마처럼 K-메디 사업을 형성해 글로벌 의료 속에 뿌리내리고자 한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내다보며 우리가 게임이나 미디어 외에 수출하려면 어떤 부분이 필요할까 생각해 본다면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결국 의료라는 분야도 어떠한 기술, 어떠한 혁신이나 변화도 중요하긴 한데 환자 개개인에게 적용하려면 작은 부분의 편의가 개선되어야 하거든요. 즉, 크게 바꾸는 것을 잘 하는 나라가 미국이라면 우리가 가진 역량은 작은 부분, 디테일한 변화의 내용에서 갖고 있는 거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환자에게 도움 되는 맞춤형 콘텐츠를 앞세워 환자에게 편의를 준다면 글로벌 속 K-메디만의 특색을 가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Profile
대한 근감소증학회 우수논문 구연상
대한정형외과학회 젊은 연구자상


서성원 기자  tmaxx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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